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앞발, 사랑은 뒷발.”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항상 토끼와 함께’ 작업하는 화가 김한나,
365일 365장의 토끼 그림으로 토끼 일력을 완성하다!
1.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출판사 난다에서 아티스트 일력 프로젝트를 선보입니다. 그간 난다는 국내외 작가들의 글에 국내외 화가들의 그림을 읽을거리와 볼거리의 협업 속에 한 권의 책으로 맞춤하여 종종 여러분들에게 선보여왔지요. “깊이 있는 이야기의 감각적 무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신봉한 연유도 있었겠지만요, 그간 난다의 안팎은 글만큼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에워싸주신 것도 맞는 듯해요. 그렇지요. 맞지요. 본다는 일의 동작을 살폈을 때 글과 그림의 정신적인 것에 있어서도 그저 좋음이란 휨의 태도가 우선하겠지요. 하여 난다가 책의 표지나 본문 속 그림을 통해 만나온 작가는 꽤 많지요. 박서보, 변웅필, 이현우, 채지민, 김찬송, 김한나, 민병헌, 이우성, 김선두, 이목을, 신소영, 노석미, 이정웅, 김수강, 송은영, 박성수, 조성흠, 이연미, 이인, 김성호, 김란, 하이경, 황선태, 윤종석, 이효연, 박현웅, 임옥상, 정정엽, 조셉 로루소, 기드온 루빈, 팀 아이텔, 앤드루 와이어스, 에바 알머슨, 솔 스타인버그, 빌헬름 사스날, 라울 뒤피, 마크 로스코, 오딜롱 르동, 펠릭스 발로통 등등 일일이 떠올려 열거하기에도 다소 가물가물함이 있는데요, 하여 4년 전부터 매년 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로 아티스트 다이어리를 비매품으로 제작해 여러분의 일상 속 매일같이 그림이 스미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난다의 책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과 나눠오기도 했지요. (난다 아티스트 다이어리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 노석미 작가를 필두로 2021년 홍인숙 작가, 2022년 김한나 작가, 2023년에는 김찬송 작가) 그리고 2023년을 직전에 둔 2022년 12월에 또 하나의 프로젝트로 난다 아티스트 일력을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2.
토끼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있지요. ‘토끼와 한나’로 활동하는 화가 김한나인데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 적 있습니다. “2003년 여름방학 때 토끼를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토끼가 되고 싶었어요. 정말 간절하게 바랐는데 토끼는 안 되고 토끼가 내 눈앞에 딱 나타났습니다. 그때부터 함께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웃긴 기쁨을 발견하는 한나와 토끼가 되고 싶습니다. 갈 길이 멉니다.”
20년 전에 우연히 마주한 토끼, 그 토끼와 20년 동안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다닌 김한나 작가. 그간 한나와 토끼가 등장하는 그의 무수히 많은 작품들을 아마 여러분들도 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번 난다와의 프로젝트를 위해 김한나 작가는 꼬박 365장의 작품을 새로 그려야 했답니다. 2023년 1년 열두 달 365일을 그림으로, 특유의 손글씨 메시지로 그려내기 위해 그는 미리 그날들을 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이 작업을 위해 물감을 풀어 종이에 번지게 한 365장의 순간마다 작가는 토끼와 한나를 만나게 될 모든 이들의 행복을 간절히 빌었다고 해요. 흔히 기복이라고 하지요. 복을 빎. 두 손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동작을 넘어서 두 손을 종이에 갖다 댈 적에 절로 스미는 마음 같은 거요, 그 온도의 뜨거움 같은 거요, 그 하루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할 적에 나날이 새날을 맞는 우리는 얼마나 안도가 될까요, 그리하여 얼마나 설렐까요.
한 장씩 위로 넘겨 그림을 볼 때마다 웃음을 짓게 되어요. 한 장씩 가볍게 뜯어 글씨에 담긴 메시지를 읽을 때마다 힘을 얻게 되고요. 새 하루를 맞을 때마다 새 토끼를 만나게 되는 설렘, 우리의 심장이 콩닥거릴 때 우리의 토끼는 깡총할 것이라는 믿음, 이 둘의 연대야말로 ‘친구’라는 말의 정의겠지요. 그래요. 그렇게 <365 토끼와 한나 일력>을 우리들 저마다의 친구로 삼아두면 어떨까요. 어려울 적에는 동지로, 괴로울 적에는 부적으로, 삶에 있어 그 역할을 행하는 이가 친구라 할 적에 일상에 있어 이 일력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보기에 참 좋았어라”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본 <365 토끼와 한나 일력>은 다음의 설명서를 참고하여 사용해주시면 그 재미가 더욱 쏠쏠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고 어디로 튀어갈지 모르는 토끼의 스타일상 제멋대로 자유자재로 이 일력을 사용하시라 하는 말을 당근처럼 툭 던지고 ‘토끼는’ 토끼일 것도 같습니다만 뭐 2023년 출판사 난다가 맹신하려 하는 말이 또한 귀여움이기도 하니까요. 결국 귀여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난다는 2023년에도 모양이나 행동이 앙증맞고 곱살스러운 책들로 여러분들을 찾아뵈려 합니다. 정겹게 여겨주시고 예쁘다 해주실 책이라면 아마도 이 일력 속 그림들처럼 그 정신에 있어서 순정함을 최우선의 기저로 삼고 있겠지요. 비유컨대 언제나 어린이에게서 어린이에게로 시작되고 뻗어 있어야 할 그 이성과 감성의 촉수가 무뎌지지 않고 부러지지 않을 수 있게 책에 있어 예민함과 섬세함을 다치지 않는 난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365 토끼와 한나 일력 안내서
① 일력을 감싼 띠지 뒷면은 김한나 화가의 친필 사인 스티커로 마무리하였습니다.
② 풀을 위로 붙인 제본 형식으로 한 장씩 가볍게 떨어집니다. 절취선이 없어 뗀 그대로 365장의 그림이 온전히 유지됩니다.
③ 각종 기념일, 특별한 시즌,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들의 생일에 어떤 그림이 채워져 있는지 넘겨보는 재미 가운데 그 뒷면을 엽서처럼 카드처럼 사용해도 좋은 눈이 편한 종이로 제작했습니다.
④ 만듦새에 있어 종이 외에 그 어떤 부자재도 사용하지 않음으로 종이 종합 선물 세트를 완성했습니다. 두툼한 합지를 일력 장인이 수작업으로 덧대어 견고한 일력 거치대를 완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