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구성원들의 성공을 이끈다

"월요일마다 출근하기 싫어요" "이상하게 회사만 가면 무기력하고 우울해져요" 으레 듣는 요즘 직장인들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한 회사의 직원들은 다르다. 그들은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어떤 곳이며, 과연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든 것일까.
또 하나의 기업이 있다. 2조 4천억 원의 자본 손실, 자산 부실화. 위기에 몰렸던 이 기업은 재기에 보란 듯이 성공하며 고객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우뚝 선다. 무너지기 직전인 회사를 다시 일으킬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조직 구성원들이 공통된 가치를 갖고 공유, 실천한 것이 기업의 성공과 그 안의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이끈다고 말한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기관, 지방자지단체, 정부부처에서 핵심가치 교육을 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수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핵심가치의 개념과 이에 대한 폭 넓은 시각을 제시한다. 또한 핵심가치가 무엇이며, 왜 핵심가치가 강조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핵심가치 기반의 조직운영을 잘 하는 것인지, 그리고 핵심가치 교육에 있어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지 등 핵심가치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양한 조직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반복되는 위기…소비자는 확고한 가치를 원한다!

이제 사회는 불안정한 시대, 반복되는 위기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견뎌낼 확고한 가치를 요구한다. 기업들이 신뢰를 잃어가는 모습을 접한 소비자들은 이제 수많은 갈등 상황에도 확고한 판단의 기준이 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가치를 중요시하게 됐다. 가치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가치주도의 시대가 온 것이다.
특히 저자는 조직이 혼란스럽고 위기에 빠졌을 때,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핵심가치를 믿고 집중하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한다. 이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눈 앞의 이익보다 브랜드 신뢰가 우선

위기상황에서 가치를 지킨 대표적인 기업이 독일의 머크다. 머크는 전 세계 의학, 화학 관련 기업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창업자 가문인 머크가(家)가 13대째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 가족기업이다. 머크를 약국에서 기업으로 전환 발전시킨 하인리히 엠마뉴엘 머크는 1842년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며 오늘날 머크그룹의 경영방식인 품질지상주의, 세계화, 인재경영, 협업과 개방형 혁신을 실천했다. 약사이자 과학자인 그는 알칼로이드를 순수 형태로 분리해내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양산화 하기 위해 약국 인근에 의약, 화학공장을 설립했다. 1830~1831년 유럽에 콜레라가 유행하자 그는 표백과 살균 작용을 하는 염화석회를 생산했다. 제품은 시장의 큰 호응을 얻었다. 품질이 프랑스 제품보다 30%이상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료가격이 치솟으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원료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가격을 올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었다. 품질을 지키려면 가격을 높여야했고,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품질을 포기해야만 했다. 어떤 가치를 택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서 그는 염화석회의 생산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품질을 포기하고 가격을 낮추느니 차라리 생산을 중단함으로써 브랜드 신뢰를 지키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머크 제품의 품질은 시장의 신뢰를 얻었고, 세대를 넘어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는다…장수기업으로 가는 힘

국내에서 핵심가치를 토대로 장수하고 있는 기업은 동화약품이 있다. 국내 최장수 브랜드 제품인 활명수를 만든 동화약품은 11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동화약품은 역대 사장 중 3명이 독립운동가였던 민족기업이었다. 동화약방은 수익의 일부를 독립운동 자금으로 쾌척하는 것은 물론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백성들에게 알리곤 했다.

중일정쟁이 발발한 1937년, 일제의 군국주의로 물자와 가격 통제가 이루어지던 때 동화약품은 신제품 개발이나 영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통 구조도 특약점 체제가 무너졌고 일본인들의 영향력 하에 있는 대형 도매상 위주로 재편됐다. 광고를 하려면 일제를 찬양하는 문구를 넣어야만 했다. 민족자본으로 설립돼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동화약방으로서는 수용하기 힘든 조건이었다. 그러자 이 회사는 북한과 만주로 진출하여 위기를 극복했다. 힘든경영 환경 속에서 1938~1940년 매출 200%, 이익 1000% 신장이라는 성과를 냈다.

1960~1970년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동화약품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 상태에서 경영이 악화됨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가족´이라는 핵심가치 동화정신을 버리지 않았다. 인력감축 대신 살충제 사업 분야를 매각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이로 인해 동화약품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은 더욱 강화되었다. 이것이 100여년의 역사를 이끈 힘이다.


조직, 구성원, 소비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신념"

저자는 이밖에도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조직문화를 만든 다양한 조직들의 사례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핵심가치 내재화 교육 및 제도화 방법 등을 설명한다. 결국 핵심가치는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기업의 존재가치를 명확히 해야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더 나아가 소비자와의 소통도 쌍방향으로 활발하게 전개된다. 결국 핵심가치가 조직, 구성원, 소비자들 모두가 공통된 신념을 갖고 오래도록 함께 하도록 이끄는 원천이라는 것이 책이 주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