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서는 충고만 해준다고? 지금 20~30대 여성들이 연애에 관해 가장 궁금한 점이 뭔데?
연애 카운셀러 피오나, ‘딱 지금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소개
우리가 바로 지금, 사랑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원하는 사랑은 어떤 것일까?
모든 여자들이 원하는 샤넬백을 들면 내가 진짜 가치 있어 보이고 돋보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극적이고 환상적인 사랑과 연애를 보아왔다. 여주인공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멋진 스펙을 가진 남자들이 저절로 다가와 연애를 시작한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들어온 동화도 이와 비슷하다. 아름답고 착한 주인공은 주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순진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듯 행동하면 멋진 왕자님들이 앞 다투어 다가와 청혼을 한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이 드라마와 영화, 동화 같은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고 극적인 사랑이 가능할까?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한 채로 살아왔고 예전과는 달리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인 관계에 익숙한 여자들로 자라난다. 그런데 과연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연애도 이러한 사회적인 관계로 풀어나갈 수 있을까? 드라마나 동화처럼 정말 내면의 아름다움만으로 저절로 남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때가 되면 결혼할 수 있을까?
사회적인 관계에 익숙한 여자들이 연애를 하려면 남녀관계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건 내면이지만 남녀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여성성을 들어낼 수 있는 여성적인 매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애가 남자의 시각에서만 맞춰져야 하고 남자의 기호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한 연애는 내가 주제가 되지 못해 장기적인 만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들은 어떤 마음으로 연애를 하여야 할까?
연애는 남자와 하기 이전에 남자에게 비추어진 나와 내가 하는 것이다. 즉 연애는 연애라는 거울을 마주보고 그 거울에 비추어진 나를 보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진정 내가 필요한 남자는 무엇이고 나를 원하는 남자는 누구인지를 찾을 수 있는 눈을 기르고 그런 과정을 거쳐 행복한 결혼에도 이를 수 있다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암시하고 있다.
누구나 원하는 샤넬백을 들고 싶지만 내가 그 샤넬백을 든다고 해서 정말 행복할까? 남들이 원하기 때문에 그 가방을 사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진짜 필요해서 사고 싶은 것일까? 샤넬백을 들었을 때 내가 샤넬백이라는 이미지에 묻힌, 우리는 지금 그러한 사랑을 하고 있고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은 내가 사랑 속에 묻혀서도, 나만 돋보여서도 안 된다. 영화와 드라마와 같은 운명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입고 있으면 잠시 힘을 빼고도 물에 떠 있을 수 있고 그렇게 힘을 충전해 또 헤엄칠 수 있는, 없다고 죽지는 않지만 있으면 절대로 좋은 구명조끼처럼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런 사랑과 결혼이 아닐까?
피오나 작가, 그녀들의 연애와 결혼을 이루어 주다.
4년 동안 4,779명의 여성회원들이 이야기한 사랑과 결혼에 대한 고민을 들고 답한 성실한 작가, 그녀들의 고민을 이루어 주다
2008년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의 운영자, 피오나는 지금까지 4,779명의 회원들이 서로의 연애와 일, 일상들을 소소히 고백하는 인기 카페를 운영하면서 20~30대 여성들이 진짜 궁금한 점은 무엇이고 무엇에 대해 고민하고 목말라하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전체 게시글 16,194개의 글과 총 방문자 수 1,243,798명이 말해주듯이 작가는 그들과 순간순간 대화하고 이해하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과 고민, 그에 대한 해결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 방법은 기존의 연애 카운슬러들이 말하듯 “~하라”라는 명령과 지시가 아닌 그녀들의 상처를 보듬고 이해하면서 그녀들이 지금의 연애에 대해 ‘바르게’ 고민하고 ‘건강하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즉 그녀는 책속에서도 마법으로 스펙좋은 남자를 우리 눈앞에 가져다주는 방식이 아닌 나를 진정 사랑하고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 사랑하고 연해할 수 있는 여자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과연 나는 왜 사랑을 해야 하고 왜 결혼을 해야 하며 어떤 사람과 연애와 사랑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배우고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
웅녀, 신데렐라, 백설공주, 선녀와 나무꾼, 케이트 미들턴을 연애 코칭한 이루다 여사는 과연 누구?
이루다 여사, 안공주의 연애와 결혼을 이루어 주기 위해 안공주를 찾아온다.
수천 년동안 연애와 사랑, 결혼으로 고민해온 여자들을 행복한 결혼으로 이룬 이루다 여사가 2012년 지금의 우리, 나와 같은 안공주를 찾아오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안공주는 3년 사귄 남자친구의 결혼식 날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외침으로 이루다 여사와 만나게 되는데 이루다 여사는 그런 안공주에게 지금까지 편견에 쌓여 맹목적으로 따르던 연애와 결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100일 동안의 연애코칭으로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고 어떤 결혼이 가장 행복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 과정을 통해 그녀는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이상향의 연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눈으로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남자를 알아보는 눈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이루다 여사의 곁을 떠나게 된다. 100일 동안 이루다 여사와 생활한 그녀들은 그동안의 기억을 잊게 되는데 안공주만은 그 기억을 잊지 않게 된다. 그래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피오나 작가에게 이야기하고 피오나 작가와 안공주는 『딱 그놈과 결혼을 이루다』라는 책을 공동집필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안공주는...
소설? 자기계발? 연애멘토소설?
이 책은 소설과 자기계발의 형식을 결합한 연애멘토 소설이다.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소설의 장점과 독자를 변하게 만드는 자기계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총 3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작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이루다 마법의 의미’ 코너로 따로 구성해 소설 속에서 이루다 여사가 안공주에게 준 미션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안공주에게 ‘세 마디 말만 하기’의 마법을 건 이유에 대해서는 남자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필요이상으로 나를 다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내가 말을 함으로서 상대방의 말을 듣는 기회를 차단함과 동시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관찰하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는 말로 그 의미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안공주의 지갑을 닫게 만들어 남자와의 데이트에서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마법에서는 ‘교환 관계’와 ‘공동관계’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교환 관계는 동성이나 사업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도움을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어야 관계가 유지되는 관계를 말하고 공동 관계는 가족 관계처럼 주고받는 것이 명확하지 않는 친밀한 관계를 말한다. 즉 애인 관계란 이 교환 관계와 공동 관계의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남자의 데이트 비용으로 그 관계를 파악해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여타의 책에서 공식처럼 말하는 ‘첫 데이트에서 여자는 돈을 내지 마라’가 아닌 심리학,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설명해 남자가 나를 대하는 방식을 보고 그 관계를 알아채라고 말하고 있다.
안공주가 이루다 여사에게 쓴 편지와 이루다 여사가 안공주에게 쓴 편지, 청첩장, 피오나 작가가 쓴 에필로그를 통해 그 상황을 일일이 나열하여 설명하지 않고도 알 수 있도록 소설적인 재미도 더했다.
부록으로 실린 ‘이루다 & 이루까의 관찰 일기’에서는 이루다 여사와 이루까가 지금까지 연애 코칭한 인물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행복한 사랑에 이를 수 있도록 만든 공식들이 일기장을 보듯 구성되어 있어 독자는 자신의 연애성향과 비슷한 인물들을 찾아 자신들의 연애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연애를 잘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눈앞의 저 남자를 잡기 위해? 결혼을 위한 결혼을 위해?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스펙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피오나는 이 책에서 진정으로 행복한 만남은 스펙좋은 남자가 아니라 나와 잘 맞고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나다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과의 연애라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연애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을 작가의 눈높이로 책에 그대로 전한 것이 아니라 독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지금껏 우리가 보아왔던 드라마와 영화에서의 달콤하고 환상적인 연애에서 벗어나 다소 심심하고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진정한 연애, 나만의 사랑과 결혼을 위해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다.
남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 나를 버리고 남들이 좋아할만할 인위적인 그 누군가가 되는 것이 아닌 내가 나를 더 사랑하고 아끼고 발전하면 남자들도 그런 나를 사랑하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한 번 읽고 마는 연애서가 아니다, 누구나 원하는 ´그´ 남자와 사귈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당당하고 매력적일 수 있는 여자로 만들어 주어 ´딱 그놈´과 결혼에 이루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책속에서
“그래서 넌 안 되는 거야. 웃는 게 아니라 우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니까.”
우는 게 아니라 웃는 게 사랑이다.
13 사랑 중에서...
“결혼이 그런 거 아닐까? 난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을 보아왔어. 혼자서 살 수
없는 여자들이 참 많았어. 그 여자들에게는 결혼이란 하나의 생존이었어. 사랑? 혹은 인생의
의미?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 죽을 때까지 목숨을 부지하는 게 가장 중요했지.
그런데 요즘은 달라졌어. 결혼을 안 해도 죽지는 않아. 그런데 그 결혼이 꼭 구명조끼 같아.
죽지는 않지만 입고 있으면 잠시 내 힘을 빼고도 물에 떠있을 수 있지, 그렇게 힘을
충전해서 또 헤엄칠 수 있고. 없다고 죽지 않지만 있으면 절대적으로 좋은 것들도 있어.”
그런데 잠깐만, 이루다 여사 지금 그 몸으로 3개월 동안 바다를 헤엄쳤다고? 어차피 그
몸에 맞는 구명조끼가 있기나 했을까 의심스러웠다.
18 바다 중에서...
내가 만약 나를 구해준 남자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면 저 남자는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러 병원에 왔다가 만난 간호사가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드라마라고 나
혼자 생각했지 ‘남도 나랑 똑같이 생각한다는 보장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
20구조 중에서...
도대체 언제부터 나에게 맞는 남자를 고르는 게 이렇게 힘들어졌을까 싶었다.
그동안 결혼을 너무 우습게 봤던 벌을 이제 받나 싶었다. 결혼은 그냥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연애할 때도 그랬다. 이렇게
연애하다 보면 결혼하리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어디선가 운명적으로 남자가 나타나
그 남자와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결혼은 해도 가슴 뜨거운 사랑은 못 하게
될까봐 걱정이었다. 그런데 31살이 되서 그런 신화가 깨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말 그대로 연애를 잘해서 그런 것 같아. 우린 어렸을 때부터 연애의 홍수 속에서 자란 거
같아. 사랑의 홍수라고 해야 하나. 텔레비전을 봐도 책을 봐도 다 사랑, 사랑…… 그리고
남녀가 사귀는 얘기가 너무나 많잖아. 그런데 그런 얘기 중에 결혼이랑 연결되는 얘기는
거의 없고 연애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심지어 어떤 사랑은 결혼은 상관없이 그냥
사귀면 그게 사랑이라고 하잖아. 그리고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결혼한 부부가 만날 울고
짜고 싸우고 난리야. 사랑하고 연애할 때는 한없이 로맨틱하다가 결혼 후에는 전쟁, 이렇게
연애와 결혼에 대해 극단적인 것만 보니까 우리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결혼이라는 것을
지우게 된 것 같아.”
21 다이어트 중에서...
“감사해요. 꼭 돌려드릴게요.”
“괜찮아요. 다음에 만날 때 차 한 잔 사주시면 돼요.”
이세남의 말을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산을 받으면 그 우산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 차 한 잔으로 돌려줄 수도 있구나, 저녁을 대접 받으면 잘 먹었다는 인사로 돌려줄 수 있구나, 왜 그동안 나는 꼭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생각에 갇혀 지낸 것일까.
24 우산 중에서...
“좋은 건 말야, 살 수 있는 사람이나 살 수 없는 사람이나 다 좋아 보여. 많은 사람들 눈에
좋게 보이지만 아무나 살 수 없는 것, 그게 진짜 그 물건의 가치일지도 모르지. 우린 그걸
비싸다고 하는 거고, 왜 가끔 사람한테도 비싸다는 말을 쓰잖아.”
생각해보니 이루다 여사 말이 맞았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모든 여자가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모든 여자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반 이상의 여자는 괜찮다고
할지 모른다.
“우리는 단순히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걸 갖고 싶은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사이에서 늘
고민을 하지. 물론 노력해서 갖고 싶은 걸 갖는 방법도 있어. 너희들은 그렇게 배웠지.
노력하면 모든 걸 가질 수 있어, 더 노력해봐. 그런데 사람의 맘이란 건 그런 노력으로
얻어지는 게 아냐. 좀 더 다른 노력이 필요해.”
“다른 노력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니.
“어떤 노력이요?”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거.”
“좋은 사람이요?”
“응. 좋은 사람이란 착한 사람과는 달라.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된다는 거야. 왜 넌
남자를 만나러 나갈 때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으려고 해?”
“그거야 예쁘게 보이면 좋잖아요.”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남자들이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거든. 그리고 왜 남자들은
여자에게 비싼 밥을 사려고 할까, 그건 여자들이 경제력 있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이루다 여사의 말뜻을 알 것 같기도 했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려면
그 정도의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인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주 드문 경우이고
대부분의 보통 여자들은 자기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날 안 좋아하고 내가 보기에
별로인 사람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경험을 얘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손에 넣지 못하는 물건
때문에 속상해 하기 보다는 내가 살 수 있는 것 중에 최상을 골라서 쓰는 것이 현실적이란
얘기일 것이다.
27 왕자 중에서...
나는 양탄자 여행을 하며 나에 대해서 생각했었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미래라는 것도 깨달았다. 나의 미래에는 요양원에서 책을 읽으며 남동생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누군가의 아내도 되고 싶었고 누군가의 엄마도 되고
싶었다. 물론 지금 이세남이 고백을 한다고 해서 결혼을 하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날 생각해주고 걱정해주고 좋아해주는 남자라면 사귀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32 고백 중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남녀의 데이트 비용을 어떻게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물으면 ‘6:4’
혹은 ‘7:3’을 얘기한다. 신기한 것은 남녀가 ‘5:5’로 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 그럴까? 아무리 사회가 바뀌었다고 해도 남자가 경제적인 면에서 더 많이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을 반영하는 비율이 아닐까. 그렇지만 데이트 중 여자가 센스 있게 데이트
비용을 분담한다는 명목으로 더치페이를 한다면 남자가 여자를 위해서 혹은 미래의 가정을
위해서 어떤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것과 관련된 이론으로 ‘교환 관계’와 ‘공동 관계’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교환 관계’란
동성 친구나 사업 관계, 아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을 받으면 바로
갚아야 하는 관계이다. 즉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 도움을 받거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그 관계가 유지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공동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
쉽게 가족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대부분의 가정은 가장인 아버지가 벌어온 돈으로
가족이 함께 쓰고 생활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관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돈을 더 벌어오라고 잔소리를 한다. 이런 관계가 바로 ‘공동 관계’이다.
돈의 흐름만 봐도 그 관계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애인 관계란 이 ‘교환 관계’와 ‘공동 관계’의 중간쯤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남녀가 똑같이 데이트 비용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더 많이 내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지도 모른다. 결혼을 하게 되면 비로소 ‘공동 관 계’가 되는 것이다.
데이트가 아닌 단순히 이성 친구의 만남에서는 더치페이를 하기도 하고 남녀 가 섞인
모임에서는 회비를 걷기도 한다. 그렇지만 남자들이 여자를 유혹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남자들끼리 나누어서 여자들의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어떤 관계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데이트 비용으로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한 번쯤은 지갑을 잃어버려 돈이 한 푼도 없을 때 남자의 태도가 어떤지를 볼 수 있다면
나에 대한 남자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남자가 꼭 매번 데이트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내가 돈으로 곤란할 때 어 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런 분위기는 결혼 후에 경제적으로도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남자라는 증명이 될 수도
있다.
꼭 남자가 비싼 선물을 해주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해야 애정이 있고 제대로
대접 받는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른 얘기라는 것을 명심하자.
이루다 마법의 의미-8. 지갑 안 열리기 중에서...
관찰번호 103
이름 베 잘 짜는 처녀
특징 철벽녀
그녀가 베를 잘 짜는 건 인정한다. 그렇지만 베를 잘 짠다고 좋은 남자를 만날 것이라고 너무 과신하는 게 문제였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를 거절했던가. 처녀의 아버지는 처녀를 시집보내기 위해 온 나라 안을 돌아다녔지만 처녀는 번번이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결국 아버지는 방을 붙였다. (내가 처녀를 만난 건 그때쯤이었다.) 방을 붙이자 남자들이 엄청 몰려왔다. 그래도 처녀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방을 보고 오는 남자라면 오죽하겠냐고 비웃었다. 나는 우선 처녀에게 ‘남자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했다. 물론 아무나 좋게 보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남자라면 무조건 자기보다 한 수 아래라고 보는 시선은 상대 남자를 위축되게 만든다. 그렇지만 처녀는 ‘존경할 만한 남자라면 존경하겠다’며 내 말을 새겨듣지 않았다. 아! 도대체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아니 어떤 마법을 써야 한단 말인가? 처녀는 방을 보고 찾아온 총각들을 한 명도 만나지 않겠다는 고집을 꺽고 그중에 몇 명을 만나보기로 했다. 남자라면 무조건 철벽을 쌓던 처녀에게는 장족의 발전이었다.
처녀가 만나겠다고 한 남자는 총 두 명의 남자였다.
나는 소쿠리 짜는 남자를 한 명 더 만나보라고 했지만 처녀는 소쿠리 따위를 짜는 남자를 어따 쓰겠냐며 두 명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우선 하룻밤이면 집을 거뜬하게 짓는다는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는 정말 말 그대로 하룻밤 만에 집을 지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 능력에 감탄하며 최고의 신랑감이라고 했다. 그런데 처녀는 그가 지은 집을 꼼꼼히 살펴보다가 문기둥 하나가 거꾸로 되어 있다며 이런 남자와 결혼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정도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처녀는 문기둥 하나라도 거꾸로 하는 남자는 존경할 수 없고 신뢰할 수도 없다고 했다.
두 번째 남자는 집안의 청결과 위생에 도움이 되도록 벼룩을 하루 만에 모두 없앨 수 있다고 했다. 말대로 하루 만에 벼룩을 잡아 코를 끼워놓았는데 처녀는 그 벼룩들을 보다가 벼룩 한 마리의 코가 아니라 모가지가 꿰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칠칠치 못한 남자’라며 딱지를 놓았다.
내가 아무리 소쿠리 짜는 남자도 만나보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그 후로 더 이상 처녀에게 결혼하겠다고 찾아오는 남자는 없었다. 홀로 늙어 죽기 직전이었다. 속상한 처녀가 절벽에 기어올라갈 때에도 말리지 않았다. 대신 소쿠리 짜는 청년이 그 밑을 지나가게 했다. 절벽에서 떨어져 나무에 매달린 처녀를 보고 총각은 순식간에 소쿠리를 짜서 받았다.
원래부터 처녀에게 마음이 있던 청년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처녀에게 결혼하자고 했고 처녀는 목숨을 구해준 청년에게 감동해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목숨을 건 도박이었지만 내가 믿은 건 처녀보다 소쿠리를 짜는 청년이었다.
그는 목숨을 걸고 처녀를 구할 각오를 하고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철벽녀를 위한 지침
1. 남자를 우습게 보지 마라
2. 만나는 남자의 범위를 넓혀라
3. 지적보다는 칭찬을 하라
이루다 & 이루까의 관찰 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