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날아가서 작성한
충격과 실감의 르포르타주
수수께끼의 나라 소말릴란드가 그 비밀을 드러낸다
- - 수상 내역 - -
★제35회 고단샤講談社 논픽션상 수상! (2013)
“혼신의 힘을 기울인 걸작.”
★서점원대상 수상(논픽션 부문, 『주간 문춘』 주최)
★ 제3회 산과탐험문학상 수상
第3回 梅棹忠夫(우메사오 다다오)·山と探検文学賞 受賞
★R-40 서점원 대상
40세 이상 베테랑 서점원들이 뽑은 올해의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책 논픽션, 에세이 부문 1위(2013)
★올해 최고의 책(『다카포』)
- - 언론 추천 - -
거짓말 같은 현실이 드러날 때마다 놀라워 어리둥절하고, 때론 웃고, 엄청난 페이지수도 신경 쓰이지 않은 채 죽죽 읽힌다. 기존의 상식이나 내전의 비참함에 질질 끌려 다니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소말리를 알고자 하는 저자의 시점에 속이 시원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_ 『아사히신문』
현지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며 이야기를 듣는 취재 수법이 압권이다. 모험 활극에 가슴이 설레면서 읽은 후, ‘국가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한 권이다._『산케이신문』
상당히 두꺼운 책인데도 인상은 밝고, 문장은 경쾌하다. 여기저기가 발랄한 느낌마저 든다. _ 『니혼게이자이신문』
“단조로워 죽겠네” “무슨 재미있는 일 없을까”라고, 무심코 이런 말을 내뱉으며, 얼렁뚱땅 시간을 때우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_ 서평지 『다빈치뉴스』
내분이 끊이지 않는 지역에서 민주주의를 성립시킨 나라가 있다. 그 이름은 소말릴란드. 국제사회로부터 나라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곳’에 숨어 있는 수수께끼를 찾아 현지로!
‘붕괴국가’ 소말리아에서 기적적으로 평화를 달성하고 있다는 수수께끼의 독립국 소말릴란드. 그곳은 ‘북두의 권北斗の拳’인가, ‘원피스ONE PIECE’인가. 아니면 지상의 ‘(천공의 성) 라퓨타’인가.
진상 확인 차,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에 뛰어들었다. 각성식물에 흥분하고, 해적으로 어림 받고, 이슬람 과격파의 타켓이 되면서…… 현대의 비경을 찾는 충격의 르포르타주.
책 소개
변경을 여행하는 논픽션 작가의 충격 르포 ‘소말리아’라는 카피를 접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우선은 “무정부 상태의 나라”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나쁜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게 당연하다. 간혹 외신으로 들려오는 뉴스도 늘 최고 수준의 위험이며, 소개되는 지도는 전역이 새빨갛게 칠해져 있다. 우리에겐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악명 높은 소말리 해적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소말리아에 ‘민주주의 독립국가’가 있다고 한다. 그 이름도 ‘소말릴란드’다.
『수수께끼의 독립국가 소말릴란드』의 저자인 다카노 히데유키는,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그것을 재미나게 쓴다”를 모토로 삼는 논픽션 작가다. 와세다대 탐험부 출신의, 신념이 굳건한 탐험가인 그는 이 소말릴란드 르포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북두의 권에서 높이 솟아오른 천공의 성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라는 애니메이션을 아는가?” 분쟁지대의 한가운데 있는 수수께끼의 평화국가를 저자는 ‘라퓨타’에 비유한다. 그러나 소말릴란드는 국제사회에선 국가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거대화된 무장 세력이 국가인 척하고 있을 뿐이라는 인식도 뿌리 깊기 때문에 수수께끼는 더욱더 깊어진다.
도대체 어떤 장소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수수께끼는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소말릴란드가 속해 있는 소말리아라는 땅덩어리에는 또한 해적이 발호하는 리얼 ‘원피스ONE PIECE’인 독립정부 푼틀란드, 이슬람 과격파 과도정부 무장 세력이 패권 다툼을 벌이는 리얼 ‘북두의 권’인 남부 소말리아가 있다는 것이다.
“소말릴란드란 어떤 곳일까, 평화국가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왜일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저자는 세 지역에 뛰어든다.
그런데 이 책은 살벌한 지역을 다닌 기록이면서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흥미진진함과 웃음을 자아낸다. 저자가 고집하는 것은 현지의 ‘실감’이다. 선진국 여러 나라에 휘둘린 불쌍한 빈곤국―그런 이미지를, 저자의 ‘실감’이 뒤집고 만다.
붕괴된 유적지 같은 거리일 줄 알았는데, 마치 시장바닥처럼 활기찬 거리가 계속된다. 사람들은 가난에 찌든 듯하면서도 뜻밖에 깨끗하고 용모 단정한 데다 생기발랄하다.
정부 욕을 해도 체포하지 않는다
현지 방문 결과, 소말릴란드는 독자적으로 내전을 종식시키고, 복수정당제와 보통선거에 의한 민주주의 국가를 실현하한 데다, 20년 가까이 그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난다. 주요 산업도 없고 거리는 가난하지만, 복작복작한 도시가 세워져 있고, 끼니로 고생하는 일은 없다.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도 없다. 휴대전화도 보급되어 있다. 학교도 있고, 해외 수입품도 들어온다. 정부 욕을 한다고 곧바로 체포되는 일도 없다. 확실히 평범하게 살고 있다. 단지, 해외로 디아스포라한 소말리인들의 송금으로 재정이 돌아간다는 점이 특색이다. 일본대사관도 없고 비자도 받지 못하는데, 송금은 금세 가능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실현됐을까? 소말릴란드행을 결정한 시점엔 정보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던 저자이지만, 일본과 현지에 사는 소말리인의 소개로 인맥을 부쩍부쩍 늘리며, 온몸으로 그 수수께끼에 도전해간다.
20대 여성이 방송국 지국장인 이슬람 국가
통상적인 매스컴이라면, 투어 업자를 개입시켜 안전한 취재 환경부터 만들겠지만, 독립군 같은 저자는 가장 위험한 도시 모가디슈조차 현지의 연줄로 조달한 안내인과 4명의 호위만 받으며 뛰어든다. 한편 인접한 남부 소말리아를 걸으면, 유엔이 인정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정부 상태인 데다 분쟁 중이다. 해적이 발호하는 푼틀란드엔 가르무도그라는 ‘자칭’ 국가까지 난립해 마치 전국시대 같다. 호위병 없이는 한 걸음도 외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도 모가디슈 방송국은 20대 젊은 여자인 함디가 지국장이 되어, 연상의 남자들과 현장을 누빈다. 같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소말릴란드는 이렇게 다르다.
상처를 다스리고 봉합하는 그들의 방식
이 책은 소말릴란드가 평화로운 이유, 푼틀란드에서 해적이 발호하고 있는 이유, 남부 소말리아에서 전란이 종결되지 못하는 이유를 소말리 특유의 전통과 연결하면서 풀어간다. 가령 유목민으로서 예부터 싸움에 익숙했던 이들은, 화해를 할 때 ‘어느 쪽이 먼저 손을 썼는지’와 원인을 따지지 않는다. 초점을 ‘얼마만큼의 피해가 발생했는가’로 좁혀, 사람 한 명을 죽이면 백 마리의 낙타를 유족에게 내미는 것과 같은 정산 방법을 전통적으로 취해왔다.
그러나 역시 소말릴란드의 내전 피해는 워낙 커서 낙타로는 계산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뭘 내놓으면서 해결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전통을 살린 방식을 그대로 흉내 낼 수는 없다 하더라도, ‘서양식 평화와 민주주의가 절대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구나’라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 전통이야말로 일반 보도나 논문에 나오지 않는 것이니. 이 책은 쥐도 새도 모르게 생명이 위협에 처할 것을 무릅쓰고 떠난 모험의 선물인 것이다.
유머러스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흡입력
이 책의 묘미는 소말리아의 ‘실감’을 접하는 것만이 아니다. 저자는 적자 위기에 처하면서도 수수께끼에 도전하고, 전혀 모르는 문화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가끔 속아 넘어가면서도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가운데 현지 생활에 익숙해진다. 수수께끼를 풀 뿐만 아니라, 소말릴란드, 푼틀란드, 남부 소말리아에서의 사건과 감정이 때론 유머러스하게, 때론 진지하게 그려지고 있어 이야기의 흡입력이 뛰어나다.
가령 현지에서 정보 수집의 열쇠가 되는 것은 환각식물인 카트를 씹는 이른바 ‘카트 연회’다. 카트 작용에 의한 고양감, 고속으로 주고받는 소말리어가 헤치고 들어가는 긴장감, 서로가 숨김없이 본심을 털어놓는 분위기. 그런 정경이 현장감 있게 전해질 뿐만 아니라, ‘환각식물 카트 상용화’에 푹 빠져버리다 유감스럽게도 컨디션 불량에 걸린 것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웃음도 자아내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무시가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역설
한마디로 이 책은 기아, 무질서, 빈곤의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킨다. 내전으로 무정부 상태가 된 붕괴국가(소말리아)의 한 모퉁이에 수십 년 동안 평화를 유지해, 여행자가 허리에 칼을 차고 걸어다녀도 아무런 걱정 없는 평화스런 국가로 존재하는 소말릴란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건전한 기능을 하는 복수정당제가 있고, 보통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며, 씨족들의 합의로 지방자치는 원만히 유지되고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소말릴란드는 돈이 되는 게 없으므로 자원도 산업도 없고, 이권도 없는 까닭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국제사회가 무시하는 까닭에 평화와 민주주의 실현이 가능했다.” 국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므로 IMF 등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역설, 그러니 인플레이션도 없다. 이것이 바로 소말릴란드다. 평화롭게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외적 요인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과격 이슬람주의 알카에다를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비이슬람 국가로서 이슬람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제는 국제사회의 ‘인정’과 ‘투자’ 필요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국제사회에 제언한다, 소말릴란드를 인정해줄 것을. 독립국가로 인정하기 어려우면 ‘안전한 장소’로만 인정해줘도 된다. 실제로 테러와 전투가 나날이 계속돼 매년 사망자가 수백 명 또는 천 명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타이와 미얀마보다 소말릴란드의 안전도는 훨씬 높다. 소말릴란드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면 기술 유입과 자금 원조가 이뤄져 투자와 사업, 자원 개발도 활발해질 것이다. 유엔과 다른 구호단체 직원이 체류해도 안전할 뿐 아니라 돈도 들지 않는다. 어쨌든 소말릴란드는 구소말리아권에서 ‘문제’가 곧 산업이 되지 않는 드문 지역이다. 이는 소말리 사회에 명확한 메시지가 된다.
“평화롭고 치안도 좋으면 돈이 떨어진다.”
이해타산에 민감한 소말리인에게 이렇게 효과적인 메시지는 없다. 해적을 퇴치하는 방법으로도 가장 효과가 있을 것이다. 푼틀란드 정부도 해적에게서 나오는 돈보다 국제사회에서 치안과 평화를 교환해 얻을 수 있는 돈이 많으면 재빨리 해적을 없앨 게 분명하다. 푼틀란드 정부는 그만큼의 능력도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 남부 소말리아도 마찬가지다. 국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남부 소말리아에, 일본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막대한 경제적·인적 지원을 계속해왔지만, 내전은 멈추지 않는다. 전쟁 등으로 돈을 버는 행위는 폭력과 무질서를 촉진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게 된다. 지금 소말릴란드는 평화롭고 돈이 없다. 그래서 남부 소말리아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고 있지만, 평화로우면서도 돈이 벌리면 그들도 눈빛이 바뀔 것이다. 소말릴란드를 지원하는 것이 소말리 사회 전체를 지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저자는 소말릴란드에 지원과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소말리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싶진 않다고 선을 긋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미지세계에 대한 탐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