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의 남성 조각가들을 위협한 천부적인 재능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된 후 철저히 은폐당한 30년
로댕과의 관계보다 더 뜨겁고 애절했던 감춰진 뮤즈와의 사랑
비운의 여성 조각가 카
아트북스 신간안내
미유 클로델,
그녀의 삶과 사랑에 관한 뜻밖의 진실!
비운의 예술가 남매, 그들의 위대한 열정에 바치는 송가
「생각하는 사람」으로 유명한 19세기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연인. 과대망상과 편집증 진단을 받고 30년간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가 다시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쓸쓸히 죽어간 비운의 여인. 로댕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기억에서 잊힌 불행한 예술가.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진 카미유 클로델에 관한 정보는 이 정도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간 『위대한 열정―조각가 카미유 클로델과 시인 폴 클로델 남매 이야기』는 이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전기 부문 대상 작가 도미니크 보나가 쓴 또 하나의 위대한 평전 『위대한 열정』은 천재 여성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파란 많은 삶은 물론, 그녀의 남동생이자 숨겨진 뮤즈, 영혼의 동반자였던 폴 클로델과 공유한 예술과 사랑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조명한 최초의 책이다.
비사교적이고 불같은 성격의 무뚝뚝한 아버지, 차갑고 냉정한 어머니 밑에서 삶의 어둡고 슬픈 면부터 보고 자란 클로델 남매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묘사하는 데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엄격한 도덕성과 의무, 희생과 헌신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긴 부모, ‘예술가’를 ‘집시와 가난, 게으름뱅이’ 따위와 연결 지어 생각한 어머니의 몰이해 속에서 어릴 적부터 평범함을 거부하며 과도하다고 할 만한 열정으로 언제나 극단을 추구한 남매는 일종의 공모자가 되어 굳건한 결속력을 과시했다. 어린 폴은 카미유가 형상을 빚을 수 있도록 흙을 퍼 담아 날랐고 카미유는 폴에게 처음 책을 쥐어주고 방대한 독서의 세계로 인도한 장본인이었다.
그렇게 키워진 감수성과 열정은 머지않아 ‘고통받고, 비틀리고 애원하는 듯한 육체’를 형상화한 카미유의 조각을, ‘물결치는 파도처럼 격렬하고 음울한’ 폴의 문장들을 탄생시켰다. 폴은 카미유의 첫 번째 조각에서 ‘젊은 로마인’의 모습으로, 카미유는 폴의 극작품 「마리아에게 고함」의 두 여주인공 ‘마라’와 ‘비올렌’으로 서로의 작품세계에 영원히 아로새겨졌다. 1889년 외무성 시험에 수석 합격하여 외교관이 된 폴은 약 40년간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떠돌며 오랜 시간 누이 곁을 떠나 있었지만, 반 고흐 형제가 그랬듯 남매는 잦은 편지 교환을 통해 작업 계획과 삶에 찾아온 크고 작은 변화들에 대해 상세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잘 알려진 대로 카미유의 삶엔 오귀스트 로댕이라는 큰 이름이, 폴의 삶엔 로잘리 베치라는 은밀한 여인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삶과 예술을 지배한 진정한 의미의 뮤즈는 정작 따로 있었음을 이 책은 객관적인 자료를 증거 삼아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평생 가슴속에 뜨거운 불을 품고 산 클로델 남매에게 예술은 그들의 분신이자 삶 그 자체였다. 몸을 비틀고 구부리고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꿇고 앉은 카미유의 형상들은 로댕의 작품에선 찾아볼 수 없는 관능과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 조각가로서 마주해야 했던 거대한 분노와 끝내 해소되지 못한 들끓는 열정을 보여준다. 한편 타오르는 듯, 망상에 사로잡힌 듯 매혹적인 폴의 문체에는 야성의 기운이 넘쳐흐른다. 프랑스 근대시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말라르메에 비해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한 폴 클로델의 예술세계에는 중도나 중간 색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물의 구속적인 질서와 단조로운 회색빛 현실에서 벗어나 좀더 순수하고 아름답고 때로는 광포하여 더 진실한 또다른 세상을 우리는 그의 극작품과 시, 평론에서 만날 수 있다. 당시 유행하던 “객관적인 현실, 사회를 충실하게 모방하기 위해 관찰을 바탕에 둔” 실증주의ㆍ자연주의 예술에 반감을 품은 폴은 영감이나 천상에서 물려받은 재능을 믿지 않은 프랑스의 또다른 유명 시인 폴 발레리와도 다르게, 자신을 탐구 대상으로 삼고 시인의 손은 자기 안의 세계뿐 아니라 그를 괴롭히는 숨결까지 표현하는 것임을 확신했다. 이렇게 이 책 『위대한 열정』은 시대를 잘못 만나 그동안 그 천재성을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카미유와 폴 클로델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예술을 향한 위대한 열정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천재 조각가와 시인의 불행한 삶, 세상이 모르는 또다른 진실
클로델 남매의 예술에 대한 남다른 열정, 독특한 작품세계와 더불어 이 책이 무게 있게 다루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저술들과 달리 카미유와 로댕, 폴과 유부녀 베치의 사랑이야기를 극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몰두하지 않음으로써 독자들의 예상을 완벽하게 뒤엎는다. 대신 지은이는 클로델 남매가 해서는 안 될 일그러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평생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넘치는 열정, 단순한 가족의 개념을 넘어선 남매의 애틋한 관계에서 발견한다. 결국 그들이 찾고 있었던 건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해줄 누군가였고, 그들이 불행했던 건 그 사랑이 허상에 불과했음을 깨달아서였으며, 정말 비참한 것은 그들이 뒤늦게야 자신의 진정한 영혼의 동반자가 누구인지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임을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등장하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에 다른 사람의 자리는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카미유와 폴 오직 둘만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녀는 로댕에게 모든 걸 걸었고, 그와 함께 모든 걸 잃었다.”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누이를 보며 폴은 극심한 질투와 열패감에 사로잡혀 카미유의 삶에 찾아온 새로운 연인 로댕을 증오했다. 로댕에 대해 언급할 때면 신랄한 독설을 서슴지 않았고 자신의 작품에서 누이를 “자기 자식을 버릴 수도 있는 여인의 전형”이면서 부당하고 잔인한 운명의 희생자로 그렸다. 물론 그 가해자는 로댕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대다수의 시각과 다르게 카미유 클로델의 정신이상 증세와 불행의 모든 책임을 로댕에게 전가하지 않는다. 로댕이 타고난 호색가였고 여성들과 숱한 스캔들을 일으키며 카미유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를 병들게 한 근본적인 원인은 예술가로서 카미유 자신의 과도한 자존심과 우월감, 그리고 여성 예술가에게 척박했던 당시 예술계 풍토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카미유가 「칼레의 시민」, 「지옥의 문」 등 로댕의 걸작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작업에는 큰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당시 여성 조각가로서 작품을 전시하고자 한다면 대가의 작업을 돕는 것이 가능한 유일한 기회였고, 그녀가 <살롱>에 꾸준히 출품하며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밀려드는 작업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처지였던 데다, 생계를 위해 주변 사람들의 초상 조각을 제작하느라 자기 작업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카미유는 정신병원에 감금되기 전까진 사회에서 완전히 배척당한 조각가가 아니었다. 1888년에는 <프랑스 예술인 살롱>에서 최고상을 수상했고, <국립미술협회 살롱>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으며, 그녀의 작업에 찬사를 아끼지 않은 수많은 기사가 남아 있다. 물론 그녀는 제한된 그룹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누렸고, 로댕에 비하면 그녀의 명성은 매우 주변적이었다. 만약 그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분명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녀의 마음에 있었다. 폴이 그랬듯 카미유는 어릴 적부터 예술가로서 자신의 압도적인 우월성을 확신하며 대개의 조각가들을 향해 경멸을 나타냈고, 항상 방어 태세를 갖춘 채 모두를 불신하고 의심하며 스스로 문을 닫아걸었다. 어쩌면 정신병원에 수용되기 전부터 이미 그녀는 자신이 만든 감옥 안에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에게 로댕은 끝까지 믿음과 지지의 끈을 놓지 않았다. 1892년 카미유가 로댕을 떠난 후에도 그는 기자와 미래의 고객 들을 카미유에게 보내주었고, 자신을 감춘 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그녀의 작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연애감정으로 말하자면, 오히려 로댕에게 카미유는 은총이자 잔인한 사형집행인이었다. 모델, 제작조수 등과 숱한 염문을 뿌렸지만 카미유의 열정과 변덕에 완전히 순종했던 로댕의 영혼은 카미유에게 종속되어 있었다.
카미유를 배반한 것은 오히려 폴이었다. 카미유와 똑같이 위험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폴은 절대를 향한 같은 꿈, 같은 열정을 지니고 있었고 누이를 볼 때마다 광기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던 중 카미유의 삶에서 자신을 몰아내려고 하는 로댕을 경쟁자로 인식한 폴은 버림받은 연인처럼 누이의 갑작스런 소원함과 침묵으로 고통스러워했는데, 이후 「비단구두」, 「마리아에게 고함」, 「처녀 비올렌」 등 폴의 작품 전반에는 ‘사랑의 희생과 행복의 거부’라는 핵심 주제가 나타나게 된다. 업무와 가족을 핑계로 대부분의 시간 누이 곁을 떠나 있었던 폴은 어떤 경우에도 누이를 변호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함으로써 그녀를 추문과 불행 속에 방치했다. 카미유가 정신병원에 감금된 30년 동안 폴은 그녀를 방문한 것은 통틀어 14번뿐이었다.
“그녀는 로댕에게 모든 걸 걸었고, 그와 함께 모든 걸 잃었다.” 지은이는 폴이 이런 해명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하려 한 것은 아닐지 반문한다. 로댕을 첫 번째 책임자로 지목함으로써 자신을 두고두고 괴롭힐 질문의 화살을 스스로에게 돌리기를 회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자신 역시 카미유의 불행에 한몫을 보탰다는 죄의식을 가슴속에 감춰둔 채.
유산에 얽힌 비열한 가족사의 희생양, 카미유
폴 클로델의 딸이자 카미유의 조카인 르네 클로델 낭테, 폴의 손녀인 마리 빅투아르 낭테, 종손녀 렌 마리 파리와 종손 프랑수아 마사리 등 유족들과의 인터뷰와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쓰인 이 책은 이렇게 카미유 클로델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 그녀의 삶과 사랑에 관한 몇 가지 뜻밖의 사실들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료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카미유가 30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가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한 장본인이 그녀의 가족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그중 하나이다. 1892년 로댕의 작업실을 나온 카미유는 작업실에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몇몇 사람을 제외하곤 바깥세상과 단절한 채 지냈고, 불같이 화를 냈다가도 발작적으로 웃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낡고 더러운 벨벳 외투를 걸치고 밤마다 몰래 외출을 하는 등 불쾌하고 수상쩍은 행동을 일삼아 케 드 부르봉에 사는 그녀의 이웃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게다가 1901년부터는 실패작이거나 불충분한 매입 가격이 매겨졌다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파괴하면서 광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로댕의 작업실을 나오면서 일자리를 잃고 주문마저 끊긴 카미유는 설상가상으로 최악의 재정 상태에 빠졌다. 회비를 낼 돈이 없어 예술가 모임 가입 요청을 거절해야 했고, 조각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한 비용을 줄여나갔다. 아버지와 동생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친구들에게까지 도움을 처할 지경이 된 카미유는 머지않아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그렇잖아도 눈엣가시였던 카미유가 클로델 부인(카미유의 어머니)에겐 큰 골칫거리였다. 만약 아버지 루이 프로스페르 클로델이 아니었다면 카미유는 더 일찍 정신병원에 보내졌을 것이다. 그러나 1913년 3월 2일 아버지는 여든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부터 8일 후 오전 11시경 케 드 부르봉의 아틀리에의 창문을 부수고 강제 침입한 두 남자는 겁에 질린 카미유를 병원으로 이송한다. 의사와의 면담 후 카미유는 즉시 빌에브라르 정신병원에 수용되었고, 카미유의 서류에는 특별한 변동 사항이 있기 전까지 감금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쓰였다. 그리고 30년간 그렇게 되었다.
장녀의 표류하는 삶과, 극단적인 기질로 인한 별스러움에 지친 가족에게 빌에브라르는 통제와 안전을 보장해주는 곳이었다. 무질서에 대한 질서의 승리, 광기에 대한 이성의 승리였다. 영문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자유를 잃은 카미유는 그러나 의사의 기록에 따르면 어떤 저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피해망상에 시달리긴 했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어리둥절해하며 의사의 ‘질문에 기꺼이 대답했다’. 또한 담당의인 트뤼엘은 카미유가 로댕에 대한 피해망상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환각 증세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언어장애도 없었”다고 말했으며, “편집증적 망상”이라는 진단 뒤에는 그에 대한 의사의 자신 없음을 나타내는 물음표 세 개가 붙어 있었다. 카미유 클로델이 정신병원에, 그것도 30년이나 강제 수용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모든 배후에는 클로델 부인과 둘째 딸 루이즈가 있었다. 30년간 단 한 번도 딸을 찾아오지 않은 클로델 부인은 카미유가 외부와 소통하는 것을 단호하게 금지했으며, 5년간 카미유를 관찰해온 의사들이 “편집광 증세가 약화되었고, 증상을 보이는 간격이 예전보다 길어졌다”고 안심시켰는데도 한사코 퇴원시키기를 거부했다. 자신과 주변 인물의 신변 보호 때문이라고는 했지만, 여기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유산 문제였다. 둘째 딸 루이즈는 아버지가 카미유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산의 일부를 낭비하는 것에 항상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터무니없는 곳에 가족의 돈을 물 쓰듯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일찍 남편을 여읜 루이즈는 미망인으로서 받는 연금 외에는 다른 수입이 없었고, 아들 자크를 위해 미래를 대비해야 했다. 카미유도 자신이 “유산을 요구함으로써 어린 자크의 몫을 빼앗을 것이 두려워” 가족이 그런 악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는데,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듯하다.
그렇게 가족의 손에 돌연 자유를 잃어버린 카미유는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 양배추와 의약품, 땀이 뒤섞인 역겨운 냄새가 배어 있”는 빌에브라르 정신병원에서 30년을 살아야 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민감하고 감정 기복이 심하달 뿐 크게 비정상적일 것도 없는 맑은 정신 상태로, 평생 욕심도 내본 적 없는 유산 따위의 문제에 휘말려서.
진정한 이해의 시작
1981년 클로델의 삶과 천재성을 처음 조명한 연극 「카미유 클로델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만들어졌고, 1984년 갈리마르에서 『카미유 클로델』을 출간했으며, 파리 로댕 미술관에서는 그녀의 첫 번째 대회고전이 열리며 프랑스 대중이 그녀의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1988년에는 워싱턴 국립 여성예술가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가 개최되며 미국 여러 곳에서 잇따라 작품이 선보여졌고, 1989년에는 그전까지 폴 클로델만 등재했던 『르 프티 라루스』 사전에 드디어 카미유의 이름이 올랐다. 1989년, 한국 대중에게도 카미유의 존재를 알린, 브뤼노 누이탕이 연출하고 이자벨 아자니가 주연한 영화 「카미유 클로델」이 세자르 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 최우수 무대장치상, 최우수 의상상을 거머쥐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모든 전시와 연극과 영화가 들려준 카미유 클로델의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음을 이 책 『위대한 열정』은 일깨워준다. 한 천재 조각가와 시인의 시공을 초월한 영혼의 교감, 그들의 엇갈릴 수밖에 없었던 애달픈 사랑, 그리고 세상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클로델 남매의 위대한 열정에 관한 충격적일 만큼 감동적인 이야기. 카미유 클로델과 그녀의 뮤즈 폴 클로델의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여기서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