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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과 글을 보강해 새롭게 만나는 개정판
클래식 음악으로 행복을 선사하는 ‘무대 위의 나는 새’ 금난새의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지난 10여 년간 쇄를 거듭하며 클래식 음악 입문서로서 큰 사랑을 받아온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의 개정판으로서,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1』(2003년 출간)과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2』(2007년 출간)를 한 권으로 합치고 전체적으로 도판을 보완해 펴냈다. 이전 판본에서는 스트라빈스키와 바르토크를 마지막으로 20세기 초중반까지의 음악사를 정리했지만, 개정판에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진보주의자들―20세기 음악계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너드 번스타인 Vs. 탱고 음악의 혁명가 아스토르 피아졸라」 장을 추가해 20세기 중후반 음악사까지 살피도록 했다.
번스타인과 피아졸라는 20세기의 여러 음악가들 중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클래식과 결합해 대중이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한 대표적인 음악가들이다. 대중성의 추구뿐 아니라 음악적 성취도 대단한데 번스타인은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최초로 녹음했고, 뉴욕 필하모닉을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켜 ‘미국이 낳은 20세기 문화 영웅’으로 평가받는다.(한 인터뷰에서 첼리스트 장한나는 번스타인을 자신의 롤 모델이라 밝힌 바 있다.) 또한 피아졸라는 누에보 탱고(Nuevo Tango, 전통적인 탱고를 기반으로 하되 재즈와 클래식을 결합한 탱고)를 창시했고 평생 3천여 곡의 작품을 남겼으며, 타계 후 로스트로포비치를 비롯한 많은 음악가들이 그의 음악을 음반에 담아 경의를 표했다.(참고로 올해는 피아졸라 서거 20주년이다.) 생생한 도판으로 새로워진 개정판에서 바흐에서 번스타인까지 위대한 음악가 32인의 삶과 음악을 만나보자.
클래식 음악의 정다운 메신저 금난새가
현장에서 못 다한 생생한 클래식 이야기!
금난새는 지난 1994년부터 20여 년간,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를 진행해왔다. 이 음악회는 그간의 딱딱한 음악회 형식에서 벗어나 재치 있는 입담으로 곡 해설을 병행해 청소년들이 클래식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관객들의 호응도 대단해 매회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클래식 대중화를 선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뿐 아니라 도서관 음악회.포스코 로비 콘서트.해설이 있는 오페라 등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신선한 공연을 끊임없이 선보였다. 그가 이런 대중적인 공연을 기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음악을 바라보는 금난새의 태도 때문이다. 그는 클래식 음악이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사회를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젊은 시절 베를린에서 유학하며 경험한 사회적 분위기―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를 비롯한 다양한 연주회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즐기고 행복해하는 모습― 속에서, 음악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단다.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을 내놓은 것도 그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장에서 관객들과 만나지만 시간적.공간적 제약으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고, 그 못 다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낸 것이다.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에는 금난새가 현장에서 다 풀지 못한 에피소드 (1980년대 런던행 비행기에서 번스타인과 한 비행기에 탑승한 이야기 등)며, 간략하지만 핵심을 꿰뚫는 곡 해석(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 혁명」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두텁지 않아 미완성의 그림 같다는 평 등)이 풍부하다. 바로크 시대에서 현대까지 음악가들의 세계와 함께 펼쳐지는 역사적 설명(1950년대 매카시 열풍 아래 번스타인의 활동 제약 등) 또한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바흐Vs헨델´에서 ´번스타인Vs피아졸라´까지
위대한 작곡가들의 음악적 특징을 대비하며 살피는 재미
1장에서는 클래식에 대한 몇 가지 편견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클래식 음악은 어렵다?’ ‘클래식음악은 고급음악이다?’ 등)으로 클래식 음악이 무엇인가를 풀어 썼다. 2장부터 17장까지는 ‘바흐Vs헨델’에서 ‘번스타인Vs피아졸라’까지, 역사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으면서도 그 작풍이나 성격이 대조되는 음악가들을 둘씩 짝지어 비교 설명해 해당 작가의 음악적 특성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했다. 각 장의 끝에는 「금난새의 추천 음악」을 넣어 해당 작곡가의 음악을 소개하고 곡 해설을 달았다. ‘몇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적 특징이 무엇이다’라는 식의 딱딱한 곡 해설이 아니라 그 음악이 주는 느낌과 감상법을 다뤄 음악을 직접 들어볼 독자들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별히 개정판 도서에는 클래식 음악이 생소하고 낯선 독자들을 위해 금난새가 지휘해 녹음한 음악 CD 선물(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E장조」와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수록)도 준비돼 있다.(초판 한정 증정)
대학연합오케스트라, 농촌희망재단 희망오케스트라 지도로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더 가까이
금난새는 2011년부터 대학연합오케스트라(KUKO, 경희대.고려대.서울대.연세대.카이스트 등 25개대 학생이 모여 만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농어촌희망재단 희망 오케스트라(농어촌 지역의 저소득층,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를 모집해 전국 20개 지역에 만들었다)의 예술감독을 맡아 이들을 지도하며 젊은 청중 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넘어 직접 ‘연주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려는 것이다.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책으로나마 금난새의 친절한 해설을 통해 클래식을 맛보면 어떨까. ‘음악은 모두 앞에 평등하며, 그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지은이의 지론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클래식 음악에 발 담그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부록: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 CD
>CD 수록곡
지휘: 금난새
연주: 유라시안 오케스트라
1. 드보르자크, 「현을 위한 세레나데 E장조」
드보르자크는 두 곡의 세레나데를 남겼다. 한 곡은 33세 때 남긴 것으로 현악 합주용 작품이고, 나머지 한 곡은 36세 때 남긴 이 작품으로 앙상블을 위해 쓴 것이다.
현악 합주용 세레나데를 마무리하기 3개월 전, 드보르자크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예술가들에게 주는 지원금의 수혜자로 뽑혔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해부터 그는 5년간 지원금을 받으며 생계 걱정 없이 작곡에 몰두할 수 있었다. 이 곡도 그 기간에 쓴 곡 중 하나다. 현악기만을 사용해 침착하고 부드러운 울림이 생생한 이 곡에서는 사랑에 빠진 사람이 연인을 사모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2. 그리그, 「페르 귄트 모음곡」 1, 2번
노르웨이의 문호 입센의 희곡 『페르 귄트』를 바탕으로 작곡한 곡으로 1876년 크리스티아니아(현재의 오슬로)에서 초연되었다. 제1모음곡의 「아니트라의 춤」과 「솔베이의 노래」가 특히 유명하다. 「아니트라의 춤」은 어머니가 죽은 뒤 아내를 버리고 방랑길에 오른 페르 귄트가 아랍 추장의 딸 아니트라의 춤에 넋을 잃은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현악 합주에 트라이앵글을 곁들여 동양적이며 관능적인 선율이 잘 살아 있다. 「솔베이의 노래」는 페르 귄트를 기다리는 솔베이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한 것으로 애수를 띤 바이올린의 선율이 특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