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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도시, 황홀한 디저트 아메리칸 제빵왕의 고군분투 파리 정착기

원서명
The Sweet Life in Paris
저자
데이비드 리보비츠
역자
권수연
출판사
발행일
2011-12-07
사양
360쪽 | 140*210 | 신국판변형 | 무선
ISBN
978-89-546-1666-9
분야
에세이/비소설
도서상태
절판
정가
13,000원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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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보비츠의 파리 생활 엿보기
1. 파리, 알고 보면 이런 도시예요
에펠 탑과 샹젤리제, 루브르 박물관과 개선문, 이런 멋진 것만 보려고 파리에 왔다면 단단히 각오하고 숙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첫째가 물-화장실-노상방뇨의 절묘한 커넥션이다. 파리에서는 카페든 레스토랑이든, 심지어 개인 가정에서도 물 한 잔 얻어 마시기가 결코 쉽지 않다. 파리 시 당국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수돗물"을 달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물을 주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음에도, 일단 "수돗물"을 달라고 하면 목이 타들어가 죽기 직전까지 웨이터가 물을 가져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생수"를 달라고 하려도 그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서 불어가 짧은 사람이라면 물 고르기 자체가 스트레스다. 또 파리지앵들의 음용수는 "물"이 아니라 "와인"이기 때문에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가더라도 물병은 찾아보기 어렵다. "작은 잔이 아름답다"고 믿으며, 잔은 절대로 절반 이상 채우지 않는 것이 테이블매너다 보니, 가까스로 물 한 잔을 받아 들어도 저녁 내내 시달린 갈증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미국인 데이비드로서는 언제나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많이 마신 만큼 자주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을 잘 안 마시는 파리 사람들은 화장실에 자주 갈 필요가 없고, 그래서 파리엔 공중화장실이 별로 없다. 거리에 간간이 이동식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대개 사용중지, 라고 쓰여 있다. 게다가 파리 시는 카페가 물을 주라는 법만 만들었을 뿐 화장실을 쓰도록 하라는 법은 안 만들었기 때문에, 파리의 카페에선 돈을 내고 음료수를 마시지 않은 손님은 화장실을 쓸 수 없다. 이리하여 파리에선 노상방뇨가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 역사적인 건물들의 모퉁이마다 반원형의 철제 보호대가 설치되어 있고, 시에서 개발한 기발한 노상방뇨 방지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파리에서 노상방뇨는 생활의 일부다. 그러니 파리에 갈 요량이라면 물을 적게 마시든가 노상방뇨를 두려워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물」68p.)

2. 파리에선 아무도 줄서지 않아요
파리지앵들이 잘하는 것들 중 최고는 단연 "새치기"와 "떼밀기"다. 누구나 새치기를 하기 때문에 "레스키야주"라는 전용 어휘까지 있다. 그들은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인 다른 사람의 앞자리로 가기 위해 필사적이다. 특히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 있을 때 앞사람과 5센티 이상 공간을 남겨놓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그 틈새로 파고든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앞사람 몸에 자신의 생식기를 바싹 붙이고 서서 마구 떼민다. 이런 곳에서 십 년 가까이 살다 보니 데이비드도 남들 신경 쓰지 않고 새치기 하는 기술을 습득했고, 책에 그 비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애티튜드"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찰나라도 남들 앞자리가 당신 자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일랑 하지 마라." (「줄은 남들 서라고 있는 것」96p.) 한편, 떼밀기를 잘하는 파리지앵들을 위해 데이비드가 만든 프랑스어 신조어도 있다. 바로 부스퀼레르, 떼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파리에선 길에서 똑바로 걷다 보면 반드시 누군가와 부딪힌다. 그래서 파리에서 길을 걷는다는 건, 나를 들이받으려고 마주 오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것과 다름없다. 왜 파리에선 이렇게 사람들과 부딪히게 될까? 그 이유에 대해 데이비드는 심도 깊은 분석 끝에 3가지 가설을 내놓는다. 1. 파리에는 직선도로가 거의 없기 때문에 파리지앵들은 똑바로 걷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2. 파리 사람들이 "우리는 라틴 문화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리지앵들은 새치기, 잔돈 떼먹기, 노상방뇨 등 그들의 나쁜 습관을 변명할 때 늘 이 말을 써먹는다. 3. 파리지앵들은 너무 바빠서 자기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쨌든 저자의 결론은 이거다. 파리에 가면 파리 법을 따르라. 즉, 파리지앵들을 탓하며 투덜거릴 시간에 파리지앵들의 관습과 문화를 익혀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스퀼레르, 나를 떼미는 사람들」 159p.)

3. 불어를 몰라서 홀딱 벗었어요
데이비드가 프랑스어 때문에 실수한 사례는 정말 각양각색으로 웃긴다. "비에르주(블랙)"를 "베르주(페니스)"로 발음했다가 파티에서 망신살 뻗친 얘기, 초콜릿 숍에서 연수생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초콜릿의 이름과 그것의 맛, 그리고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한 얘기,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토끼고기 말고기 등등 고기의 종류에 따라 그것을 파는 상점의 명칭이 다 제각각이라 괴로웠던 얘기, 식료품점에 가서 "그로제유(붉은 커런트)" 달라는 말을 "그로스(똥)" 달라고 해서 주위의 경악을 산 얘기.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이것이다. 어느 날, 데이비드는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직업 때문에 무릎이 안 좋아져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체형보정용 양말"을 맞추러 전문 상점에 갔다. 중년 부인이 종이타월 두 장을 건네주며 "탈의실에 들어가 팬티까지 다 벗으세요"라고 했다. 여자들도 센 강변에서 웃통을 훌훌 벗고 일광욕을 할 만큼 알몸 드러내는 일을 개의치 않는 파리지앵들을 숱하게 보아온 그는 시키는 대로 남김없이 다 벗었다. 그리고 부인이 건네준 종이타월 두 장으로 대충 앞부분을 가린 뒤 "준비 다 됐어요"라고 했다. 부인은 커튼을 젖히고 외과의사처럼 고무장갑 낀 두 손을 내밀며 탈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녀 생의 마지막 숨이 아닌가 싶을 만큼 크게 헉, 하고 숨을 토했다. 그녀가 한 말은 "팬티만 빼고 다 벗으세요"였던 것이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아직까지도 그녀가 건네준 종이타월 두 장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한 가지를 말하는 너무 많은 방법」 188p.)

4. 비교체험 극과 극: 프랑스와 미국의 의료제도
미국인들에게는 "프랑스에서는 의사와 약속 잡기를 기다리다 죽는다"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파리에 사는 미국인들은 데이비드에게 병이 나면 미국인 병원으로 가라고 충고했다. 빵을 열심히 구운 어느 날, 데이비드는 심장마비 증세를 느꼈고, 즉시 인터넷으로 미국인 병원의 위치를 검색했다. 병원 사이트엔 "무료주차"라는 안내도 있었다. 수표책을 챙겨 들고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퇴근길 러시아워를 뚫고 도착한 미국인 병원 주차장은 무료가 아니라 수표책을 꼭 가져오라던 안내원의 말이 일리가 있을 만큼 비쌌다! 상담실로 들어온 의사는 과연 미국인이었고 둘은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동행한 프랑스인 친구는 병원 검사실 벽에 떡하고 붙어 있는 "가격표"에 몹시 놀랐다.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지만 데이비드는 엄청난 검사비용을 지불했다.
이후 다리를 수술해야 할 일이 생겼고, 미국인 데이비드는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최고"로 인정한 프랑스 의료제도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경험해보니 프랑스 의료제도는 과연 훌륭했다. 의사와의 약속은 길어야 1~2주 안에 잡을 수 있고, 아픈 사람에게 "몸 상태"보다 먼저 "보험 상태"부터 묻지도 않는다. 프랑스의 의사들은 자신이 환자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바에 근거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며, "SOS 의료 서비스"에 전화하면 밤낮 없이 1시간 이내에 달려와 처지해주며, 비용이 10유로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의료제도에도 단점은 있었으니, 구강 이외의 기관으로 투여하는 약을 자주 처방하기 때문에 감기약을 사도 "좌약"이 나온다는 점과 DIY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갈 때 환자가 준비해야 하는 물품으로는 "붕대, 반창고, 진통제, 소독약, 거즈" 등등이 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에 환자는 피하주사기와 주사기 사용안내서를 받게 된다. 즉, 주사 놓기도 셀프인 것이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자신의 치과의사가 10분의 의료상담 후 세 시간은 너끈히 오베르뉴 치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프랑스 의료제도의 편에 서기로 했다.(「내 몸에 주사 놓기」 138p.)

5. 죽어도 좋아, 프랑스 치즈와 초콜릿
데이비드의 관찰에 따르면 파리지앵들은 새치기 선수고, 잔돈은 무조건 떼먹고, 점원들은 물건 파는 걸 엄청 귀찮아한다. 인도 곳곳엔 걸레가 똬리를 틀고 있고, 개똥 천지고, 하루에 두 번씩 시위가 벌어진다. 그래도 파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세계 최고의 치즈와 초콜릿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전직 페이스트리 셰프이자 현직 요리 연구가인 데이비드가 프랑스 사람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이기적인 파리지앵에 시달리고 이해난망의 프랑스식 모순들에 좌충우돌하면서도 파리에 적응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파리의 치즈 숍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으며, 주인장들은 "상품"이 아니라 "치즈"를 파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시식용 치즈 샘플을 주지 않는 이유는 불친절해서가 아니라, "어떤 음식이고 어떤 상황인가"에 따라 딱 알맞은 치즈를 추천해주는 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믿으면 결코 실패할 일이 없다. (「치즈가 좋아」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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