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달고 싶어
김옥 글 이유정 그림
2013.5.3 발행 | 40쪽 | 215*245(양장)
10,000원 | 6-8세 그림책
ISBN 978-89-546-2123-6 74810
6·7·8세를 위한 안전그림책 열 번째 이야기, 『날개를 달고 싶어』
‘6·7·8 안전그림책’ 시리즈는 몸으로 부딪치며 크는 아이들을 위한 안전그림책입니다. ‘위험하다’ ‘하지 마라’ 일색의 안전 교육이 아니라, 좀 더 재미있고 씩씩하게 놀 수 있는 조건으로 안전을 이야기합니다. 그동안 어린이 안전을 이야기할 때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주제인 보행, 먹을거리, 물놀이, 승객, 자전거, 유괴, 야외 활동, 화상, 게임 등의 주제를 다루어 왔습니다.
열 번째 이야기 『날개를 달고 싶어』는 활동력이 왕성한 6, 7, 8세 아이들에게 특히 빈번히 일어나는 추락 사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추락 사고 발생률은 전체 어린이 안전사고 내용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높습니다. 특히 도시의 주거 환경이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고층 건물 위주로 바뀌면서, 사고의 발생률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추락 사고는 일단 발생하면, 머리의 손상이나 골절 등 다른 안전사고에 비해 심각한 수준의 위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개구쟁이 형제 은규와 승규의 이야기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고, 친구나 동생에게 자기의 능력과 용기를 과시하고 싶은 또래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심리와 발달상의 욕구를 보여 줍니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창밖으로 날아간 이불 한 장 때문에 벌어지는 떠들썩한 소동을 함께 겪으며, 주인공의 행동에서 자기의 마음을 발견하고 공감하며 추락의 위험과 놀이 안전 수칙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야호, 나한테 진짜 날개가 생긴 기분이에요!”
은규는 오늘도 골이 났습니다. 베란다 창틀에 올라서서 안방 침대로 뛰어내리며 끝내주게 멋진 발차기를 날렸더니, 동생 승규가 그걸 따라하다가 화장대에서 떨어져 우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이 났기 때문입니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어설프게 흉내를 내고, 화장품들까지 몽땅 망가뜨린 건 승규 잘못인데 말이지요.
은규가 방으로 돌아가서 책이나 읽으려는데 승규는 언제 울었냐는 듯 창문에 붙어서 또 장난입니다. 화장지를 한 장씩 뽑아 공중으로 날리더니 수건, 운동복, 잠옷까지 날리기 시작했지요. 팔랑팔랑 바람을 타고 떨어지는 게 너무 재미있습니다. 은규와 승규는 결국 웃장을 열어젖히고 윗도리, 바지 할 것 없이 밖으로 던집니다. 펄럭펄럭 살랑살랑, 옷들이 안녕 안녕 인사를 하는 것 같아요. 날릴 게 더 없나 고민하다, 둘이서 힘을 합쳐 침대 위 이불까지 끌고 와 창밖으로 날렸습니다. 이불은 마법에라도 걸린 듯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갑니다. 바로 그때 방문이 벌컥 열렸습니다. “너희들 방금 뭐 던졌어.”
으아! 엄마가 더 화내기 전에 이불을 찾아오겠다며 밖으로 나온 두 아이들에, 친구들까지 가세하자 또 다른 소동이 벌어집니다. 멀리 날아간 이불을 간신히 찾아서 다시 날아가지 못하게 목에 둘러 묶으니 은규는 진짜 날개가 생긴 기분이 들었거든요. 덩달아 신이 난 친구들과 동네를 누비는 동안 벌어지는 두근두근 아찔아찔한 이야기, 이불 날개는 은규를 끝까지 지켜 줄 수 있을까요.
보자기를 두르고 “슈퍼맨!”을 외치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다른 안전사고와 달리 추락 사고는 잘못된 판단과 아이들 자신의 ‘의지’에 의해 일어날 때가 많습니다. 목에 보자기를 매고 “슈퍼맨!”을 외치며 서랍장 위에서 뛰어내린 경험이 어린 시절 이야기의 단골 에피소드일 만큼, 성장기를 거치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신체와 운동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사물과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커집니다. 모험심이 강해져서 자신의 용기를 시험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기도 하지요. 그러나 어린이는 전체 체중에서 머리 무게가 차지하는 비율이 성인에 비해 높기 때문에 약간만 균형을 잃어도 거꾸로 넘어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높이나 깊이에 대한 지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날개를 달고 싶어』의 은규와 승규는 개구지고 부산해 보이지만, 또래 여느 아이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터울 적은 형제들답게 서로 누가 잘 하나 누가 멋진가 겨루는 게 일상인데도 몇 분만 지나면 새로운 놀이를 찾아 깔깔거리는 건강한 아이들입니다. 작가 김옥은 창밖으로 날아간 이불을 따라가며 그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짚어 냈습니다. 화가 이유정의 힘 있는 붓질이 아이들의 감정을 더욱 생동감 있게 묘사합니다. 이야기의 말미에는 집과 놀이터 등 일상생활 환경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과 안전한 놀이 환경 조성을 위해 어른들이 챙겨야 하는 사항들을 따로 정리해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