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표현되어지지 않은 인간 존재의 답답함을 무한한 우주공간에서 폭발시키는 작가_박완서
다른 별에서 써가지고 온 것 같은 서사의 신선함_신경숙
독창적이고 참신하다. 전혀 새로운 감각의 작가_윤대녕
너, 어느 별에서 왔니??
■ 새롭다
「1」지금까지 있은 적이 없다.
「2」전과 달리 생생하고 산뜻하게 느껴지는 맛이 있다.
「3」((일부 시간이나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주어로 하여)) 매우 절실하게 필요하거나 아쉽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새롭다’는 형용사에는 위와 같은 뜻들이 들어 있다. 배명훈의 소설은 그렇다면, 전혀 “새롭다”.
2009년 연작소설집 『타워』를 선보이며, (상투적인 표현 그대로) ‘혜성같이’ 등장한 작가의 글쓰기는, 지금까지 그 어떤 작가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이었고, 생생하고 산뜻했으며, 그만큼 그동안 우리에게 매우 절실하고 아쉬웠던 어떤 것이었다.
작가가 보여주는 기발한 상상력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문체는 발랄하고 흡입력 있으며,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 사이사이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이 (유머러스하게) 던져지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을 숨기지 않는다.
“그게 뭔데요?”
“신이요. 이건 신이 될 겁니다.”
“신을 만들겠다는 겁니까?”
“물론 아무나 만질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일 높은 선반 위에 올려둘 거거든요. 쉽게 올라갈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 간절히 원한다면 결국은 닿을 수 있게 해야겠죠.”
_『신의 궤도』 중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신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신은 늘 가까이에서 행성 주위를 공전하시지만, 그 크기가 너무나 작으셔서 세상 어떤 성전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도 감히 그 모습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 신앙이 신앙으로 남아 있는 것은 신께서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기 때문이었다. 신은 그렇게 언제나 모습을 감추고 계셨다. 그래서 수도자들의 목표는 언제나 신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었다.
_『신의 궤도』 중에서
그의 소설엔 경계가 없다. 상상력의 경계가 없고 표현의 경계가 없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공간의 경계가 없고, 인물과 캐릭터와 사물과 사상의 경계가 없다. 아무나 건드릴 수 없도록 제일 높은 선반 위에 올려진 ‘신’, 너무 작아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신’이라니.
그의 이런 경계 없는 상상력이 황당무계하기만한 것이 아니라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오래 고민하고 질문을 던진 데서 비롯한 어떤 통찰이 그 뒷받침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작가는 자신을 작품을 두고, 결국은 “우리 사는 세상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다. 그와 그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이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배명훈의 첫 장편소설 『신의 궤도』는, 이러한 인간 존재 혹은 세상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며 ‘세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연구한 그가 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무한대로 뻗어나간다. 과연 이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이미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배명훈이 창조해낸 이 근미래 우주 개척사, 행성 전쟁사,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의지로 부딪히는 인간들의 드라마는,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도 섬세함과 정교함을 잃지 않고 있어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이 흥미롭고도 환상적인 이야기의 구조물 안에 배명훈만의 독특한 ‘신학’과 ‘존재론’과 ‘욕망의 이론’의 밑그림 또한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다시 한번 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삶’에 대해 진실해지거나, ‘현실 너머의 것’을 창조하거나. 성공적인 소설은 둘 중 하나의 조건을 만족시키지만, 뛰어난 소설은 둘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배명훈의 소설이 후자라는 데 내기를 걸겠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타워』처럼 아이디어는 경이로우며,『안녕, 인공존재』처럼 인물들은 마냥 사랑스럽고, 재빠르게 넘어가는 『신의 궤도』는 도무지 지루해질 줄 모릅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면 상상력을 관장한다고 하는 뇌의 전두엽마저 떨게 만듭니다. 모험 음모 갈등 배신 믿음 화해 사랑 혁명 낭만 형이상학 그리고 빨간색 삼엽기가 가로지르는 하늘까지『신의 궤도』는 정말 모든 것이 들어 있는 종합선물세트입니다. 한국의 진정한 SF작가 배명훈은 이른바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이라는, 수만 광년 떨어진 두 행성의 오랜 적대와 몰이해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행성연합을 이룩해 낼 우주문학의 유능한 외교관입니다. 배명훈 소설이 앞으로도 두 행성 간의 실시간 번역과 소통을 훌륭히 담당하길 바랄 뿐입니다. _복도훈(문학평론가)
그쯤 되자 이 이야기는, 내가 잘만 표현해낸다면 도저히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들어갔으니 적어도 나에게만은 도저히 재미없을 수 없는 이야기가 돼버린 것이다._‘작가의 말’에서
2130년, 저 멀고먼 우주의 한구석에 창조될 휴양행성 ‘나니예’를 향해 출항한 백색 우주선 바이카스 타뮤론. 그 멋지고 우아한 기체의 당직 역사학자 ‘히스토리오그라피아 타뮤로니안’은 그에게 프로그래밍된 인공인격으로 인해 이 우주가 너무 지루하기만 하다. 중앙통제장치인 ‘타뮤론 프리마’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강직하고 인내심 많은 우주선의 진짜 책임자인 그는 도무지 요지부동이다. 어느 날, 완벽해 보이던 바이카스 타뮤론의 보안체계에 이상이 발생하고, 중앙통제장치인 타뮤론 프리마도 응답을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냉동상태로 운반되던 이십만 명의 인간들이 잠에서 깨어나게 되고, 식량 부족으로 인해 인간들 간의 대살육이 이어지게 된다.
한편 나니예에선 행성관리사무소와 남반구에 기반을 둔 혁명세력인 지난의 군대가 전면전으로 치닫는다. 나니예의 탄생의 비밀과 앞으로의 존망이 걸린 그 전쟁의 한가운데, 은경과 바클라바를 닮은 천문교 수도사 나물이 얽혀 있다. 나물의 궤도이론을 이용하여 나니예를 빠져나가려는 은경과 그런 은경에게 복잡한 감정을 품게 된 나물. 행성을 파괴하려는 ‘경라기금’의 파괴무기에 대항하여 그들은 나니예 행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실체적인 신을 깨우기 위해 노력한다.
★ 배명훈 | 서울대 외교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공모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가 있다. 2010년 단편소설 「안녕, 인공존재!」로 제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 값 | 각권 12,000원
* 초판 발행 | 2011년 8월 24일
* 145×210 | 각권 328쪽
* ISBN 1권 | 978-89-546-1573-0 04810
2권 | 978-89-546-1572-3 04810
세트 | 978-89-546-15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