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테사 모시페그, 영미 문학계의 괴물 유망주에서 독보적인 실력가로
『아일린』 『내 휴식과 이완의 해』에 이은 세번째 장편 최신작
『그녀 손안의 죽음』에서 주인공 72세 베스타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유일한 가족인 반려견 찰리를 데리고 자작나무 숲이 울창한 외딴 지역의 오두막집으로 이사한다. 어느 날 찰리와 산책하던 중 매일 다니는 숲길에서 쪽지를 한 장 발견하면서 느긋했던 노년의 일상이 격하게 박동하는 미스터리 속으로 흘러간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마그다였다.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나는 아니다. 여기 그녀의 시신이 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시신은 없었다. 핏자국도, 나뭇가지에 걸린 머리카락 따위도 없었다.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일 수 있었지만, 사유지나 다름없는 깊은 숲속까지 들어와 누가 이런 일을 벌인단 말인가. 쪽지를 들고 경찰서에 가봤자 노망난 할머니라는 소리를 들을 게 뻔했다. 결국 베스타는 그 쪽지를 손에 쥐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간다. 별일 아닐 거라고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지만 이미 머릿속으로는 이 미스터리한 사건의 추리 지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마그다의 시신은 어디에 있을까, 그녀는 정말 살해당한 걸까? 손안에 쥔 쪽지 하나로 베스타는 어떤 진실에 가닿을 수 있을까?
마거릿 애트우드와 조이스 캐럴 오츠가 호평하고, 권여선과 김하나 등 여성 작가들에게 특히 주목받은 오테사 모시페그가 최신 장편 『그녀 손안의 죽음』으로 돌아와 한층 깊어지고 집약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모시페그는 첫 장편소설 『아일린』(2015)으로 펜/헤밍웨이상(2016)을 받고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십 년 주기로 발표되는 <그랜타> 미국 최고의 젊은 작가(2017)에 선정되고, 두번째 장편 『내 휴식과 이완의 해』(2018)가 영미권 13개 매체로부터 ‘올해의 책’에 호명되면서, 독자와 평단 모두가 주목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한 인터뷰에서 모시페그는 『그녀 손안의 죽음』을 2015년에 집필한 뒤 다른 장편소설 두 권과 소설집 한 권을 내는 동안 묵혀두었다 오 년 만에 세상에 발표하는 것이며,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작가 자신에게 반향을 주는 작품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감상을 전했다. 독특한 여성 서사를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며 비극와 희극을 능란하게 버무리는 모시페그 스타일의 맛을 『그녀 손안의 죽음』에서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권여선(소설가) 외딴 오두막에 사는 72세 베스타의 고요한 일상을 깨뜨리는 건 숲속에서 발견된 쪽지다. 작은 깔때기가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키듯 손안에 들어온 쪽지로 인해 스릴 넘치는 미스터리 속으로 휘말린다. 진실과 직면하려면 이토록 착란적인 우회가 필요하다는 듯 베스타가 일생일대의 안간힘으로 밀어붙이는 여정은 염증과 혼란을, 섬찟한 공포와 전율을 자아낸다. 모시페그가 그려내는 여성들은 그 독특한 심란함으로 악명 높은데, 그들이 예리한 칼질로 틈을 내 까발리는 세상은 기이하게 뒤틀려 있고, 베스타 역시 비루한 한 세상을 찬란하게 비틀어버린다. 이토록 기괴한 몸짓과 풍경은 일찍이 본 적 없는 또렷한 존엄이자 숭고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오테사 모시페그는 우리를 다독여 재우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잠에서 깨우고 이렇게 말하려는 것이다. “왜 관심을 갖지 않는 거지? 우리가 놓친 게 뭘까? 이젠 세상의 진짜 모습을 볼 때가 아닌가?”
워싱턴 포스트 이 소설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관한 철학적 질문들을 상정하고, 예상치 못한 시선으로 고독과 자유를 조명한다.
뉴요커 외과의나 연쇄살인범처럼 모시페그는 등장인물과 독자들의 거죽을 벗기고 벗겨 공허만을 남긴다. 이 공허를 둘러싼 즐거운 사색이야말로 그녀 작품의 뒤틀린 아름다움과 유머, 공포에 음울한 흥분을 부여하는 힘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모시페그는 미스터리의 중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안주하기에는 너무도 흥미로운 작가다. 그녀는 대답보다 질문하기를 좋아하고, 미스터리 자체에 천착한다. 신선하고, 이상하고, 놀랍고, 재미있는 1인칭 서술에도 일가견이 있다.
허핑턴 포스트 모시페그의 소설들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히 감싸던 냉소가 『그녀 손안의 죽음』에서 균열한다. 그 틈으로 손을 뻗어 유약한 감정의 핵심부에 닿을 수 있다. 주인공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순간에마저 우리는 그 핍진한 마음에 가까이 다가선다.
워싱턴 인디펜던트 리뷰 오브 북스 모시페그는 현역 작가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꼽힌다. 고립이 인간의 정신을 왜곡하는 섬뜩함에 대해 그녀의 통찰을 따라올 자가 없다.
보스턴 글로브 모시페그가 새로운 인물과 함께 돌아왔다. 소외되고, 소외를 자처하는, 여성 화자의 이상하지만 기묘한 보이스를 좀처럼 떨쳐버리기가 힘들다.
애틀랜틱 어둠을 직시하는 모시페그의 귀한 재능은 예상 밖으로 흥미롭다. 어차피 예술이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면, 흥미로운 운명 속에 소외된 여성 화자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주는 것도 대단한 위업이다.
마리클레르 모시페그는 『그녀 손안의 죽음』에서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소설은 서스펜스에서 호러로 매끄럽게 나아가는 내내 독자의 주의를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