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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동문학의 세계적인 성취
한국 최초 연작 판타지 동화 ‘고양이 학교’ 이후 십 년
‘고양이 학교’ 시리즈는 2001년 1부 첫 권 『수정동굴의 비밀』을 시작으로 2007년 2부와 3부, 총 11권으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서양의 신화와 전설의 토대 위에, 상생의 메시지와 고양이 마법사들의 모험으로 골조를 세운 이 신비로운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며 한국 아동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세계화의 선두에 섰다. 우리나라 아이들뿐 아니라, 프랑스, 일본, 중국, 대만, 태국, 폴란드 등지의 아이들 역시 이 책의 주인공인 버들이와 러브레터, 메산이가 부리는 마법을 공유하게 되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십여 년이 지나는 동안 최초의 어린 독자들은 성인이 되었고, 작가는 프랑스 어린이들의 투표로 앵코륍티블상을, 화가는 그가 작업한 그림책으로 스위스 에스파스 앙팡상과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역량을 넓혀 왔다.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작가와 화가가 한 권의 책을 위해 다시 뭉쳐 새로운 여정에 올랐다는 것은, 3부로 여행이 끝났다고 생각한 애독자들에게 반가운 일이 틀림없다.
‘고양이 학교 세계편’, 무엇이 다른가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고, 마음의 밑바닥을 탐험하며 잠들어 있는 힘을 길어 올리도록 격려하는 것만큼 좋은 이야기는 없다. 오랜 세월 교육 운동에 헌신해 온 작가가 총 11권에 걸친 ‘고양이 학교’, 그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고양이 학교 세계편’을 집필해 온 과정은 아이들을 위무하고 아이들이 내,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길을 놓는 작업이었다. 고갈되어 가는 상상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인간 상상력의 총체인 신화를 수집·재창조하여 흥미를 높였고, 생태계 파괴와 생명의 존엄성, 다문화 사회의 사각지대 등 사회적 이슈를 담아 현실에 밀착시켰으며, 고양이의 몸으로 세상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한 개의 눈이 아닌 겹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 여기에 ‘고양이 학교 세계편’은 더욱 외연을 넓혔다. 세계사의 큰 전환기, 갈등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였던 현장을 고양이들과 함께 누비면서 친근하게 당대를 접하고 어떻게 현재를 살아가야 할까 하는 태도까지 고민하게 한 것이다. 그 첫 번째로는 이번에 출간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그 뒤를 이어 유럽에서 베르사유 궁과 베네치아, 중국 진시황릉이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신화와 역사, 판타지가 결합된 이 허구의 세계는 현실에 닿으며 힘을 발휘한다. 장장마다 가득한 환상성, 결말로 치달을수록 몰아치는 스릴과 속도감, 신화와 역사에 압도되어 책장을 내달리다 보면, 어느덧 머리와 가슴이 도전과 변화의 욕구로 가득 차고, 현실을 헤쳐 나갈 용기와 에너지로 꿈틀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신들의 도시 앙코르와트로 고양이 마법사들이 돌아왔다!
더 방대한 무대, 더 깊은 세계관, 더 신비로운 마법을 장착한 『앙코르와트의 비밀』
15살이 되면 인간 세상을 떠나 고양이 학교에 입학해 고양이들의 역사와 마법을 배우는 고양이들의 모험담, ‘고양이 학교’. ‘고양이 학교’를 읽어 본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것이다. 고양이 학교는 어떻게 세워졌을까? 고양이 학교의 첫 선생님과 학생들은 어떤 마법을 공부했을까? 고양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인 스타파와 순례자 마첸의 학생 시절은 어떠했을까? 무엇보다 가장 큰 줄기 중 하나였던 블랙캣 뎨라와 쌍둥이 형제인 스타파의 대립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고양이 학교 세계편’은 이 물음에 대해 친절히 대답해 주며, 우리나라가 아닌 세계로 아이들의 시선을 성큼 옮겨 놓는다. 맨 먼저 독자를 데리고 갈 곳은 앙코르와트. ‘고양이 학교’ 전편에서 이야기의 추동력이 된 ‘천 년 전 앙코르와트의 수정 동굴 전투’를 풀어내야 한다는 숙제도 있었지만, 융성했던 문명이 한순간 쇠락해 버린 것은 왜일까, 서로 다른 종교가 공존하고 민중을 통합했던 시대의 찬란한 문명이 왜 밀림 속에서 잠을 자게 되었을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이 오늘날 시사점을 던져 준다는 점에서 『앙코르와트의 비밀』 편은 가장 먼저 축조될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그 지역의 다양한 신화를 작품에 녹여내고 시의성 있으면서도 보편적인 주제를 짚어,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앙코르와트의 비밀』 편에서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의 한 모습은 이렇다. “왜 사람들은 서로 믿는 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싸움을 벌이는 거지?” 고양이들에겐 종교 때문에, 왕권 때문에 전쟁을 벌이는 인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종족이다. 가장 놀라운 마법인 자연 그대로의 세상에 자꾸 어쭙잖은 마법을 함부로 보태며 얼룩을 만드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생명을 도구화하고 소비하는 문명과도 화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고양이들에게 인간은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작가가 그동안 말해 왔던 조화와 균형, 공존이 여기서도 자연스레 발견된다.
반가운 예고를 하나 하자면, ‘고양이 학교’ 전편에 등장했던 인물 하나가 시간의 문을 거슬러 등장한다는 것. 그 인물이 누구인지 예측해 보는 것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그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화가는 그 어느 때보다 생동감 넘치고 환상적인 붓질로 장대한 판타지 세계를 구현했다. 『앙코르와트의 비밀』 편은 전 3권 구성으로, 3권은 출간 준비 중이다.
“우리 고양이 학교에서는 모험을 피하는 고양이는 절대 사절이다, 알았느냐?”
고양이 학교의 첫 학생이 된 어린 고양이들의 신 나는 수련과 모험
코브라의 보호 아래 자라난 소년이 고양이들과 함께 어둠의 힘과 벌이는 대결
수정 마법의 힘은 사실 ‘고양이 학교’를 읽는 어린 고양이들과 인간 어린이들로부터 오는 거야. 우리 어린 고양이와 인간 어린이들이 버들이나 러브레터, 메산이, 또 이 책에 나오는 콩과 샴, 스타파나 마첸처럼 어려움과 무서움을 이기고 나아가는 마음의 힘을 얻으면 그만큼 수정 마법의 힘이 커지는 거지._작가의 말 중에서
고양이들에게 지혜를 가르치고 수정 동굴을 지키는 마법사, 토트와 하토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서 불길한 무언가가 ‘시간의 문’을 지나 천 년 전 그들이 살고 있는 앙코르와트로 온 것을 감지한다. 그로 인해 어둠의 신 아포피스에게 어마어마한 능력이 생기고 세계는 존망을 알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 이에 맞서 고양이들은 고양이 학교에 들어가 ‘수정의 영혼’이라는 최고의 마법을 터득하고 힘든 시간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데. 그 첫 번째 이야기, 『앙코르와트의 비밀』 편! 시간 여행에 앞서 아포피스의 탈출을 막아라!
『앙코르와트의 비밀』②
“왕궁의 황금 탑에 나가의 딸이 산다는 전설이 있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그곳엔 아무것도 살고 있지 않거든. 그런데 얼마 전부터 무언가가 그 황금 탑에 나타나 나가의 딸처럼 행세하고 있어. 우리가 그 요물의 정체를 밝혀내야 해.”
왕궁의 황금 탑에 밤마다 나타나 왕을 홀리는 검은 여인. 그러나 검은 여인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다. 왕의 즉위식을 앞두고 종교와 왕권을 둘러싼 대립은 팽팽해지고, 인간 세상을 무너뜨리려는 아포피스와 그림자 고양이들은 계획에 더욱 가속도를 붙인다. 고양이들은 잠롱을 돕는 한편 아포피스와의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 신과 하나가 되는 ‘수정의 영혼’ 마법을 터득해 간다. 원숭이 신 하누만, 반은 사자, 반은 인간인 나라싱하, 호랑이를 탄 여인 두르가, 북방의 거지 도사가 고양이들에게 차례차례 깃들고, 신들의 능력에 따라 고양이들은 각자 다른 마법을 구사한다. 고양이들은 아포피스가 얻게 된 힘을 알아내기 위해 그림자 고양이의 동굴로 침투하고, 스타파와 마첸은 검은 여인의 은신처에서 뜻밖의 존재와 맞닥뜨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