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인생수업’
한 대학의 학생들이 ‘몰랐던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교양 수업이 있다. 졸업생과 재학생이 인생수업으로 꼽으며 친구와 같이 듣고 싶다고 하는 수업, 인근 대학 학생들의 청강요청이 쇄도하는 수업. 바로 이화여자대학교 교양수업인 〈여성과 예술〉이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강의와 작가는 늘 존재한다. 다만, 우리는 ‘개인적인 관점’과 ‘새롭게 발견되고 연구된 관점’의 차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 수업은, 인간의 역사로서 당연하게 여겨진 모든 것들에 의문을 제기한 미국의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의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존재하지 않았는가?”라는 유명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기존 미술의 역사를 비롯해 넓게는 인간의 역사를 뒤흔든 질문이다.
25년 만에 공개하는 인기 강의록
이화여대의 교양수업 〈여성과 예술〉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모든 역사를 관통하며 린다 노클린이 던진 질문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강의이다. 하나의 관점을 따라 제시되는 다양한 이미지 예시와 해석은 지금까지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다. 25년 만에 마침내, 아카데미에서 소수에게만 공유되었던 수업을 공개한다. 출판사는 오랜 설득 끝에 출판권을 얻을 수 있었고, 기왕이면 수업 내용뿐만 아니라 마치 강의실에서 대학수업을 듣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살리고자 여러 학기의 강의를 녹취하여 책으로 만들었다. 현재 이 강의를 10년 동안 발전시켜온 미술사학자 강은주의 관점과 입말을 그대로 살렸다. 이 책을 미리 읽은 독자들의 이야기는 한결 같다.
“이 좋은 수업을 이대생들만 들었던 거예요?”
더 좋은 세계는 나의 관점과 감수성이 만든다
“여성주의 관점의 미술사 읽기는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명제에 공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부입니다. 여성뿐 아니라 지금껏 소외되어온 모두를 위한 미술, 누구나 주체가 되는 미술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_본문 390쪽 중에서 이 수업이 대학생들의 인생수업이 된 이유는 새로운 관점을 길러주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감수성인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술을 삶에 끌어들어야 하는 이유는, 이미지 문해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지를 고급 정보가 아닌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그리고 지금 필요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할 때, 삶에 힘이 붙는다. 그 힘은 미래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어준다. 서양과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이 아닌 전 세계를 향한 시선, 남녀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다양한 성별 개념에 대한 인식, 인간 중심의 역사가 아닌 인간과 공존하는 모든 생명을 함께 생각하는 관점으로 나아가게 하는 이 소중한 수업을 꼭 만나길 바란다. 당신이 지금 당장 들어야 하는 단 하나의 수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이다.
국내 미술사학자의 빛나는 연구 성과를 만나는 즐거움
이 책은 모두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페미니즘 미술사 이론을 꼼꼼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며 이론적 바탕을 탄탄하게 정리한 뒤, 고대부터 19세기 미술의 역사를 살펴본다. 2권에서는 20세기 이후 현대 미술의 역사를 다룰 예정이다.이 책은 저자인 미술사학자 강은주가 밝힌 것처럼,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관점에서 미술사를 연구해온 린다 노클린, 캐럴 던컨, 휘트니 채드윅을 비롯한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들의 주장과 견해를 바탕으로 한 저자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견해가 담겨 있다. 국내 미술사학자의 10년 연구가 고스란히 반영된 이 책은 인기 강의록이자 동시에 국내 미술사학자의 빛나는 연구서이기도 하다.
“최고의 수업이었고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매 수업마다 번개가 머리에 내리꽂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누드 이미지에 담긴 여성의 의미를 알고 나니 앞으로 미술관에서 여성 누드화를 볼 때마다 강은주 교수님의 수업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전통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나갔던 여성 미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오래 기억에 남을 소중한 수업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틀 자체를 바꾸어준 인생수업입니다. 수업을 듣기 전과 후, 저의 관점과 사고는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미술사를 공부하며 ‘왜 이렇게 여성 누드가 많을까’ 고민했었습니다. 한 브랜드의 홍보 일러스트로 여성 누드를 그렸을 때에도 고민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여성과 예술〉 수업은 하나의 돌파구였습니다.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사회현상을 보는 저의 시각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이 미술사 수업을 통해 페미니즘의 본질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예술에 대한 지식도 많이 쌓인 것 같습니다. 대학에 와서 수강한 교양 수업 중 가장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많은 선배들이 추천하는 데에는 역시 이유가 있었어요.
_이화여대 학생들의 공식 강의평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