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
- 저자
- 김한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1-04-20
- 사양
- 272쪽 | 신국판
- ISBN
- 89-8281-381-0
- 분야
- 소설집
- 정가
-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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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양철지붕 위, 소외받은 자들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80년대 민중문학의 정신을 잇는 동시에 90년대 변화하는 현실에 창조적으로 교섭하는 김한수의 세번째 소설집. 삶의 근원인 생계와 부양의 문제를 통해 살아가는 것의 막막함과 준엄함을 쏟아낸 온몸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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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한수
작가 김한수는 1965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1988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중편 「성장」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봄비 내리는 날』(1992) 『그대, 기차 타는 등뒤에 남아』(1998)와 장편소설 『저녁밥 짓는 마을』(1995) 『하늘에 뜬 집』(199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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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차례
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
만년설
귀향
강은 사라져 달길 나고
교미하는 사마귀의 숲
적설주의보
시
아버지/발을 데인 누이야/촛불/우리들의 땅이어야 할, 이곳
해설 | 권명아(문학평론가) 악다구니와 땀 냄새에 담긴 인간의 체취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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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김한수 소설집 『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 출간
김한수의 세번째 소설집 『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이 책에는 두번째 소설집 『그대, 기차 타는 등뒤에 남아』(1998) 이후 김한수가 발표한 여섯 편의 중단편과, 작가가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이전 발표한 「아버지」 등 장시(長詩) 네 편을 함께 묶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중편 「성장」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작가 김한수가 일관되게 형상화해온 것은 실패한 인생, 소외받는 자, 세상으로부터 밀려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희망이다. 체험과 깊은 관찰에 받침된 핍진한 리얼리티, 풍성한 모국어 구사력, 꽉 짜인 플롯을 통해 전개되는 그의 소설에는 해학을 넘어서는 삶의 애잔함과 비애가 날카롭게 녹아 있다. 80년대 민중문학의 정신을 잇되, 변화하는 현실과의 창조적 교섭을 잃지 않으려는 김한수의 문학은 90년대를 지나고 새로운 세기를 맞고 있는 오늘의 한국문학에서 새삼 그 고군분투의 자리가 돋보인다고 하겠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삶과 문학의 언어를 한자리에서 만나게 하려는 작가의 진정어린 고투는 여전하다. 다만, 민중의 외연을 소시민의 막막한 일상에까지 넓힘으로써 현대적 삶의 결핍을 외방의 정형화된 시선으로 읽기보다는 삶, 그 안에서 다시 한번 따져 형상화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돌올하다. 일견 낯설게까지 느껴지는 젊은 날의 장시(長詩)를 새삼 다짐처럼 소설집에 수록한 데서 그 마음의 자락을 엿볼 수 있겠다.
또한, 도시 안에 있으나 실은 있지 않은, 소외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시선은 이번 소설집에서 한층 깊고 넓다. 작가는 “자정 능력 없이 뒤틀린 욕망을 향해 화살처럼 치달아가는 세상”과 시선을 맞세우며, 모욕을 견디며 스스로 존재의 자긍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우리 앞에 보낸다.
섬세한 손길로 걸러낸 소외된 자들의 애환과 꿈
김한수의 이번 소설집은 크게 삶의 근원인 생계와 부양의 문제를 통해 살아가는 것의 막막함을 다룬 작품들과 뒤틀린 현대적 소통 속에서 마모되어가는 일상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로 나눌 수 있다.
「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 「만년설」 「귀향」 「적설주의보」는 전자에, 「강은 사라져 달길 나고」 「교미하는 사마귀의 숲」은 후자에 속한다.
표제작 「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는 죽음을 눈앞에 둔 아내와 거리로 떠도는 딸을 둔 가장의 막다른 삶을 그린 소설이다. 목재 공단 기술자로 평생을 바쳤으나 구제금융 파동으로 해고 일순위가 되자 사직한 김씨는 아내의 병수발로 집마저 날리고 옹색한 포장마차 장사로 근근이 살아간다. 세상은 “천지간에 아무도 없는 세상과 독대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힘든 김씨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일생의 소원이 창 넓은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던 그의 아내는 그가 손수 낡은 창을 허물고 큰 창을 내어준 날 숨을 거둔다. 김씨는 아내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짓누르던 가족이라는 짐이 결국 그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었음을 깨닫고 가출한 딸을 기다린다. “부여잡을 지푸라기 하나 없이 바다에 내던져진 자의 절박한” 삶이, 그 안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처절함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소설이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윤수의 눈을 통해 악다구니 치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속내를 드러내주는 「만년설」 또한 밑바닥 인생의 처연함이 묻어나는 소설이다. 슈퍼마켓, 야채가게, 고물상 등을 하는 인물들의 고단한 일상을 실감나는 에피소드와 생생한 언어로 포착한 이 소설은 자신의 삶을 지키면서 타인과 공존할 수 있는 중간지대가 어디쯤인지 생각케 한다.
「귀향」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노동자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LPG 가스통을 들이댄 마지막 절규 끝에 밀린 임금을 받아낸 송씨는 한잔 술에 겨워 집으로 향하지만, 귀향의 꿈 속에서 동사하고 만다. 밑바닥 노동자의 삶은 여전하고, 작가는 끝끝내 그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을 태세다.
「적설주의보」는 남자목욕탕의 풍경을 통해 인간살이의 허세와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생계와 부양의 의무에 시달리면서 사소한 과시와 소박한 일탈(막창구이집으로의 탈출)로 현실의 무게를 덜어내는‘가장들’의 초라한 하루를 담았다.
「교미하는 사마귀의 숲」은 한때는 나름대로 인간다운 세상을 꿈꾸었던 사내의 허망한 현재를 다루고 있다. 하루 종일 약국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은 “안전한 일상의 권태를 벗어던지는 순간의 짜릿한 쾌감”을 좇아 사이버 세계를 누비며 포르노 사이트를 전전한다. 결국 그는 채팅을 통해 만난 능소화라는 아이디의 여자와 정사 끝에 몰래카메라의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모노드라마의 기법으로 쓴 「강은 사라져 달길 나고」는 남성에겐 ‘일상’이 되어버렸으나 여성에겐 여전히 일생 헤어날 수 없는 ‘죄’로 남는 불륜의 ‘불평등’을 이야기한다.
이들 소설과 함께 실린 네 편의 시는 “김한수 작품의 원형적 성격”(문학평론가 권명아)을 보여준다. 사십 평생 핍박의 설움을 술과 한탄, 아내에 대한 폭력으로 해소하던 아버지를 미움과 증오의 대상에서 연민과 동정, 혹은 동일시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아들의 심정을 담아낸 「아버지」, 서러운 가난을 노래한 「발을 데인 누이야」, “열심히 살려고 몸부림칠수록 더 강하게 죄어오는 압박의 사슬”에 분노하는 노동자의 노래인 「촛불」과 「우리들의 땅이어야 할, 이곳」은 모두 작가가 자신의 문학적 출발점을 되새기는 자리이다.
▶ 작품에 대한 평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 김한수는 생존의 절박함과 막막함에 대면한 서글픈 가장의 시선과 ‘일상’ 속 부유하는 가장들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통해 오늘의 삶의 지형을 탐색하고 있다. (권명아·문학평론가)
김한수는 도회지를 떠도는 유랑자다. 그는 개가 될 수 없는 늑대다. 그 늑대가 적응을 강요하는 이 개들의 도회지를 배회하며 겪고 목격한 것들이 그의 소설이요, 그것은 가까이에서 보면 이십세기 말의 풍속도들이다. 그는 적응을 거부하지만 이 세계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감춰진 분노와 슬픔, 사랑은 그의 존재의 뿌리다. 부디 그것이 아름다운 결실을 이루기를 바란다. (최인석·소설가)
* 신국판/272쪽/값 7,500원
* 발행일:2001년 4월 20일
* 책임편집:김현정, 김미영 (927-6790, 내선 217/212)
* 작가 연락처:032-567-4315, 016-771-4315
양철지붕 위, 소외받은 자들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80년대 민중문학의 정신을 잇는 동시에 90년대 변화하는 현실에 창조적으로 교섭하는 김한수의 세번째 소설집. 삶의 근원인 생계와 부양의 문제를 통해 살아가는 것의 막막함과 준엄함을 쏟아낸 온몸의 언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