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잠이 안 와. 한 개도 안 와.”
우리 아이 머리맡에 두고 함께 보면 좋은 그림책
어, 엄마는 벌써 잠이 들었네. 꿈속에서 엄마는 무얼 하고 있을까.
분홍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을까. 큰 물고기를 찾아 바다로 떠났나.
“엄마, 잠이 안 와. 더 놀면 안 돼. 지민이랑 동명이는 자고 있을까. 엄마, 내가 오늘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 들려줄까. 화장실 다녀와도 돼. 아빤 언제 오시지. 나 목 말라. 냉장고에서 커피우유 꺼내 먹어도 돼. 엄마, 잠이 안 와. 한 개도 안 와.”
불 꺼진 방 안, 엄마는 ‘잠이 한 개도 안 온다’며 딴짓하는 지수를 애써 재우려 하지만, 지수의 눈은 여전히 말똥말똥하기만 하다. 엄마가 먼저 잠들자 지수는 ‘꿈속에서 엄마가 무얼 하고 있을까’, ‘나는 무얼 할까’ 머릿속에 그려 본다. 어쩌면 엄마는 분홍 샌드위치를 만들거나 바다에 가서 큰 물고기를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 꿈속에서 지수는 방금 잡은 싱싱한 생선을 드리러 할머니댁으로 바쁘게 날아가고, 솜사탕 같은 구름을 잡아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내일이면 유치원을 가야 하는데 밤늦도록 아이가 잠들지 못한다면, 책꽂이에서 이 그림책을 꺼내어 함께 읽는 것이 좋겠다. ‘엄마는 꿈속에서 무얼 할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주인공 지수의 귀여운 모습 덕분에, 당신과 아이는 책을 읽으며 도란거리다 어느새 행복한 꿈을 꾸게 될 테니까.
『마이볼』 유준재의 따듯하고 다정한 시선,
두 번째 창작그림책 『엄마 꿈속에서』 꽃피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마이볼』의 작가 유준재가 두 번째 창작그림책 『엄마 꿈속에서』를 출간했다. 『마이볼』이 야구에 얽힌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면, 『엄마 꿈속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교감을 다정다감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당신의 마음이 봄꽃처럼 환해지는 까닭은 작가의 시선이 엄마와 아이 사이에 오가는 사랑뿐만 아니라 우리의 소소한 일상 속 따듯하고 다정한 장면들을 잘 포착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은 감각적이다. 그것은 그림을 그리는 기법의 세련됨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삐뚤빼뚤한 선과 알록달록한 색이 오히려 엉뚱하고도 귀여운 아이들의 면모를 개성 있게 드러내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엄마 화장대를 몰래 뒤져 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발라 보고는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가슴 콩닥거리는 아이, 엄마가 만든 분홍 샌드위치를 먹고서 분홍 똥을 눌 거라는 아이, 별나라에 하트를 그리러 간 아빠를 찾아 나선 아이……. 이러한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은 유준재의 그림을 만나 더욱 사랑스럽고 발랄하게 보인다.
봄날처럼 포근한 가족의 품에서, 잠자는 아이 꿈꾸는 아이
엄마는 꿈을 꿉니다. 내 아이의 꿈이 항상 아름답고, 행복하기를…….
아이는 꿈을 꿉니다. 나의 꿈이 항상 엄마와 함께하기를…….
주인공 지수는 동물원에서 탈출한 무서운 사자가 달려오고 온 세상을 다 덮을 것처럼 눈이 쏟아져도 절대 울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지수에겐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있기 때문이다. 봄날처럼 포근한 이불을 덮고 가족과 함께 지수는 잠을 자고, 꿈을 꾼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아름다운 일들만 맞기를, 평화롭기를 원하지만, 세상엔 사자나 눈보라보다 훨씬 더 무섭고 거센 일들이 때때로 있다는 것을 우린 모르지 않는다. 작고 귀여운 내 아이가 행복한 꿈을 꾸며 자라기를 바란다면, 당신은 이 책을 쓴 작가의 말을 곱씹어 봐도 좋을 일이다. “엄마는 꿈을 꿉니다. 내 아이의 꿈이 항상 아름답고, 행복하기를……. 아이는 꿈을 꿉니다. 나의 꿈이 항상 엄마와 함께하기를…….”
그런데 지수는 언제 잠이 든 것일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것이 잠든 엄마를 보며 하는 상상이고 어느 것이 잠든 후의 꿈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깨어 있을 때나 잠이 들었을 때나 아이들은 언제나 꿈을 꾸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꿈은 그 무엇보다 강력하고 영원하다. 아침이면 새롭게 떠오르는 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