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7시 클래식 FM을 통해 우리의 아침을 깨워주던 KBS 아나운서 위서현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음식을 좋아하고, 심리상담학을 전공한 저자가 음식을 매개로 일상에서 만난 깨달음, 음식이 주는 따뜻한 위로,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방법,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치유를 말한다.
사람에게 지치고, 세상살이에 고단해질 때면 그 어떤 말보다 한 그릇의 음식이 진하고 깊게 마음을 치유해줄 때가 있다. 여행에서, 혹은 일상 속에서 만난 음식과 음식이 이어준 인연들을 통해 지친 삶이 어떻게 위로받고, 치유되며, 새로운 희망을 얻을 수 있는지를 들려준다.
현대인들, 특히 꿈을 잃고, 삶의 지표를 잃어 세상에 도전하기 힘겨워하는 젊은이들이 든든한 위로를 받고, 그들 스스로 내면의 힘을 발견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음식을 소재로 하여 마음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내면서도, 글 속에서 인생의 전환점과 계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성찰의 기회를 마련하는 이 책에는 지은이의 전공분야인 ‘상담’이 잘 녹아 있다.
지은이의 ‘상담’은 자신의 내면을 향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이야기만을 풀어놓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음식을 통해, 삶의 힘겨움과 고통을 대면하고 그 순간을 겪어야만 하는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 과정에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동참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그것은 지은이가 ‘음식’이라는 친근한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며, 조곤조곤한 말투로 친절하게 마음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위서현의 소울푸드와 당신의 소울푸드
지은이는 상담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만나고, 이해하고, 공감하라’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 어떤 이론이나 심리상담 기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살아 있는 만남에서는 절로 치유와 성장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지은이의 말처럼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곳, 즉 소울푸드를 찾아내 독자와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내 문제는 이것이고, 당신의 문제는 이것이니 이제부터 해결해보자는 방식이 아닌, 먼저 공감의 지점을 살며시 꺼내든다. 당신과 나의 소울푸드가 일치하는 그곳에서 마음이 열린다.
지은이가 내놓은 음식들은 모두 일상적으로 우리가 매일 먹는 것들이기에 더욱 정겹다. 엄마라는 이름의 미역국, 쌀쌀한 날의 단팥죽, 유명 맛집의 칼국수, 제주의 고기국수, 포장마차 떡볶이, 포슬포슬한 손두부, 매콤한 비빔국수, 김치찌개 그리고 햄버거까지.
이 책의 묘미는 지은이의 소울푸드와 독자의 소울푸드를 맞춰보는 데에도 있다. 그녀의 음식에 마음이 열린다면, 그 다음은 그녀처럼 한단계 한단계 마음의 성장을 느낄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