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교단, 반항하는 아이들… 그럼에도 그곳엔 웃음이 있다!
교사가 직접 그려낸 생생한 교실 안 풍경!
개학, 앞으로 남은 수업 일수 136일, 과연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시니컬한 록 마니아 선생님과 반항심 가득한 말썽꾸러기 학생들의
질풍노도 같은 학교생활 일 년!
교육을 주제로 한 가장 선동적인 소설! 아마존 독자
2008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클래스> 원작 소설!
2006 프랑스 퀼튀르-텔레라마 상 수상작!
2006년 프랑스 문단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클래스』였다. 파리 외곽 한 삼류 중학교의 떠들썩한 일상을 그린 이 소설은 자유, 평등, 박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질 높은 공교육 시스템으로 높게 평가받던 프랑스 교육의 실상을 솔직하게 드러내 문단과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문단은 이 작품에 대해 ‘프랑스 교육계의 현실을 ‘까발린’ 문제작‘ ‘21세기 신(新)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평을 내렸고, 독자는 소설 속 학생과 선생님의 모습에 공감하며 열광했다. 이러한 유명세에 힘입어 『클래스』는 그해 라디오 방송사 ‘프랑스 퀼튀르’와 잡지사 ‘텔레라마’가 함께 제정한 문학상인 프랑스 퀼튀르-텔레라마 상을 수상했고, 『클래스』를 읽고 감명받은 로랑 캉테 감독은 이 작품을 영화화해 200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프랑수아 베고도는 파리 19구의 한 중학교에서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며 겪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클래스』를 완성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반항적인 학생들과 시니컬하고 무기력한 선생님이 벌이는 소동들이 흥미진진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프랑스의 생생한 교육 현장을 있는 그대로 그린 이야기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불안정한 교권, 반항하는 아이들,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른 교육 불평등 문제가 심심찮게 제기되는 요즈음 이 소설은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프랑수아 베고도는 말다툼과 오해로 가득한 사제관계, 짜증스럽고 피곤한 일상 속에서도 웃음과 활기가 끊이지 않는 교실 풍경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 보인다. 시끌벅적한 교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 이 시대의 교실을 들여다보자.
“선생님, 저희가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개학을 맞은 파리 19구의 모차르트 중학교. 학생 대부분이 아프리카나 아랍에서 온 이민 가정 출신이고, 학습 태도나 수준은 선생님들이 전근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개학 날 출근하기 싫어 앞으로 남은 근무 일수를 따지며 미적대다 겨우 출근한 ‘나’는 졸업반인 3학년 담임을 맡게 된다. 교실에 들어온 나는 떠드는 아이들을 간신히 조용히 시킨 후 자기소개서를 쓰게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는 맞춤법 실수는 기본이고 내용도 횡설수설이다.
첫날부터 시작된 나의 고충은 일 년 동안 계속된다. 나는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문법을 이해시키려 노력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아이들 역시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불신한다. ‘시나리오’의 뜻을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동문서답하는 학생, 잘못을 지적하면 대들기부터 하며 버릇없이 대답하는 학생, 말썽만 부리고 반항하다 결국 퇴학당하는 학생, 불법체류자인 부모님이 경찰에 잡혀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가 된 중국인 학생, 전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전학 온 학생 등, 나는 다양한 아이들을 가르치며 갖가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드리사에게 소지품을 꺼내라고 하자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대꾸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 여학생에게 종이 한 장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하자 자신의 모자로 그 여학생의 뺨을 때렸다. 반장에게 교장 선생님을 모셔오라고 하자 이드리사는 ‘그래, 가서 신이나 모셔와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반항하는 태도로 교단까지 걸어나와 ‘그래서 이제 뭘 어쩔 건데?’라고 말하더니 교실 문으로 향했고, 멈추라고 하자 ‘신경 꺼’라면서 교실 문을 닫고 사라졌다.(169쪽)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면서 나는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지만 따라주지 않는 현실에 의욕을 잃은 나는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말도 내뱉고, 교사라는 권위를 이용해 윽박지르거나 아이들의 질문에 무성의하게 대답하기도 한다. 계속되는 회의, 제출해야 하는 갖가지 서류, 마음이 안 맞는 선생들과의 관계, 학부모와의 어색한 면담 등 수업 외적인 일도 고되다. 그러나 그런 일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은 불법체류자가 되어 추방당하게 된 학부모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돈이 없어 고향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아프리카 출신 학생을 위해 성금을 모은다. 또한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부리던 얄미운 아이들은 때때로 천진난만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매일 친구와 떠들기만 하더니 어느 날 플라톤의 『국가론』을 읽었다며 질문하는 아이, 졸업시험에 통과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며 공부하는 학생, 행사 때 선보일 연극을 연습하고 선생님들과 함께 축구시합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나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말썽과 반항이 일상화된 그 아이들을 완전히 포기해버리지 못한다.
“저는 올 한 해 동안 여러분에게 조용히 하라고 수도 없이 말했습니다. ‘조용히 해라’ 혹은 ‘진정해라’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도 그 말을 한번 더 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군요. 오늘은 다른 이야기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자주 보여주지 않았던 재능이 여러분에게 있다는 말, 그리고 여기 모인 여러분 모두 원하기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 왜냐하면 뭔가를 배우고 싶다고 간절히 원할 때에만, 그리고 그것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만들 때에만 그것을 제대로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293~294쪽)
소설은 이들의 백삼십육 일(일 년 중 총 근무 일수)간의 일상을 사실감 있게 그린다. 소설은 실제 학사 일정에 따라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등장하는 에피소드 역시 백삼십육 개이다.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아이들이 입은 옷이나 행동, 말투는 너무나 생생히 묘사돼 마치 실제로 교실 안에 들어가 수업을 참관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 소설의 사실성이 뛰어나다는 평에 대해 프랑수아 베고도는 한 인터뷰에서 “일부 내용은 만들어둔 틀에서 그대로 빼놓은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소설 전반부에 나오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열 개 중 여섯 개가 실제 학생들이 제출한 내용이다. 명확한 이해를 위해 살짝 손을 본 게 전부이다.”(<텔레라마>)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이어리에서 뜯어낸 세로줄이 쳐진 종이.
제 이름은 상드라이고 저는 학교에 오는 게 약간 슬프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합니다. 저는 학교를 좋아하고, 특히 프랑스어 수업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를 인류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배울 수 있는 역사 수업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지만 잠시 뒤면 선생님이 종이를 걷어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기소개를 너무 잘하고 싶어서 생각만 계속하다 이 분 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문법 실수는 죄송합니다.(22쪽)
이렇게 인용된 것은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징계 사유서, 반성문, 사건 경위서, 학생들의 작문, 성적표 등 다양하다. 이런 인용문은 실제 서류를 그대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줘 이 소설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현직 교사가 쓴 수많은 책 중에서 개인적인 판단과 잣대를 강요하지 않는 유일한 소설!
『클래스』의 원제인 ‘벽 사이에서’처럼 주인공에게 학교는 사방 벽으로 가로막힌 답답한 공간이다. 사제 간의 소통 부재와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소설은 해답이나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끝이 아닌 듯 끝을 맺는 열린 결말을 통해 이를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소설 밖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과연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었을지 궁금해지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학교는 인자한 선생님, 말 잘 듣는 모범생만 있는 배움의 공간도, 성격 나쁜 선생님과 반항아만 모인 문제 집단도 아니다. 기계적으로 등교해서 시간표대로 공부하다 가는 곳도 아니다. 『클래스』에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실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 교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클래스』 속 이야기는 그래서 우리에게 더욱 진실하게 다가온다.
추천사
베고도는 파리 19구에서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난관에 봉착한 어느 교사의 이야기를 아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웃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 때문에 웃는 건 아니다. 그렇게 웃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게 현실이다. 테무아냐주 크레티앵
교육 낙후 지역의 중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프랑스어 수업시간의 교실 분위기, 평소의 교무실 분위기는 어떨까? 이 소설은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에튀드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과 유머감각이 적절히 잘 어울리면 암울한 검정색도 얼마든지 따뜻해질 수 있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소설. 발뢰르
지은이 프랑수아 베고도(François Bégaudeau)
1971년 뤼송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교사로, 전형적인 프랑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 학창 시절 내내 축구를 좋아하는 활동적인 학생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우수 학생만 들어갈 수 있는 그랑제콜 준비반이었다. 대학입학 자격시험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고 인문계 그랑제콜인 고등사범학교 입학시험에도 합격했으나 면접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국립 낭트 대학에 입 학해 현대문학을 전공했다.대학 시절에는 친구들과 록그룹을 결성해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으 며, 영화 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와 축구 전문지 <소 풋>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여러 작가와 철학자 들과 함께 문학 잡지 <앵퀼트>를 창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2005년 『페어플레이』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한 그는 2006년 파리 19구의 한 중학교에서 담임을 맡았던 경험을 소설로 쓴 『클래스』로 독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클래스』는 그해 프랑스 퀼튀르-텔레라마 상을 수상했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로랑 캉테 감독의 영화 <클래스>는 2008년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또한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하고 직접 주인공 교사로도 출연한 베고도는 2009년 세자르영화제에서 최우수 각색상을 받았다. 현재 그는 교사를 그만두고 소설가, 칼럼니스트, 영화배우, TV 영화프로그램 패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대각선에서』『이야기의 끝』 『부드러움을 향해』가 있다.
옮긴이 이승재
한국외대 불어교육학과와 같은 대학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대고등학교 프랑스어 교사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코르푸스 크리스틴』 『피의 고리』 『완전한 죽음』 『완벽한 하루』 『13번째 마을』 『스키다마링크』 『테러』 『예술의 기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2010년 3월 22일 발행
* ISBN 978-89-546-1017-9 03860
* 140*210(무선) | 300쪽 | 10,000원
* 담당편집 : 허주미(031-955-2657, magnolier@munh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