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그때껏 없었던 기묘한 그림책 하나가 출간된다. 바로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당시 미국의 교육학, 어린이 문학, 어린이 심리학의 전문가들은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며 신랄한 비판을 가했고, 그래서 일반 도서관에서는 이 그림책을 대출해주지 않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이 그림책에 열광했고, 이 책은 이듬해인 1964년 칼데콧 상을 수상하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0만 부 이상이 판매되는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추천한 도서로도 유명하며, 또한 오페라, 만화, 비디오게임 등으로 각색돼 큰 인기를 모았다.
모리스 센닥은 이 책의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오랫동안 연출자를 물색하다 마침내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등을 연출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을 선택한다. 스파이크 존즈는 이 작품의 각색 작업을 하면서 작가 데이브 에거스에게 함께할 것을 요청했고, 이 그림책의 오랜 팬이었던 데이브 에거스는 이 요청에 흔쾌히 응한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시나리오를 함께 쓰게 되었고, 영화는 미국에서 2009년 가을에 개봉해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나리오 작업 중 데이브 에거스는 원작자인 모리스 센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모리스 센닥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모은 자료들을 토대로 소설을 쓰는 게 좋겠다며, 이 소설 작업을 데이브 에거스가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소설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여덟 살 맥스, 괴물들의 왕이 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맥스는 요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 엄마, 누나와 살고 있는 맥스. 도시에 사는 아빠는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 맥스에게 전화를 하는데, 그마저도 요즘에는 지키지 않는 날이 많다. 가장 좋은 친구였던 누나는 고등학생이 되자 맥스와 노는 일에 더는 흥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툭하면 맥스가 하는 일에 불만과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낸다. 게으르고 멍청한 엄마의 남자친구 게리 아저씨도 영 못마땅하다. 학교에서도 되는 일은 하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누나와 사소한 다툼을 벌인 맥스는 누나가 외출한 틈을 타 누나 방을 온통 물바다로 만든다. 엄마에게 꾸중을 들은 맥스는 방에 틀어 박혀 있다 삼 년 전 선물로 받은 늑대 옷을 입고 울부짖으며 집 안을 돌아다닌다. 이제 엄마, 누나, 게리 아저씨, 모두가 맥스를 문제아처럼 바라본다.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 맥스는 문을 열고 밤의 어둠 속으로 내달린다. 그러다가 도착한 곳은 물가. 그곳에서 맥스는 흰색 나무 보트 한 척을 발견하고, 그 배를 타고 마을을 떠난다.
아빠가 사는 도시로 가겠다는 계획과는 달리 배는 몇날며칠 바다 위만 떠다닌다. 매서운 추위, 살을 에는 바람, 참기 힘든 배고픔으로 지쳐갈 무렵, 저 멀리에서 섬 하나가 나타난다. 섬에 도착한 맥스 앞에는 놀라운 상황이 펼쳐진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거대하고 기묘하게 생긴 괴물들이 둥우리를 부수며 난리를 피우고 있던 것. 이를 지켜보던 맥스는 괴물들 사이로 뛰어들어 횃불을 던지며 이들의 놀이에 함께 한다. 새로운 이 생명체가 신기한 건 괴물들도 마찬가지. 함께 놀이를 하던 괴물들 사이에서 누군가 맥스를 잡아먹자는 의견을 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맥스! 하지만 맥스는 기지를 발휘해 자신이 괴물들의 왕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괴물들은 어느새 자신들에게 왕이 생겼다며 기뻐하고, 왕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주리라는 희망에 부푼다.
맥스는 왕의 권위로 괴물들과 여러 소동을 벌이고, 행진도 하고, 전쟁놀이도 하면서 이 섬에 자기만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려 한다. 괴물들의 우두머리 격인 캐럴과도 사이좋게 지내며,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을 이 섬에서 마음껏 펼쳐보려 한다. 하지만 뭐든 자기 마음대로인 맥스에게 괴물들은 서서히 이런저런 불만을 갖게 된다. 맥스가 캐서린과 가까워지면서 캐럴과의 관계도 전 같지 않다. 또다시 위기를 감지한 맥스는 괴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묘책을 생각해낸다. 자신들을 위한 튼튼하고 아름다운 요새를 짓자고 제안한 것. 이제 맥스와 괴물들은 힘을 합쳐 요새를 짓기 시작한다. 과연 이 요새는 무사히 완성될 수 있을까? 맥스는 괴물들이 사는 이 기묘한 나라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기묘하고 아름다운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떠나는, 진심과 위트가 가득한 모험담!
어린아이에게도 자기만의 기쁨과 슬픔과 고민과 분노와 아픔이 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이런 어린아이의 세상을 섬세하게 보여주며,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을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받으며, 그 성장통을 발판 삼아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데이브 에거스가 전하는 위트와 진심으로 가득한 이 소설은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를 위한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험담이다. 맥스가 혼란스러운 세상을 탐험하며 성장해가는 동안, 어린이들은 그의 모험에 기꺼이 동참하며 공감할 것이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아련한 향수에 젖어 미소 짓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데이브 에거스는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을 재미있고 감동적인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데이브 에거스는 마치 우리의 어린 시절 같은 소설을 창조해냈다. 때로는 기묘하고,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을. _인디펜던트
아마도 미국 작가 중에서 데이브 에거스보다 더 쿨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작품은 반짝반짝 빛나고, 생기 넘치며, 독창적이다. _타임스
데이브 에거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그의 글에는 항상 진정성과 인간의 감정과 관계에 대한 인간적인 묘사가 있다는 점이다. 이 소설 역시 이러한 장점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_아마존 독자
데이브 에거스 Dave Eggers
미국의 작가. 편집자, 출판업자이자 교육운동가. 1970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변호사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사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시카고 근처 레이크포리스트로 이사한 뒤 그곳에서 성장했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온라인 잡지 살롱닷컴(Salon.com)의 편집자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1993년 친구들과 함께 잡지 <마이트>를 창간했다. 이후 여러 개의 잡지와 단행본을 출간하는 소규모 출판 그룹 맥스위니스(McSweeney´s)를 이끌며 미국 문학계에 문화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2000년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발표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작품은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그해 가장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가 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데이브 에거스는 이후 소설 『뭐라니, 뭐』 『괴물들이 사는 나라』 『당신은 우리의 속도를 알아야 한다』, 논픽션 『자이툰』 등을 발표했으며, 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 <어웨이 위 고>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옮긴이 조동섭
서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번역가와 문화평론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빅 피처』 『정키』 『퀴어』 『싱글 맨』 『신사 고양이』 『브로크백 마운틴』 『아웃사이더 예찬』 『심플 플랜』 『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등이 있다.
* 출간일: 2011년 3월 10일
* 판형 140*210 | 308쪽 | 11,000원
* ISBN 978-89-546-1428-3 03840
* 담당편집: 해외문학 1팀 이현자(031-955-8859, raintree@munh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