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서류
- 원서명
- Le Dossier H.
- 저자
- 이스마일 카다레
- 역자
- 박철화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0-09-25
- 사양
- 신국판 | 232쪽
- ISBN
- 89-8281-324-1 03860
- 분야
- 장편소설
- 수상내역
- 부커 인터내셔널 상(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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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가
-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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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비극과 기괴한 웃음의 조화, 우화와 신비에 싸인 놀라운 이야기꾼의 재능을 발휘하며 발칸 반도의 대가로 작가적 지위를 굳힌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 『H 서류』 \n\n \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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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작가 소개
동유럽이 낳은 세계 문학계의 거장 이스마일 카다레는 1936년, 알바니아 남부 도시 기이로카스터르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향은 호메로스와 아이스킬로스의 나라 그리스로부터 30여 킬로미터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몽환적 분위기의 도시였으며, 이러한 고향의 분위기와 어려서부터 듣고 자란 알바니아의 구전문학(이야기의 형태로 된 고대 산문)은 카다레가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알바니아 최고 명문 티라나 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러시아의 고리키 문학연구소에서 수학했다. 26세 때 쓴 처녀작 『죽은 군대의 장군』으로 일찌감치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이후 조국 알바니아의 역사적 기억과 구전적 전통에 뿌리박은 이십여 편의 소설과 에세이, 문학 연구서 등을 발표해 세계 문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면서 이 시대 거장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으며, 그의 작품세계는 자유와 인간성의 풍요를 수호하는 위대한 작가적 도정으로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카다레는 1990년 프랑스로 망명, 현재 그곳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으며, 매년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위대한 겨울』 『부서진 사월』 『돌에 새긴 연대기』 『꿈의 궁전』 등이 있다.
옮긴이 박철화
1965년 춘천 출생. 서울대 불문과 졸업. 파리 8대학에서 석사과정을, 파리 10대학에서 박사과정(DEA)을 마쳤다. 1989년 『현대문학』에 황지우에 관한 글을 발표하며 평론가로 등단. 현재 계간 『작가세계』 편집위원이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과 대학원, 상지대학교와 협성대학교 등에서 우리/서양의 문학/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평론집 『감각의 실존』(문학과지성사, 1992), 장편소설 『나는 천년을 산 것보다 더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문학동네, 199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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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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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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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계의 거장 이스마일 카다레의 문제작 『H 서류』 출간!
비극과 기괴한 웃음의 조화, 우화와 신비에 싸인 놀라운 이야기꾼의 재능을 발휘하며 발칸 반도의 대가로 작가적 지위를 굳힌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 『H 서류Le Dossier H.』가 출간되었다. 알바니아 관습법(카눈)의 전통을 소재로 인간 실존의 비극을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형상화한 『부서진 사월』이후, 문학동네에서 두번째로 소개하는 『H 서류』는 ‘2000년 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차 한국을 방문하는 거장 이스마일 카다레의 탁월한 작품세계를 다시 한번 명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H 서류』는 카다레가 1979년 터키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미국인과의 짧은 대화, 즉 호메로스 서사시의 자취를 찾아 알바니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던 미국인의 얘기에서 영감을 얻어 써내려간 것으로, 1980년대 초 『넨토리N몁tori』 지(紙)에 발표되었을 때 공산정권이던 알바니아 당국으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았던 작품이다. 알바니아의 전설을 소재로 다루고 있고, 알바니아에 거류하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든지 감시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사소한 행적, 몸짓, 말 한마디까지 모조리 감시했던 공산정권의 스파이 활동, 전제적 정치 상황의 부조리를 소설에 빗대어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비난의 이유였다.
『H 서류』는 대문자 H, 즉 호메로스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마지막 서사시의 땅, 북부 알바니아의 작은 마을을 찾은 두 아일랜드인 학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마을 사람들의 의심과 오해, 무지가 빚어내는 ‘우스꽝스런 비극’을 참을 수 없는 유쾌한 희극으로 펼쳐 보이는 탁월한 풍자 코미디다.
마지막 신화의 땅에서 펼쳐지는 인간 희비극의 걸작!
1930년대 중반, 알바니아의 산악지방 N군에 두 명의 젊은 아일랜드인 학자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로 알려진 호메로스의 서사시의 자취를 연구하기 위해 음유시인들과 구전 서사시의 전통이 살아남아 있는 유럽의 작은 왕국, 알바니아를 방문한다. 두 사람이 머물게 된 곳은 알바니아 산악지방의 작은 시골 마을 N군. 조용하기만 하던 이 시골 마을은 그 당시로선 놀라운 발명품인 녹음기의 초기 모델을 들고 나타난 수상쩍은 두 외국인 때문에 묘한 혼란에 휩싸인다. 두 외국인을 스파이로 오해한 N군의 군수는, 자기 휘하의 스파이들 중 최고 실력자인 뒬 라수팡트를 시켜 그들을 감시하게 한다. 엿듣기에 관한 한 최고의 귀를 자랑하는 첩보원 뒬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유려하고 시시콜콜한’ 보고서를 군수에게 올린다. 보고서 내용보다는 뒬의 글솜씨에 관심이 더 많은 군수는 두 외국인의 체포를 숙고하고, 그 사이, 군수의 젊은 아내 데이지가 꿈꾸던 이국 청년과의 환상적인 사랑은 엉뚱하게도 수도에서 파견된 비겁한 스파이의 품으로 귀결된다. 아무런 감정의 떨림이 없는 우스꽝스런 불륜으로. 한편, 마을 사람들은 무한대의 시공간 속으로 울려퍼져야 할 서사시의 소리를 억지로 한 곳에 가둬놓는 기계, 녹음기를 ‘악마의 기계’라 부르며 두려워하고, 수상쩍은 세르비아 수도사의 등장으로 두 외국인은 발칸 반도 민족분쟁(알바니아와 세르비아 간의 민족감정)의 한가운데로 휘말려들게 한다. 두 학자는 호메로스 서사시의 수수께끼에 한발 한발 다가서지만, 사건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복잡한 결말을 향해 치닫고, 소멸의 운명에 이른 서사시의 장엄한 시간과 한갓 정치적 우화극에 갇힌 인간 운명의 비극적 아이러니가 절묘하게 맞물려 전개된다.
우스꽝스러움과 진지함, 착각과 오해에 쌓인 덧없는 열정들을 향한 슬픈 조소, 유쾌한 코미디
카다레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정치적 음모, 오해, 무지, 허영 따위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 운명의 비극적 아이러니다. 인간과 역사의 신비와 위엄을 보여줄 서사시가 당대 인간들의 한낱 초라한 사적 욕망인 민족감정에 휘둘려 파괴되는 것, 그리하여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려던 수수께끼가 다시 안개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것, 서사시의 수수께끼를 풀러 떠났던 사람들이 수수께끼 같은 서사시가 되어버리는 것 등은 “논리로도 죽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이 고통스런” 운명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러나 『H 서류』에선 이러한 무거운 주제가 흥미롭게 희화화(戱畵化)되어 나타난다. 아내가 바람피우는 줄도 모르고 엉뚱한 데만 관심을 쏟는 군수와 엿듣기의 달인이자 빼어난 글재주의 소유자인 스파이 뒬 라수팡트의 관계, 두 학자를 스파이라고 믿는 엉뚱한 오해에서 빚어지는 웃지 못할 사건들, 알바니아 판 보바리 부인을 꿈꾸는 군수부인의 몽상 등은 장난스럽고 절묘한 웃음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엔 죽음과 파괴의 그림자가 너울대고 있어 단순히 웃어넘길 수 없는 깊은 희비극을 연출하고 있다.
거장 이스마일 카다레가 선사하는 내밀한 감동과 소설적 묘미
이 소설은 고대 그리스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탁월한 위인이자 ‘위대한 장님’인 호메로스에 대한 경의를 바닥에 깔고 있다. 또한 호메로스의 서사시 창작의 수수께끼를 풀려는 두 학자의 탐색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문들은 작가 자신, 스스로의 글쓰기에 대해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와 비극, 알바니아의 신화와 전설, 게르만 민요시,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은 이스마일 카다레 작품의 웅숭 깊은 바탕이다. 카다레는 작품 속에 전설과 신화적 요소들을 풍부하게 녹여내면서, 속되고 덧없는 운명에 갇힌 현실세계를 뛰어넘어 인류의 집단적 혼이 살아 숨쉬는 보편적이고도 영원한 세계를 그려낸다. 알바니아 기사(騎士)들의 이야기에 특히 자주 등장하는 ‘저주받은 산정’은 『H 서류』의 두 주인공이 호메로스 서사시의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신비한 서사시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을 교차시키면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시간’에 대한 대가의 근원적인 질문을 내장하고 있다. 절묘한 풍자와 장난기가 번뜩이지만, 깊은 재미와 사색의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H 서류』는 한구절 한구절 놓칠 수 없는 소설적 묘미와 불가사의한 문학의 내밀한 감동을 전하는 걸작임에 틀림없다.
비극과 기괴한 웃음의 조화, 우화와 신비에 싸인 놀라운 이야기꾼의 재능을 발휘하며 발칸 반도의 대가로 작가적 지위를 굳힌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 『H 서류』 \n\n \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