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고 일하면서 놀았다네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5
- 저자
- 김용택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13-01-18
- 사양
- 240쪽 | 145*210 | 신국판 변형 | 무선
- ISBN
- 978-89-546-2033-8
- 정가
- 12,5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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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진메 사람들이 먹고 놀고 사는 법을 총망라한 강마을 풍속화
"아름다운 시절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었다.
모두가 같이 먹고, 일하며, 어울려 놀던 때가 있었다.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은 바람 부는 겨울 섬진강만큼이나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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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948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1982년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그래서 당신』 『수양버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울고 들어온 너에게』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등이 있으며, 동시집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콩, 너는 죽었다』 등과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전 8권) 등을 펴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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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_마루에 서서 5
제1부 같이 사는 우리
돼지 잡는 날 13
박과 바가지 27
지충개야 지충개야 나주사탕 지충개야 31
정든 임 반찬 35
보리 갈 무렵 39
세상의 소리, 아름다운 물소리 43
활장구 장단에 너울너울 48
먹고 놀자, 정월 53
제2부 물고기도 밤에는 잠을 잔다
물 반 고기 반 앞냇가 69
저런 멍청이 같은 놈 85
작살로 작살내기 89
돌려막고 품기 95
꺽지야, 꺽지야, 눈이 예쁜 꺽지야 99
꺽지 낚기 선수, 성만이 양반 103
메로 두들겨서 고기 잡기 106
고기 잡는 약 110
여름 보약 은어 잡기 117
가재 줍기 121
물고기도 밤에는 잠을 잔다 124
여름날의 가물치 사냥법 128
징검다리와 수두렁책이 131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기, 쉬리 141
헛샘의 미꾸라지 144
제3부 한밤의 서리, 눈 내리는 날의 사냥
토끼 사냥 노루 사냥 151
딱꿍총과 새끼노루 160
닭 잡아먹고 꼴 베기 164
참새, 멧새, 꿩 잡기 173
물오리 집오리 177
제4부 아름다운 시절
곶감서리 185
보리 주면 외 안 주겄어 190
새각시가 뀐 방귀 소리 198
호미로 풀 한 짐 202
진메 마을의 풍물굿 205
달빛 쏟아지는 산길 밤나락 지기 210
갈굴 도랑 길에 돌무덤 둘 216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같이 놀고 220
그후의 이야기_ 고향에 사는 것이 고통이었다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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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그리운 고향 산천을 생각하면 그들은 잠들지 못할 것이다.
고향은 몸과 마음에서 쉽게 떼어지지 않는 나무껍질 같은 것이다.”
『같이 먹고 일하면서 놀았다네』의 첫 장면은 돼지 잡는 풍경이다. 취미라곤 종종 영화 보는 일밖에 없는 작가는 영화 <축제>를 보다 지난 시절 동네에서 돼지 잡던 날을 떠올린다. 추석이나 설, 고된 모내기나 가을일이 끝났을 때나 돼야 돼지를 잡았고, 그런 날은 곧 축제날이었던 시절. 작가는 영화의 롱테이크 기법처럼 돼지 잡는 과정을 시작부터 끝까지 쭉 따라가며 생생하게 묘사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배불리 포식한 돼지를 잡아 근수를 재고, 누구는 물을 긷고, 누구는 칼을 갈고, 도끼질 단 한 방에 돼지의 숨통을 끊어놓는 데 도가 틘 사람이 신기를 발휘해 돼지가 숨을 거두면, 털을 뽑아 지게에 짊어지고 강으로 간다. 돼지오줌보는 아이들에게 공놀이 하라고 넘겨주고, 모두가 기다리는 ‘해체’가 시작된다. 내장이며 고기며 하나도 남김없이 살뜰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배분되면서 돼지 잡는 축제는 서서히 막을 내린다. 온 동네 사람들이 하나 되는 현장에 북적이는 흥분과 펄펄 피어오르는 생명의 훈기를 작가는 흥미진진하게, 질펀하게 담아낸다.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같이 놀 수밖에 없는 농촌에서의 삶에는 땀냄새, 사람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다.
이 책에 담긴 것은 바로 이젠 휘발되어 사라진 삶의 냄새다. 뙤약볕 아래 보리를 베고, 논을 갈고, 물을 대고, 모내기 하고 그렇게 함께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농군들의 삶, 풍물굿을 치는 굿마당에서 물아일체,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붉게 비추는 모닥불의 불꽃, 그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진한 냄새가 이 책 속에 박제되어 있다.
실낱같이 좁고 굽이가 많은 길을 뛰어내려오는 나무꾼들의 행렬을 보면 물을 건너가는 커다랗고 긴 구렁이의 몸짓 같다. 봄에 진달래꽃을 나뭇짐 위에 꽂고 내려올 때면 더욱 장관이다. 이 산 저 산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서 나무를 한 나무꾼들은 우연히 노딧거리에서 모두 만나게 되고, 거기서 모두 한 번씩 또 쉬게 된다. 강 건너 노딧거리에서 쉬지 않고 집까지 가기에는 짐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나무꾼들이 쉬고, 웃통을 벗고 강물에 땀을 씻고 저고리 옷섶으로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는 나무꾼들의 건강한 몸과 상기된 얼굴은 참으로 살아 뛰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생生’ 그 자체였다. 간섭도 없고, 빼앗김도 없는 순수하고 온전한 노동은 아름답다. 그 얼굴들은 더없이 평화롭고 평안해 보인다. _본문에서
진메 사람들이 먹고 놀고 사는 법을 총망라한 강마을 풍속화
"아름다운 시절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었다.
모두가 같이 먹고, 일하며, 어울려 놀던 때가 있었다.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은 바람 부는 겨울 섬진강만큼이나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