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의 뱃속에는 태양이 들어 있다.”_피카소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마티스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피카소는 마티스와 평생에 걸친 친구이자 맞수였습니다. 두 사람은 내내 부딪치고 화해하며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았습니다. 피카소가 원근법과 형태를 파괴하며 회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면, 마티스는 고상한 미술계에 찬란한 색채를 통째로 들이부은 셈입니다. 나무는 빨간색, 피부는 초록색, 하늘은 노란색으로 칠하는 그의 방식에 사람들은 놀랐고, 처음에는 엄청난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지요. 마티스의 시도와 철학은 그만큼 새롭고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들에게 마티스는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마티스에게 색이란 생명이자 감정이자 전부였습니다.
『앙리 마티스-빛으로 노래하고 색으로 춤추다』는 마티스가 꿈을 품기 시작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어린 소년 마티스는 어떤 아이였는지, 어떻게 그림과 처음 만났는지, 그 이후 그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마티스가 물감 상자를 받아 든 그 순간의 기쁨과 설렘은 어떤 색깔로 빛났을까요? 책장을 넘기며 만나는 이야기들은, 마치 마티스의 인생에서 중요한 장면들을 찍어서 차곡차곡 꽃아 둔 사진첩을 넘기듯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 내 손에 물감 상자를 받아 든 바로 그 순간,
나는 천국을 발견했다.”
마티스가 태어난 곳은 벨기에와 프랑스의 접경에 있는 작은 도시 ‘보앵’입니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비단 직조 산업이 발달한 공업도시였습니다. 마티스는 훗날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마다 낮게 깔린 구름과 춥고 습한 공기, 퇴근길 노동자들의 고단한 어깨가 떠오른다고 말했습니다. 방직기가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 찬 이 마을은 황량할 뿐이었지만, 공장에서 찍어내는 비싼 비단의 화려한 색과 무늬는 회색의 도시와 대조적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마티스는 꿈을 꾸었지요.
어린 마티스는 조용하고 몸이 약한 아이였습니다. 특별한 재주도 없고, 늘 공상만 즐기던 아들은 부모님의 걱정거리였지요. 청년이 되어 파리의 법률 사무소에서 보조원으로 일하던 마티스는 결국 병이 나고 맙니다. 병원에 입원해 지루한 나날을 보내던 중 옆 자리 환자가 그림을 그리며 소일하는 것을 보고, 마티스는 부모님에게 그림 도구를 사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스무 살 무렵, 마티스가 그림과 처음 만나는 순간입니다. 이후 마티스의 삶은 색색으로 빛나기 시작합니다. 무서운 열정으로 다양한 형식을 탐구했고, 끊임없이 실험했으며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빛은 마티스의 붓 끝에서 노래했고, 색은 화판 위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그림이 전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
앙리 마티스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답게, 책 속에는 그림을 통해서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풍성합니다. 화가는 흑백 톤의 연필화와 선명한 채색화를 교차시키며 인물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마티스의 작품 곳곳에서 따 온 모티프를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입니다. <빨간 조화> <금붕어> <콜리우르의 열린 창문> <이집트식 커튼> <폴리네시아, 바다> 같은 유명한 작품 속 표현들이 이곳저곳에 숨어 있지요. 첫 장의 회색 도시와 마지막 장에서 마티스가 만들어 낸 색색의 종이 도시, 어린 시절 살던 집의 작고 초라한 창과 콜리우르의 찬란한 창밖 풍경, 힘없이 누워 시간을 보내던 하얀 병상과 노인이 되어 가위질을 하던 색종이투성이 침대처럼 짝이 되는 그림도 찾아보세요.
열정과 끈기로 마침내 꿈을 이룬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들려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걸었던 사람들의 발자취는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오지요. 세계 최초로 공룡을 만든 워터하우스 할아버지, 최초의 해저탐험가 캡틴 쿠스토, 형광색을 처음 발명한 데이글로 형제, 아프리카에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처럼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의 개성 있는 인생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속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