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상상력과 통통 튀는 재미가 한가득!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으로 등단한 작가 오주영의 첫 장편동화
1학년 고양이들의 흥미진진한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저학년 동화가 출간되었다. 작가 오주영은 제1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으며 문단활동을 시작한 신예작가다.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저학년 어린이가 보편적으로 가질 법한 소망과 상상력을 정교한 환상 장치로 구현해 낸 솜씨가 예리하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가 3년 만에 가지고 돌아온 작품은 다름 아닌, 고양이와 요술떡 이야기다. 어린이들의 일상과 마음을 고양이를 통해 형상화하며 이야기를 말랑말랑하고 자유롭게 펼치고 있다.
의인동화는 자칫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유치한 이야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데, 오주영의 의인동화는 의인동화 중에서도 보기 드문 수작이다. 그것은 오주영 동화의 캐릭터들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강점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상상력과 환상성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해 온 어린이문학 연구와 창작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한입 꿀떡 요술떡』은 학교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학교’라는 낯선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어린이들이 소통하고 성장하는 법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화가 오윤화의 발랄하면서도 세심한 그림체가 보는 재미를 한층 돋워 줄 것이다.
고양이 학교에 토끼 선생님이 오다!
고양이들을 위한 학교인 ‘그루터기 학교’에서 뎅뎅뎅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1학년 신입생 고양이들 틈에서 ‘달로’도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간다. 그런데 기대했던 마음도 잠시. 막말을 마구 내뱉어 대는 뚱 교장님의 등장으로 교실은 쑥대밭이 되고 만다.
“안녕하신가, 학생들. 나는 그루터기 학교의 뚱 교장이다. 엉덩이 털이 납작 눌리게 열심히 공부하도록! 나는 얼뜨기 같은 여러분을 반듯하고 쓸모 있는 고양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공부 안 하고 말썽을 피우거나 교칙을 어기면 무서운 벌을 줄 테다.”
아이들이 바싹 얼어붙었어요.
뚱 교장님이 달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어요.
“요 땅딸이는 뭐야? 왜 이렇게 쪼그매? 아직 똥오줌도 못 가리는 귀찮은 똥싸개 아니야?”
“아, 아닌데요.”
“좋아, 땅딸이 군. 교실 안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똥을 싸지 마. 똥 한 덩이에 벌점 10점이야!”_본문 중에서
키가 작고 몸이 왜소한 달로는 뚱 교장님의 기에 눌려 자꾸 몸을 웅크리게 된다. 담임선생님 역시 뚱 교장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물에 빠진 생쥐처럼 발발 떨다가, 결국 학교를 떠나고 만다. 이제 달로는 정말이지 학교생활을 잘해 낼 자신이 없다.
신기하고 맛 좋은 요술떡을 한입 꿀떡!
새 선생님을 구할 때까지 학교가 잠시 문을 닫고, 달로는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시간을 보낸다. 영원히 학교에 가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그때, 옆 마을 토끼 아저씨가 뚱 교장님 집에 들르는 것을 보게 된다. 토끼 아저씨는 다시 나무 근처를 지나면서 달로에게 손을 휘휘 흔들어 준다. 달로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콩콩 뛴다.
그리고 얼마 뒤, 그루터기 학교가 다시 문을 연다. 시무룩해져 학교에 간 달로는 친구들과도 활발하게 지내기가 힘들다. 그런데 다름 아닌 토끼 아저씨가 새 선생님으로 오면서 상황은 뒤바뀐다. 달나라 절굿공이로 쿵쿵 찧어 만들었다는 토 선생님의 요술떡이 신기한 요술을 부리게 된 것이다. 오그랑떡을 먹으면 오그르르 몸이 줄어들고, 바람떡을 먹으면 바람처럼 휭휭 날고, 왕꼬리떡을 먹으면 왕꼬리만 한 똥을 싸게 되는 요술떡! 그중에서도 가장 멋진 요술은 달로가 친구들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게 된 것이다. 달로는 토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학교가 이제 점점 좋아진다.
하지만 여전히 뚱 교장님은 그런 토 선생님과 아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봐, 토 선생.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자습을 진행했나?”
“네네.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해 온 것들을 보여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토 선생, 자넨 간덩이가 부었나?”
“제 간은 말짱합니다.”
“토 선생, 그동안 자네는 학생들한테서 자습 시간에 손톱을 갈 권리를 빼앗고 있었어. 나는 불쌍한 학생들을 위해 새 선생을 구할 거야. 알아들었나? 그날이 오면, 자네는 내 학교에서 추방이야!”_본문 중에서
버럭버럭 화를 내던 뚱 교장님은 자기 뜻대로 일이 되지 않자, 마침내 음모를 꾸며 토 선생님을 삼켜 버리고 만다! 이를 알게 된 달로와 친구들은 요술떡을 이용해 토 선생님 구출 작전에 들어가는데……. 과연 뚱 교장님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토 선생님은 무사히 뚱 교장님의 배 속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