이은미, 맨발의 디바 세상에서 가장 짧은 드라마
- 저자
- 이은미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12-02-07
- 사양
- 228쪽|153*224|신국판|무선
- ISBN
- 978-89-546-1739-0 03810
- 정가
- 13,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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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노래하는 사람, 이은미
가수 이은미. 데뷔한 지 20여 년이 흐르면서, 가수라는 단어는 이은미란 이름과 한 몸처럼, 분신처럼 딱 붙어버렸다. 이은미는 언제나 라이브로 노래하는 사람이다. 무대 위에 선 그녀의 모습 또한 익숙하다. 맨발로, 혼신을 다해 열창하는, 비일상적인 장면마저 친숙하게 만들어버린 관록의 가수다. 하지만 이은미가 무대 아래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노래하지 않을 때에는 음악과 어떻게 대화하는지, 그 속내를 쉽게 드러낸 적이 없기에 매우 낯설다. 라이브는 고집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답게 그녀의 화법은 에두르거나 애매함 없이 직설적이다. 특히,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야기할 때는 한없이 솔직하다. 처음부터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운명처럼 음악의 손에 이끌려 오랜 시간 소리 위를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음악이 좋았다. 엄마의 등에 업히면 들려오는 심장 박동이 어린 마음을 평온하게 했고, 언니의 낡은 전축에서 흘러나온 낯선 멜로디가 나를 설레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꾸셨나요?" 인터뷰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글쎄다. 가수가 꿈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 기억도 나지 않는 삶의 첫 순간부터, 음악은 내 생활이었고, 음악 하나로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
어린 시절 이은미의 꿈은 특수학교 교사였다. 우연히 접한 음악이 그녀 인생에 행운이자 운명으로 다가온 것은 재수와 건강 이상 등으로 좌절감에 시달리던 스무 살 무렵이었다. 음악을 하는 친구들의 공연에서 관객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난생 처음 재미를 느껴 공연장을 찾기 시작했고, 급속도로 음악에 빠져들었다.
"음악은 잔뜩 웅크리고 있던 나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줬다. 공연장에만 가면 육체의 고통도, 마음의 짐도 잊은 채 환하게 웃으며 음악에 잔뜩 취할 수 있었다."
우연의 조각들이 모여 운명을 만든다고 한다. 어쩌다 음악을 접하고, 빠져들긴 했지만 스스로 노래를 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이은미의 재능을 발견한 것은 한 선배였다. 그의 권유에 혼자 노래 연습을 시작하고, 스물한 살에 첫 번째 무대에 선 날,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달았다.
"그날 이후 나는 혼자 연습에 돌입했다. 조지 벤슨을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그의 발음, 심지어 호흡 하나조차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노래만 하면 시간이 가는 것도, 힘든 것도 몰랐다. 일단 시작하면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도록 노래를 불렀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살면서 그토록 뭔가에 몰두하고 빠져든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낸 뒤, 나는 신촌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다. 내 나이 스물하나, 우연처럼 운명처럼 그렇게 첫 무대에 섰다. 노래를 시작하자 관객들이 하나둘 대화를 멈추고 무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숨죽인 채 노랫소리에 집중하던 사람들은 내가 노래를 마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나는 그날 코끝에 감돌던 매캐한 흥분의 냄새를 잊지 못한다."
음악을 시작한 이후 이은미의 삶은 기승전결이 확실한 드라마 같다. 우연한 만남,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운명의 시작, 시련과 도전, 아픔과 눈물, 환희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 출렁인다. 흔히 "4분의 드라마"라고 부르는 짧은 노래 한 곡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세상의 모든 노래에는 각자 주인이 있게 마련이다. 무수한 노래 중, 내가 사는 모습을 비추는 거울 같은 이야기를 누구나 한번쯤은 만난다. 이은미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노래한다. 그녀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있어도, 가수로서 그녀가 이룬 것들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이처럼 20여 년간 한 길을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 이 책『이은미, 맨발의 디바』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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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988년 스물세 살에 노래를 시작했다. 데뷔 후, 20여 년 동안 800회가 넘는 공연을 했다. 러닝타임 2시간 30분짜리 공연을 하루에 두 번 하는 날에는 작은 산소통을 준비하고 리허설을 포함해 10시간 이상 노래한다.
<기억속으로> <어떤 그리움> <애인...있어요>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노래들을 불렀다. 노래란 "살아가며 느끼고 생각하고 겪은 그 모든 것을 나 또한 그렇다며 가슴 깊은 곳에서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멘토로 참여하여, 참가자들에게 음악과 무대를 진지하고 소중하게 대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1992 1집"기억속으로"
1993 2집"어떤 그리움"
1995 라이브 앨범 "Cool & Hot"
1997 3집"자유인"
아시안 송 페스티벌 한국대표로 참가
1998 4집"Beyond Face´
히로시마 세계음악제 한국대표로 초청 참가
1999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출강
2000 리메이크 앨범"Nostalgia"
2001 5집"Noblesse"
2002 베스트 앨범"Passion"
이은미 500회 공연기념 콘서트
문화부장관상 오늘의 예술가상 수상
2005 6집"Ma Non Tanto"
2006 국내 최초 라스베이거스 힐튼호텔 초청 공연
2007 리메이크 앨범"Twelve songs"
2009 미니앨범"소리 위를 걷다"
데뷔 20주년 콘서트 투어
2010 미니앨범"소리 위를 걷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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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_착하게 살자
음악, 내게 이름을 주다
가수가 꿈이었나요?
신촌에 괴물이 나타났다!
5집 가수 같은 신인가수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어느덧, 500회 공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그럼에도 음악이다
나는 소리 위를 걷는다
음악, 세상을 바라보는 눈
음악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고 즐기는 것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면 안 되나?
우리 음악으로 소통해요
선생은 방향키 역할만 하면 된다
왜 달걀로 바위를 치냐고요?
나의 무대는 내가 만든다
음악, 사랑이고 희망이다
내겐 최고도, 최악도 없다
당신과 함께해서 참 행복해
자연스러운 것이 아름답다
칭찬은 호랑이도 춤추게 한다
사람 안에 희망이 있다
가을 유서
음악, 그 안에 꽃이 있다
고치고 다듬으면 나도 가수?
음악, 꿈일 때가 좋은 거야
나를 일깨우는 소중한 일상들
나보다 잘할 수는 있어도 나처럼 할 수는 없다
조급할 필요 없다
마돈나가 왜 마돈나인 줄 알아?
예술가는 돈을 따지면 안 된다?
4분의 드라마를 위하여
프로 음악가로 산다는 것
Epilogue_ 음악과 함께 새긴 주름
Diva"s musi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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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2010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출연했을 때, 이은미는 내내 화제였다. 자라나는 새싹을 꼭 그렇게 야박한 말로 기를 죽여야 했냐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그녀는 냉정해 보였다. 책을 통해 뒤늦게나마 당시 그녀의 진심을 들어볼 수 있다.
“더 따뜻하게 그들을 품지 못한 것은 내 부족한 소양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따뜻한 품’은 대중의 관심만으로 충분하다.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대중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주는 것이라 믿었다. (중략) 그들은 드라마가 아닌, 철저히 실력만으로 승부를 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그들의 드라마에 환호를 보내던 대중의 관심은 오래지 않아 또 다른 드라마를 찾아 옮겨갈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갑자기 홀로 망망대해를 항해해야 하는 아이들의 배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동안 난파되지 않도록, 또 그들이 외로운 항해에 힘겨워하지 않도록, 최소한 무엇이 닻이고 돛이며 방향타인지 항해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기술만큼은 가르쳐주는 것이 멘토로서 내 역할이라 믿었다.”
진실은 다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거기에 진심만 담겨 있으면 된다.『이은미, 맨발의 디바』에서 멘토로서, 선배 가수로서 이은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 없이, 체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가수가 되려면 먼저 스스로 자신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해야 한다. 때문에 나의 첫 번째 대답은 단연코 재능이다. 재능 없이 프로 음악가가 되기는 힘들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게 예술이다.”
가수로서의 재능이란 풍부한 성량, 곡을 해석하는 탁월한 감성, 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귀 등을 말한다. 이은미는 그중에서도 특히 소리를 구분할 줄 아는 귀를 타고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긴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완벽한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노력과 근성은 더더욱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스스로를 단속하는 인성을 먼저 갖춰야 행복한 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늘 대중 앞에 노출되는 가수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은 매우 소중하다. 특히 수많은 대중 앞에 서길 원하는 어린 친구들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질이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기 이전에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이며, 가수로서 대중과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단단해지지 않으면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고 만다. 타인의 시선을 즐기기에 앞서 스스로를 알고 또 자신이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가끔은 달리는 열차에서 내려 숨을 고를 줄 알아야 한다.”
노래하는 사람, 이은미
가수 이은미. 데뷔한 지 20여 년이 흐르면서, 가수라는 단어는 이은미란 이름과 한 몸처럼, 분신처럼 딱 붙어버렸다. 이은미는 언제나 라이브로 노래하는 사람이다. 무대 위에 선 그녀의 모습 또한 익숙하다. 맨발로, 혼신을 다해 열창하는, 비일상적인 장면마저 친숙하게 만들어버린 관록의 가수다. 하지만 이은미가 무대 아래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노래하지 않을 때에는 음악과 어떻게 대화하는지, 그 속내를 쉽게 드러낸 적이 없기에 매우 낯설다. 라이브는 고집해야 하는 게 아니라,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답게 그녀의 화법은 에두르거나 애매함 없이 직설적이다. 특히,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야기할 때는 한없이 솔직하다. 처음부터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운명처럼 음악의 손에 이끌려 오랜 시간 소리 위를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음악이 좋았다. 엄마의 등에 업히면 들려오는 심장 박동이 어린 마음을 평온하게 했고, 언니의 낡은 전축에서 흘러나온 낯선 멜로디가 나를 설레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꾸셨나요?" 인터뷰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글쎄다. 가수가 꿈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 기억도 나지 않는 삶의 첫 순간부터, 음악은 내 생활이었고, 음악 하나로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
어린 시절 이은미의 꿈은 특수학교 교사였다. 우연히 접한 음악이 그녀 인생에 행운이자 운명으로 다가온 것은 재수와 건강 이상 등으로 좌절감에 시달리던 스무 살 무렵이었다. 음악을 하는 친구들의 공연에서 관객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난생 처음 재미를 느껴 공연장을 찾기 시작했고, 급속도로 음악에 빠져들었다.
"음악은 잔뜩 웅크리고 있던 나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줬다. 공연장에만 가면 육체의 고통도, 마음의 짐도 잊은 채 환하게 웃으며 음악에 잔뜩 취할 수 있었다."
우연의 조각들이 모여 운명을 만든다고 한다. 어쩌다 음악을 접하고, 빠져들긴 했지만 스스로 노래를 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이은미의 재능을 발견한 것은 한 선배였다. 그의 권유에 혼자 노래 연습을 시작하고, 스물한 살에 첫 번째 무대에 선 날,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달았다.
"그날 이후 나는 혼자 연습에 돌입했다. 조지 벤슨을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그의 발음, 심지어 호흡 하나조차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노래만 하면 시간이 가는 것도, 힘든 것도 몰랐다. 일단 시작하면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도록 노래를 불렀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살면서 그토록 뭔가에 몰두하고 빠져든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낸 뒤, 나는 신촌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다. 내 나이 스물하나, 우연처럼 운명처럼 그렇게 첫 무대에 섰다. 노래를 시작하자 관객들이 하나둘 대화를 멈추고 무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숨죽인 채 노랫소리에 집중하던 사람들은 내가 노래를 마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나는 그날 코끝에 감돌던 매캐한 흥분의 냄새를 잊지 못한다."
음악을 시작한 이후 이은미의 삶은 기승전결이 확실한 드라마 같다. 우연한 만남,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운명의 시작, 시련과 도전, 아픔과 눈물, 환희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 출렁인다. 흔히 "4분의 드라마"라고 부르는 짧은 노래 한 곡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세상의 모든 노래에는 각자 주인이 있게 마련이다. 무수한 노래 중, 내가 사는 모습을 비추는 거울 같은 이야기를 누구나 한번쯤은 만난다. 이은미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노래한다. 그녀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있어도, 가수로서 그녀가 이룬 것들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이처럼 20여 년간 한 길을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 이 책『이은미, 맨발의 디바』의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