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설레는 브루클린에 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뉴욕’ 하면, 허드슨 강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 화려하게 차려 입은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캐리와 그녀의 친구들이 살던 맨해튼 같은 곳만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 뉴욕에서 가장 힙한 동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마피아나 갱 영화의 배경인 탓에 우리에게 조금은 위험한 곳으로 알려진 ‘브루클린’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유롭고 여유가 넘치는 도시, 이민자들이 오랜 시간 모여 살았기 때문인지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 골목골목마다 오랜 역사가 넘쳐흐르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루클린은 맨해튼과는 또 다른 뉴욕의 매력을 뽐내며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나의 작은 브루클린』은 바로 이곳, 브루클린의 매력에 담뿍 빠진 지은이가 전하는 브루클린에서의 설레는 하루하루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국인 남편과 결혼 후, 마음속으로 오랫동안 동경해왔던 도시 브루클린에 살게 된 지은이는 브루클린의 매력에 빠져 본인만의 특별한 일상을 가꾸어 나간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했던가? 지은이는 브루클린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 실제로 그곳에 살게 된 후에 오히려 실망하게 될까 봐 마음 한편으로는 염려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걱정과는 반대로, 매번 대문을 열고 나설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늘 새롭고 흥미로운 모습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시 브루클린을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작은 브루클린』이 드라마틱하거나 배꼽 잡고 웃을 만큼 크게 즐거운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브루클린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 프로젝트를 구경하고, 주말 아침 그린 마켓에서 신선한 채소와 싱그러운 과일을 사고, 튼튼한 헬멧과 편안한 플랫슈즈로 무장하고 자전거로 출근하는 등 조금은 사소하지만 애정 넘치는 눈으로 도시를 관찰하며 보고 느낀 지은이의 의미 있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소한 이야기들은 하지만 그 어떤 강하고 큰 이야기만큼이나 매력적이어서, 지은이가 차근차근 들려주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그동안 마음속으로 비밀스럽게 간직해 왔던 브루클린에 대한 커다란 기대감이 실제로 이곳에 살게 된 후에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릴까 봐 마음 한구석으로는 염려를 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이 마냥 좋기만 하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는 브루클린에 대한 나의 일방적인 애정이 언제까지 깊어지기만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도 나는 오랫동안 브루클린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본문에서
사소한 변화로 일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다
“이곳은 즐길거리가 넘쳐나서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받아야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아.”
지은이는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방문했던 친구의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해한다. 그러곤, 굳이 따로 돈 들이지 않고도 보고 느끼고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곳이 바로 ‘브루클린’이고, 또 브루클린이 아니더라도 사소한 변화로 삶을 더 아름답게 가꿔나갈 수 있다고 두 손을 힘차게 내젓는다.
『나의 작은 브루클린』은 브루클린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사소한 변화를 통해 일상을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는 지은이의 작은 삶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현지인에겐 발음도 어려운 한국인 ‘정재은’으로 살아가며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고 마음을 지켜가는 삶의 작은 비결, 11월에 먼저 다이어리를 만들어서 남들보다 새해를 일찍 시작하고 12월 한 달을 축제처럼 하루하루 즐기며 살아가는 작은 방법,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만큼이나 나이가 많은 낡고 오래된 집에서 현대식으로 지은 고급 맨션에서보다 더 행복하게 일상을 꾸려가는 작은 비밀 등, 알고 나면 별것 아니지만 먼저 깨닫고 실천하기 어려운, 지은이만의 삶을 마주하는 긍정적인 태도들을 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레스토랑이 즐비한 뉴욕에 살면서도 신나게 ‘레스토랑 기행’을 즐기기보다는 홈메이드 요리의 즐거움으로 일상을 채워가는 지은이는, 일상 속 소소한 에피소드와 함께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발한 레시피를 소개한다. 또 느리지만 특별한 매력이 있는 핸드메이드 소품에 대한 이야기와 간단한 만들기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줘 독자들 또한 작고 아름다운 일상을 꾸려나갈 것을 권하고 독려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일상 속의 작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합은 어떤 것보다 크다. 책을 통해 브루클린이라는 자유롭고 예술적인 도시를 만나고, 지은이의 특별한 시선을 통해 본 소소하고 재미있는 일상과 함께 레시피와 소품 만드는 법까지 익혀보자. 그리고 햇빛 좋은 봄날, 브루클린의 작은 골목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지은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브루클린에 대한 잔잔한 동경과 더불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브루클린은 아닐지라도 삶을 마주하는 시각의 작은 차이들이 얼마나 일상을 아름답게 바꾸어 줄 수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 각 장의 내용
1장 「설레는 브루클린에 살다」에서는 브루클린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여러 가지 즐거움을 담고 있다. 주말이면 늘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과 문화 예술 프로젝트, 도시 곳곳에 숨겨져 있는 특별한 패턴, 각양각색의 표정을 하고 있는 문패의 숫자들, 복잡한 맨해튼과는 달리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릴 수 있는 브루클린의 출근 풍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지은이의 브루클린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2장 「소소한 일상을 요리하다」에서는 음식과 음식 만들기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지은이만의 레시피를 알려준다. 매일 다른 종류의 레스토랑에 가도 모자랄 정도로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는 도시에 살면서도 홈메이드 요리를 즐기는 지은이의 요리에 대한 애정과 요리보다 더 재미있는 요리책이야기, 평소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찾아 떠나는 맛 기행 등 다양한 음식과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3장 「느리게 사는 삶의 즐거움을 알다」에서는 소소하고 특별한 지은이의 삶의 방식을 이야기한다. 텔레비전이 없는 집에 살아가는 이유와 새것보다 낡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취향, 사소한 일에도 서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의 소중함 등 작지만 의미 있는 일상에 대해 다루고 있다.
4장 「하루하루의 특별함을 만들다」에서는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만 큰 변화와 효과가 있는 소품 만들기를 알려준다. 티슈로 만든 꽃으로 선물을 포장하고 주변을 장식하는 법, 직접 키운 허브로 음식 만들기, 모아놓은 엽서나 그림, 사진으로 나만의 아트 월을 꾸미는 방법 등을 지은이의 소소한 에피소드와 함께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