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툰 가족과 공룡 티라노가 안내하는 21세기 가이드 북!!

"라엘리안 무브먼트, 인간복제 성공", "일본 혼다사(社), 걷고 춤추는 로봇 아시모 개발", "환경호르몬의 공포"… 매일같이 새로운 과학 기사와 낯선 용어 그리고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눈이 핑핑 돌 정도의 빠른 속도로 개발되는 과학 기술을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과학은 더이상 SF소설이나 영화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자체가 되었음에도 그 이론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먼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줄 『만화 21세기 키워드』는 『비빔툰』의 작가 홍승우가 21세기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만한 과학의 핵심개념 120개를 만화로 각색한 야심작이다. 이 책은 국내 최초의 미래 예측서로 평가받는 과학 칼럼니스트 이인식의 『21세기 키워드』를 원작으로 삼고, 원작자의 감수를 받은 것으로, 만화의 재미와 과학 정보 습득의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전 3권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는 매 권마다 40개의 핵심개념들을 중심으로, 전문가의 시각이 아닌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독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인 비빔툰 가족과 공룡 티라노가 겪는 생활 속의 체험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이 한편의 시트콤처럼 흥미롭다.

우주를 나는 나비, 마음을 읽는 컴퓨터?

이번에 출간된 첫번째 책은 곤충로봇에서부터 플라시보 효과,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등 40개의 키워드를 다루었다. 또 문화적 건망증, 배아 간세포, 사이보그, 사이버 스페이스, 생물다양성, 인지과학, 진화 심리학 등 우리에게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을 엄선하여 21세기의 인류문명을 조감해볼 수 있게 했다.

이 책이 특히 시선을 끄는 이유는 앞으로 개발될 최신 과학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혈관 속을 누비는 나노 로봇(나노기술), 거미줄로 만든 방탄복(생물강철), 모든 물건 속에 들어 있는 컴퓨터의 세계(편재 컴퓨팅) 등 앞으로 50년 안에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과학 기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지구 온난화, 제2의 생활공간 사이버스페이스 등 이제껏 우리가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도 자세히 되 집어 주어 새롭게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숨겨진 재미는 SF영화에 등장하는 과학적 장치들의 실제 원리 그리고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쓰이는 지를 여러 예와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작년 여름 흥행했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홍채로 신원을 확인하는 시스템 때문에 눈동자를 바꾸던 장면은 "생체측정학" 부분에서, 또 <터미네이터>나 <로보캅>으로 익숙한 사이보그의 실현 가능성과 원리는 "지능물질", "사이보그" 부분에서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 외에도 전인류가 여섯 단계로 연결되어 있다든지(작은세계), 함께 지내는 여자들의 생리 주기가 비슷해지는 까닭(페로몬 향수) 등 생활 속의 과학 원리를 다루어, 재미있게 이야기를 따라가는 가운데 과학의 진수를 만끽하게 해준다.

호기심 많은 중학생에서부터 미래를 설계하는 일반인까지,
다함께 즐길 수 있는 고급 교양 과학만화!

작가 홍승우는 "원작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은 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실존 인물들과 실제 사건들의 사진자료를 수집하는 데에만 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고 했다.
이처럼 작가가 수많은 자료를 구하는데 노력을 들인 만큼 이 책에 실려 있는 방대한 양의 정보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전문 분야의 내용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 21세기 키워드』는 딱딱한 과학상식을 맛깔스럽게 요리하여 재미와 공감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비빔툰』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과 뛰어난 유머 감각, 재기 발랄한 상상력이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역량을 발휘한 덕분이다. 그 결과 "과학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다"라는 통념을 깨고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교양 과학만화의 차원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또한 눈부시게 발달하는 과학 기술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부분이나 윤리적 측면도 함께 다루어 독자에게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며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보도록 했고, TIP 코너를 두어 본문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과학 용어의 설명을 넣어 내용의 충실도를 더했다.

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쓴 원작의 탄탄함과 역량 있는 작가의 발랄한 상상력은 고만고만한 학습만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볼 만한 과학 교양 만화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상식의 폭을 넓히고 싶은 일반인, 각종 논술시험에 대비해야 하는 수험생, 미래에 발빠르게 대처해야하는 기업인들에게 『만화 21세기 키워드』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