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신의 자서전 나에게 묻는다,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 저자
- 첸리췬
- 역자
- 김영문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12-04-02
- 사양
- 368쪽 | 신국판 변형 | 무선
- ISBN
- 978-89-93905-94-6
- 분야
- 역사
- 정가
- 18,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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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현대 중국의 저명한 루쉰 연구자인 첸리췬(1939년생·74세) 전 베이징대 교수의 『내 정신의 자서전』(원제: 我的情神自傳)이 번역·출간되었다. 단독 저서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첸리췬의 책이며 그의 학문적 여정과 사유의 핵심을 가장 심도 있게 드러낸 대표작이다. 한 마디로 규정하기가 힘들 정도로 풍부한 함의를 지닌 이 책은 대약진운동·문화대혁명·톈안먼사건·개혁개방까지 그 파란만장한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지식인이 인권과 자존의 위기에서, 현실과 학문의 심각한 이율배반에서, 통제된 언론과 탄압 속에서, 극좌와 극우의 양날의 비판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독립된 비판적 인문지성"을 투명하게 지켜왔는지를 절절하게 토해내는 고해성사이다. 또한 1980년대부터 20년 동안 30여권이나 쌓아온 저술활동의 지층을 한 겹 한 겹 다시 걷어내며, 각 시대와 상황마다 다를 수밖에 없었던 저술 동기들과 수많은 자아自我들을 다시 대면하고, 그 내적 인과관계를 풀어가면서 독서와 글쓰기의 내밀한 역사를 진술한 고난이도의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을 혁명(건국)세대와 개방세대 사이에 낀 "역사적 중간물"로 인식하는 저자는 그러한 어느 정도는 희생적인 역사의 주체이자 집단의 일원으로서 갈 수밖에 없었던 길, 던질 수밖에 없었던 질문들과 그것들이 어떻게 내적 갈등을 일으키며 스스로 폭발했다가 다시 재건되었는지도 내면의 풍경으로 모아냈다. 보통의 자서전이 연대기적으로 쓰여진 점에서 "달력"과 "사진"에 가깝다면 이 정신의 자서전은 카메라를 들고 기억의 골목들을 담아낸 르포르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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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939년 충칭重慶에서 태어났다. 1956년 베이징대학에 입학했다가 런민대학人民大學 신문학과新聞系로 학적을 옮겨 졸업했다. 1978년 베이징대학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고 베이징대학 교수직에 임명되었다. 2002년 8월 정년퇴임했다. 그의 강의는 베이징대학의 최고 인기 강좌였고, 한 번에 수백 명에서 천여 명 이상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1990년대 말 베이징대학 10대 우수교수 선정 행사에서 재학생의 투표로 1위에 선정되었고, 그 후 베이징대학의 ‘정신적 스승精神導師’으로 일컬어졌다. 루쉰魯迅 연구의 1인자이며, 문화대혁명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온 지식인이다. 현재 중국에서 양심적이며 철두철미한 비판적 지식인으로 많은 이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퇴임 후에도 민간의 비판적 지식인들과 연계를 맺고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루쉰과의 만남』 『저우씨 형제 이야기』 『저우쭤런을 읽다』 『저우쭤런전』 『심령의 탐색』 『정신의 연옥』 『풍부한 고통』『나는 존재한다, 나는 노력한다』 『학혼 재창조』 『망각을 거절하라』 등 30여 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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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대륙판과 타이완판 교정 소감
이끄는 말
제1장 역사적 중간물
우리 세대의 정신과 학술
"나도 그 속에 섞여 살았다" | "겹겹의 포위망에 빠져 진퇴양난"의 곤경에 처하다 | 결손의 가치, 생명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 | 집필의 "자기 징벌성", 속죄와 채무 상환 | 자신의 풍부한 "경력"으로 학계에 진입하다
역사의 추궁: 자기 독립성을 어떻게 상실하였는가
민족주의 문제에서 발생한 오류 | 윤리관에서 발생한 오류 | 역사관의 오류
자아 심문: 지식인은 체제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
협력자와 어용 문인 | 제왕 기질, 재사才士 기질, 건달 기질 | 학계의 새로운 권력자, 학계의 보스, 문화 스타, 학문 브로커 | "가짜 지식인"을 경계하고, 더욱 인정사정없이 자신을 해부하자
제2장 돈키호테와 햄릿
시대의 격변이 지식인에게 제기한 문제
시대의 문제에서 자아의 추궁으로: "나는 돈키호테" "나와 햄릿"
현실 문제가 어떻게 학술 문제로 전환했는가
진정한 의미의 자아 탐색과 조정
유토피아 이상에 대한 반성: "차안"과 "피안"의 경계를 명확히 하자
도덕 이상주의에 대한 반성: 인간의 "성인화"는 바로 인간의 "도구화"이다
정치적 낭만주의와 경제적 낭만주의에 대한 반성: 헛된 꿈꾸기를 거절하고 상식으로 돌아가자
인민주의에 대한 반성: 노예화와 자아부정의 길
계몽주의에 대한 반성: "계몽자"의 전횡과 "독재정치의 돈키호테"
정신 귀의에 대한 반성: 노예화와 자아부정으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함정
"투쟁철학"에 대한 반성: 돈키호테와 그의 "미친 제자"
역사적 진테제의 철학관과 세계관 추구에 대한 반성: 모든 정신적 피난처를 거절하고 절망에 반항하자
중요한 환기: "진짜 돈키호테와 가짜 돈키호테"를 구분하다
제3장 생존자
나의 문제: 누구를 위해 글을 쓰고,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생존자의 글쓰기 | 망각을 거절하다 | 나의 작업: 고난을 정신 자원으로 전환하다
나의 연구 1: 배후의 원인과 교훈을 추궁하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체제 문제 | 전제 체제 아래의 국민성의 병리
나의 연구 2: 지하에 숨어 있는 "중국의 동량"을 보다
1957년 민간 "사회주의 민주 운동" | 문화대혁명 과정에 나타난 민간 사상가 | "정신계의 전사" 계보를 자각적으로 계승하다
제4장 학자, 교사, 정신계의 전사
선택의 곤혹
학술과 정치의 관계, 학원파의 가치와 위기
학자의 생활 모습과 매력
학술 연구는 나에게 있어서 천부적인 흡인력을 갖고 있다
교육의 유혹
회피할 수 없는 내면의 의심이 공포에 이르다
나 자신의 학문적 만남이 유발한 심령의 폭풍
베이징대학과 학술정신의 실종이 유발한 위기감
루쉰이 제기한 "정신계의 전사" 전통의 재발견
사회적 역할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다
또다시 새로운 곤경에 빠져들다
생명의 침잠 상태로 회귀하길 갈망하다
제5장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세기말 중국 지식인의 위기
내가 응당 무슨 책임을 져야 할까
나와 체제의 관계를 반성하다: "소속"과 "무소속"의 곤혹
현실과 마주하고 어떤 가치의 이상을 세워야 하나
루쉰의 "참인간 세우기" 사상에 대한 재발견
혁명에 대한 재인식: 혁명의식 형태, 혁명정신,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재인식
"진정한 지식계급", 비판적 지식인: 나의 선택과 운명
제6장 사상가와 실천가
"실천 지상주의"에 관한 질의, "사상 환원주의"
"사상가"의 입장으로 초·중·고등학교 어문교육 개혁에 개입하다
사상가에서 실천가로 전향하다: 배역의 전환
큰 문제를 생각하고 작은 일을 하자
존재하고 노력하면서 서로서로 부축하자
제7장 유랑자와 사수자
"떠남―귀환―떠남": 한 가지 문학 유형 발견
유랑과 사수: 나의 기본적인 생명 명제와 정신 명제
자각적으로 두 곳의 정신 기지를 건설하다
"국민 속으로 깊이 들어가다"
새로운 곤혹: 코소보 사태와 9·11 테러 그리고 이라크 전쟁 | "글로벌화"의 패러독스: 보편적 가치 추구 그리고 문화 다원화와 본토화 | "발아래의 땅을 인식하자": 유랑자와 사수자의 내재 모순과 위기
생존의 뿌리를 찾아, 정신의 고향을 다시 건설하다
청년 자원봉사자들과의 만남
"저 전방의 목소리가 나를 걷게 한다"
후기
주註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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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내 정신의 자서전』은 2007년 대륙에서 출간된 이후 신문·잡지의 인터뷰, 서평, 좌담으로 이어지며 수많은 담론을 낳았으며 지식인들, 특히 20~30대 젊은 학생들의 마음에 큰 파고를 불러일으켰다. 그로써 첸리췬을 한 사람의 학자를 뛰어넘어 깨어있는 모든 이들의 ‘정신적 스승’으로까지 여겨지게 한 결정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타이완판(1부와 2부를 각각 한권으로 펴냄)이 출간되자 사람들은 더욱 큰 충격에 빠졌으며 그 결과 이 책은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다. 당국의 사상검열로 출판사가 자체 삭제한 내용이 온전히 복원된 타이완판은 거의 1/3이나 그 분량이 늘어났으며, 그 안에서 제기된 사건과 풍경, 진술과 평론들은 저자 첸리췬의 진정한 양심적 진술과 핵심적 통찰이 집약된 부분이었다. 타이완판과 대륙판을 비교하면 대륙판은 싱거워서 읽을 수가 없을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을 보면, 작금의 중국에서 사상통제가 얼마나 극심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러한 한계 아래에서도 가치와 공감을 일구어내는 이 책의 진정성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한국어판은 역자인 김영문 교수가 저자로부터 이메일로 직접 제공받은 『대륙판·타이완판 대조 교정본』을 대륙판과 대조해가며 번역했으며 대륙판의 내용은 물론 타이완판에서도 삭제되었던 일부 표현까지도 온전하게 되살렸다. 역자는 대륙판에서 삭제된 부분은 굵은 글씨로, 타이완판에서 삭제된 부분은 엷은 글씨로 구분함으로써 한국 독자들이 『내 정신의 자서전』이 지닌 상처와 역사를 보며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도록 이끌었고, 중국 지배층이 두려워하고 금지하는 지식인들의 발언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대 중국의 저명한 루쉰 연구자인 첸리췬(1939년생·74세) 전 베이징대 교수의 『내 정신의 자서전』(원제: 我的情神自傳)이 번역·출간되었다. 단독 저서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첸리췬의 책이며 그의 학문적 여정과 사유의 핵심을 가장 심도 있게 드러낸 대표작이다. 한 마디로 규정하기가 힘들 정도로 풍부한 함의를 지닌 이 책은 대약진운동·문화대혁명·톈안먼사건·개혁개방까지 그 파란만장한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지식인이 인권과 자존의 위기에서, 현실과 학문의 심각한 이율배반에서, 통제된 언론과 탄압 속에서, 극좌와 극우의 양날의 비판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독립된 비판적 인문지성"을 투명하게 지켜왔는지를 절절하게 토해내는 고해성사이다. 또한 1980년대부터 20년 동안 30여권이나 쌓아온 저술활동의 지층을 한 겹 한 겹 다시 걷어내며, 각 시대와 상황마다 다를 수밖에 없었던 저술 동기들과 수많은 자아自我들을 다시 대면하고, 그 내적 인과관계를 풀어가면서 독서와 글쓰기의 내밀한 역사를 진술한 고난이도의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을 혁명(건국)세대와 개방세대 사이에 낀 "역사적 중간물"로 인식하는 저자는 그러한 어느 정도는 희생적인 역사의 주체이자 집단의 일원으로서 갈 수밖에 없었던 길, 던질 수밖에 없었던 질문들과 그것들이 어떻게 내적 갈등을 일으키며 스스로 폭발했다가 다시 재건되었는지도 내면의 풍경으로 모아냈다. 보통의 자서전이 연대기적으로 쓰여진 점에서 "달력"과 "사진"에 가깝다면 이 정신의 자서전은 카메라를 들고 기억의 골목들을 담아낸 르포르타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