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이 110권을 돌파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은 범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고전에 대한 상식을 존중하면서도 지난 반세기 동안 일어난 정전의 변동을 고려해, 오랜 동안 불멸의 명작으로 인정받아온 작품들과 동시대 세계의 중요한 정치‧문화적 실천에 영감을 준 새로운 작품들을 두루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렇게 엄선된 작품과 충실하고도 시대에 걸맞은 번역, 세련된 디자인으로 21세기형 정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문학동네는 우리 작가들이 직접 골라 읽고 쓰는 세계문학 이야기를 듣고자,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을 기획,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mhdn)를 통해 2년여간(2011년 5월~2013년 9월) 연재해왔다.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은 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동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과 함께한 작가들은 모두 102명. 황석영‧성석제‧김영하‧김연수‧박민규‧천명관‧김애란 등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들부터 황정은‧이영훈‧손보미 등 떠오르는 젊은 작가들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소설가를 비롯해 시인 허수경‧이병률, 문학평론가 서영채‧황종연, 사회학자 김홍중‧정수복, ‘로쟈’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서평가 이현우, CBS 라디오 PD 정혜윤, 싱어송라이터 루시드 폴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필자들이 참여했다.
다양한 필자들이 참여한 만큼, 깊이 있는 비평과 에세이에서부터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짧은 소설, 등장인물에게 보내는 편지, 작품 구절을 따서 지은 시(詩) 등, 글의 형식 또한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며, 각 필자가 어떤 작품을 골랐는지를 살펴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감각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소설가 백영옥은 고전 중의 고전이랄 수 있는 『안나 카레니나』를, 가만가만 내면을 응시하는 소설가 이혜경은 『위대한 개츠비』를, 슬픔을 감싸안는 긍정의 이미지가 돋보이는 소설가 정한아는 격정적인 텍스트 『피아노 치는 여자』를 선택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고독한 개인의 삶에 생기는 미세한 균열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가 편혜영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의 박민규는 미국문학의 전통인 『톰 소여의 모험』을, 일상적이고도 섬세한 감성의 가사가 돋보이는 싱어송라이터 루시드 폴은 톨스토이의 『부활』을 골랐다.
이 책에는 ‘나의 읽기’를 풍요롭게 하고 또 다채롭게 하는 ‘당신의 읽기’가 담겨 있다. 독자들은 작가들이 미리 읽어주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세계문학사의 하늘에 떠 있는 빛나는 별들을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이 책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의 모토이기도 한 ‘시대를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상상의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며, 더불어 왜 책(고전)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글의 끝에는 해당 작품과 원작자 소개를 덧붙였다.
● ‘한국 작가가 읽어주는 세계문학’은 네이버캐스트 > 오늘의 문학 > 세계문학의 고전 코너에 게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