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이래서 사람 많은 데 안 간다니까
꼬마비 작가가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
작가 자신이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그 미래를 읽는 능력을 지녔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단편이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구라"인지
통 알아내기 힘든 너스레가 돋보인다.
이야기 초입에 만나는 어느 갓난아이의 정체가 드러나는 후반부가
극적인 반전의 맛을 더해준다.

#2 예능의 미래
4D를 넘어 5D까지 지원되는 근미래.
자극을 추구하다 못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TV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유쾌한 상상 하나.
꼬마비 특유의 발칙한 상상력이 이끌어낸
"냄새 나는" 단편인데… 문제는 예능의 미래가
이 단편의 결론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꼬마비 작가가 조심스럽게 진단하는 미래일지도 모르겠다.

#3 자꾸만꿈만꾸자
새로운 웹툰 플랫폼인 "레진코믹스" 연재작이자,
죽음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S라인』의 등장인물 "청초순수"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의 영화 내용을 그린 스핀오프.
꿈과 현실의 평행 세계를 네 컷 만화로 풀어내는 꼬마비 작가의
경이로운 연출 능력이 돋보이는 중편.
죽음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뻔한 만큼 무게감이 돋보인다.

#4 찰나刹那
단 여덟 컷으로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진행하는,
꼬마비 작가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연출력이 돋보이는
"꼴랑" 세 편의 에피소드를 모은 단편.
찰나의 순간에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아이러니를
극대화시키는 이 이야기들 중 한 편은 실화에서 소재를 취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만든 이야기보다 더 만든 것 같은 이야기가 얼마든지 있다"는
꼬마비 작가의 엄살과 익살을 담아냈다.

#5 재일이
죽음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인 『살인자ㅇ난감』의
단행본에만 수록됐던 부록 「인간의 친구」에 수록되지 않았던 이야기.
"재일이"는 「인간의 친구」의 주인공이자, 『살인자ㅇ난감』 본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애완견 "렉스"와 연관되는 인물이다.
이번 단편집의 다섯 번째 단편 "재일이"와
『살인자ㅇ난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6 연극이 끝나고 난 who
본 단편집의 표제작이자 딴지일보의 유료웹진 <더딴지>의 연재작.
꼬마비 작가로서도 새로이 시도하는 연출로, 다른 다섯 편의 단편들과는
읽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각종 연기상을 휩쓴 어느 노배우가
무대 위에서 자살을 준비하는데, 이를 알게 된 어느 분장 스텝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흐름을 잘 그려낸 중편이다.
"죽음 3부작"으로 독자에게 인지된 꼬마비 작가가
"죽음"에 대해 매우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