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랑스 1위, 프랑스 종합베스트 20주 연속 1위!
‘프랑스 스릴러의 황제’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가 야심차게 준비한
<악의 기원 3부작> 제1부 『검은 선』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라는 이름은 프랑스 장르문학계를 넘어서서 출판계에서 하나의 상징이다. 모리스 르블랑과 조르주 심농으로 대표되는 전통 깊은 프랑스 추리문학의 영토가 앵글로색슨 및 북유럽 작가들에게 잠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고지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1994년 『황새의 비행』으로 데뷔한 그랑제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에게 공히 열광적 지지를 받음으로써 침체되어 있던 프랑스 장르문학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 놀라운 성공의 이면에는 천부적이랄 수밖에 없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12년간의 기자생활에서 체득한 치열한 저널리즘이 자리하고 있다. 허를 찌르는 반전과 온갖 자극적 설정이 난무하는 장르물 시장에서 그랑제의 작품들이 빛나는 것은 바로 그 저널리즘과 상상력이 결합된 놀라운 세계다.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중앙아프리카의 현실과 심장이식 수술이라는 의학 영역(『황새의 비행』), 알프스산맥 아래에 위치한 가상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우생학적 음모(『크림슨 리버』), 소비에트 시대의 초심리학 연구와 시베리아 샤먼의 세계(『돌의 집회』), 파리의 터키타운과 터키 본토의 범죄조직(『늑대의 제국』) 등등, 그랑제의 소설 속 사건들의 배후에는 치열한 현장답사와 광범위한 연구와 자료조사를 거쳐 플롯과 완벽하게 결합한 읽을거리가 담겨 있다.
『검은 선』은 『늑대의 제국』 이후에 그랑제가 발표한 <악의 기원 3부작> 프로젝트를 여는 그 첫번째 작품이다. 악행을 저지른 자에 대한 통쾌한 응징의 이야기가 아닌, ‘악이란 무엇인가’ ‘악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를 파헤치는 새로운 영역의 스릴러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악의 기원 3부작>을 계획한 그랑제의 목표이다. 살인자를 광기로 몰아가는, 그 머릿속에 잠재해 있는 악의 원천을 더듬어가는 제1부(『검은 선』), 종교적 차원의 악 또는 악마라는 주제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제2부(『림보의 서약』), 인간 역사의 태고 때부터 존재해온 원초적 악으로의 회귀가 다룬 제3부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도는 근사하게 성공했다. 초판 15만 부를 찍은 『검은 선』은 한 달 만에 20만 부라는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당시 베스트셀러 1위였던 『다 빈치 코드』를 가볍게 밀어내고 20주 동안 종합베스트 1위에 머물렀다. 애초부터 살인자를 체포해 감옥에 넣어두고, 그를 쫓는 자를 경찰이나 형사가 아닌 저널리스트로 정해놓은 『검은 선』은 초지일관 뚝심 좋게 밀고 나간다. 게임의 핵심은 누가 범인인가, 누가 죽었는가가 아니라 ‘악의 순수한 얼굴을 대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랑제는 이러한 설정이 스릴러의 일반적인 플롯보다 훨씬 섬뜩한 냉기를 느끼게 할 수 있음을 웅변한다.
북회귀선과 정도 사이에 또 하나의 선이 있다
시체와 공포가 푯말처럼 이어진 선
검은 선…
#1. 왕년의 무호흡 잠수챔피언이자 잠수학 교수인 자크 르베르디가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다. 그의 죄목은 두 여자를 잔인무도하게 살해했다는 것. 여자들은 온몸에 생식기를 포함해 총 27군데의 자상을 입고 과다출혈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르베르디는 살인 현장에서 즉시 체포되어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가 자신의 범행을 조금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2. 파리의 한 카페. 마르크 뒤페라가 콸라룸푸르 발 외신기사를 쓰고 있다. AFP 통신이나 로이터 통신이 내보내는 소식을 짜깁기한 기사나 써대는 그는 파파라치로 한 끗발 날리던, 그러나 이제는 퇴락한 삼류기자다. 한때 ‘갈퀴손’으로 통할 만큼 특종깨나 올리던 뒤페라는 왕세자빈 다이애나가 파파라치에게 쫓겨 사망한 사건으로 파파라치 세계에서 손을 땠다. 그런 그에게는 남다른 과거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음대 입시반에서 함께 공부하던 단짝이 자살하는 바람에 음악을 포기하고 문학을 전공하게 된 것. 그리고 평생의 사랑이라 할 약혼녀가 급작스럽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해된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죽음’과 ‘악(惡)’이라는 주제에 집착하게 된다. 자크 르베르디의 사건을 접한 그는, 그가 평생에 거쳐 추적해온 ‘악의 얼굴’의 실체를 보여줄 사람은 단연 르베르디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접근하기로 한다.
#3. 카디자 하셈은 보기 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