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 브루더
- 원서명
- Dora Bruder
- 저자
- 파트릭 모디아노
- 역자
- 김운비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1997-12-01
- 사양
- 184쪽 | 사륙양장판
- ISBN
- 978-89-546-0422-2
- 분야
- 장편소설
- 정가
- 8,800원
-
도서소개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새로운 소설.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한 소녀를 찾아나서는 삶의 잔잔한 여운의 감동
-
저자
바스러지는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 모호함을 신비로운 언어로 탐색해온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 1945년 불로뉴 비양쿠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1968년 소설 『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외곽 순환도로』로 197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슬픈 빌라』로 1976년 리브레리상을, 1978년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데뷔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주요 작품으로 『청춘 시절』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팔월의 일요일들』 『도라 브루더』 『신원 미상 여자』 『작은 보석』 『한밤의 사고』 『혈통』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지평』 등이 있다.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
목차
-
편집자 리뷰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공쿠르 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장편소설. 어느 날 우연히 옛날 신문의 한귀퉁이에서 열다섯 살 소녀의 실종기사를 발견한 주인공이,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한 소녀의 흔적을 찾아나선다. 이 소설의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단문들, 전쟁의 폭력을 무력하게 하는 청춘의 아름다움에 대한 애잔한 묘사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시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모디아노의 소설은 항상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간 과거의 애틋한 흔적을 되살리는 데 바쳐진다. 아울러 유대인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애증으로 그의 소설은 유대인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추적과 기록의 면모를 보여왔다. <도라 브루더>에서 그는 나치 점령 시대의 우울한 과거로부터 한 소녀를 불러내 현재에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들을 복원한다.
본문에서
그녀가 도주한 날짜 1941년 12월 14일부터 경찰일지에 다시 나타난 1942년 4월 17일까지, 두 날짜 사이에 그녀는 흔적이 없다. ... 그 공백의 흐름 속에서 도라 브루더를 완전히 놓쳐버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아마 시간의 변화들을 얘기하는 것이리라. 첫 눈은 1941년 11월 4일에 내렸다. 맹렬한 추위가 닥쳐와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된 날은 12월 22일이었다. 12월 29일, 기온은 계속 떨어지고 유리창마다 얇은 얼음막이 끼었다. 1월 13일부터는 바야흐로 시베리아 혹한, 물은 다 얼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거의 사 주 동안 녹지 않았다. 2월 12일, 소심하게 봄을 예고하듯 약간의 햇살이 비추었다. 보도를 덮은 잔설은 행인들의 발에 밟혀 거무스름하게 되었고 곧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 2월 12일 저녁에 유대인 문제 경찰국 호송차가 내 아버지를 실어갔다.
2월 22일에는 다시 눈이 내렸다. 2월 25일에도 눈이 내렸다. 한층 무섭게 쏟아졌다. 3월 3일 저녁 아홉시가 지나, 도시 근교에 첫 번째 폭격이 있었다. 파리의 유리창들도 전율했다. 3월 13일 대낮부터 사이렌이 울렸다. 공습 경보. 지하철 승객들은 모두 터널 속으로 들어가 두 시간 동안 꼼짝 않고 거기 머물러야 했고 그날 밤 10시에 또다른 공습 경보가 울렸다. 3월 15일 화창한 태양이 비추었다. 3월 28일 밤 열시경, 멀리서 폭격이 시작되어 자정까지 이어졌다. 4월 2일 새벽 네시에 공습 경보, 여섯시까지 무지막지한 폭격이 있었고 밤 열한시가 넘어 또 한바탕 폭격이 지나갔다. 4월 4일 밤나무 가지들에 싹이 돋았다. 4월 5일 저녁 무렵에는 우박 섞인 봄철 소나기가 지나가고, 무지개가 떴다. 잊지마, 내일 오후 고블랭 카페에서 만나는 거야. - 본문 102~103쪽에서
추천의 글
이름 모를 소녀를 위한 기념비를 둘러싸고 가늘고 신비로운 노래가 일어난다. 문학은 아마도 더이상 이름을 갖지 못하는 죽음들 사이를 찾아나서는 것일 뿐이리라. 모디아노는 삼십 년 동안 추적해온 것의 근원에 접속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진실을 말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되리라. <도라 브루더>는 위대한 책이다. - 마크 랑브롱, 「르포앵」
지은이 소개
파트릭 모디아노(Patrick Modiano) -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1945년 프랑스의 볼로뉴 비앙쿠르에서 태어났다. 연극배우였던 어머니와 사업가였던 유태인 아버지 사이에서 자린 그는 열여덟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 1968년 <개선문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 상과 페네옹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전쟁 직후라는 혼란스러운 상황과, 부모가 별거 중이라는 가정적인 불화로 인해 암울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또한 그의 청년기는 프랑스의 혼돈기와 맞물려 있었다.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우울함과 불안, 허무 등이 짙게 배어 있다.
<외곽도로>(1972)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대상을, <우울한 별장>(1975)으로 리브래리 상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1978)로 공쿠르 상을 받았으며, 1984년에는 그의 전 작품에 프린스-피에르 드 모나코 상이 수상되었다. 그밖에도 <야간순찰대>(1969), <가족수첩>, <잃어버린 거리>(1985), <카트린 세르티투드>(1988), <어떤 젊은 여인>(1981), <어린 시절의 탈의실>(1989), <폐허의 꽃들>(1991), <도라 부르더>(1997) 등 많은 작품들이 있다.
김운비-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7대학에서 현대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청동 입술> 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정열의 열매들>, <아름다움을 훔치다>, <페기 수와 유령들>, <천국 같은>,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도라 브루더> 등이 있다.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새로운 소설.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한 소녀를 찾아나서는 삶의 잔잔한 여운의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