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재무주치의>는 위대한 유산이다
당신에게 갑자기 100억이 생긴다면?
아파트를 사고, 차를 바꾸고, 유명 음식점에서 고급 음식을 사먹으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계획한다. 평소 꿈에만 그리던 휴양지로 훌쩍 여행을 다녀오고 명품 옷과 액세서리를 구입한다. 얼마간은 사회단체에 기부도 하고 아이들을 사립학교로 이전시킨다. 아마도 이런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행복한 생활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이것저것 쓰고 나면 점점 돈이 바닥나 급한 마음이 들고 그래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더 많은 돈을 쉽게 불리려 할 것이다. 쉽게 생긴 돈은 쉽게 나가는 법. 100세까지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100억이란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잠시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집 재무주치의>를 쓰는 당신은, 긴 인생에서 화려한 일상은 아니어도 조금씩 부자가 되어가는 행복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계부에 적힌 숫자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교통 카드 충전 10,000원. ATM 현금인출 수수료 500원. 떡볶이 2500원. 구차한 현실에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선택받은 부자가 아니라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 같아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초라해 보이는 숫자들에 담긴 의미는 바로 미래의 꿈이다. 주어진 돈을 함부로 쓰지 않겠다는 성실한 의지와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치열한 노력이 담겨있다. 가계부는 그 자체가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경건한 기도의 과정 같은 것이다. 그 초라한 숫자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나둘 늘어날 때 당신의 가정은 풍요로운 삶을 맞이할 것이다. 또한 먼 훗날 자녀의 손에 물려준 <우리집 재무주치의>는 무엇보다 값지고 위대한 유산이 될 것이다.
<우리집 재무주치의>는 행복한 노후다
건강하고 지혜로운 가계부 만들기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씨(남,24)는 처음 몇 년 동안 번 돈을 고스란히 지출하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 어머니의 잔소리 때문에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이씨의 가계부 교육자였다. 단순히 쓴 돈을 기록하게 한 것이 아니라 월급을 타면 80를 통장 여러 개에 나눠 저축하고, 남은 돈 20만원을 이씨의 생활비로 주었다. 처음에는 그 돈을 받아 그저 기록하는 것에 급급했고, 효율적으로 지출하지 못해 다음 월급날까지 곤란을 겪게 되었다. 점점 단순히 지출 기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산을 짜고 제한된 돈으로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나머지 돈으로 소비생활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계획된 소비가 처음에는 갑갑했으나 점점 뿌듯함을 느껴 나중에는 생활비의 일부를 저축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어머니의 강압에 못 이겨 써온 가계부가 4년이 되었다. 이씨의 어머니는 그간 이씨 앞으로 모아온 저축통장들을 넘겨주었다. 그 통장에는 이씨의 결혼자금과 미래 은퇴자금 등이 착실히 모여 있었다.
이씨가 만약 가계부를 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월급을 받는 족족 술값이다 옷값이다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모르게 다 새어나가 버렸을 것이다. 결국 결혼자금을 모으기는커녕 잔액이 0원인 통장을 바라보며 한숨지었을지 모른다. 소비를 계획한다는 것은 이처럼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평생 수없이 많은 돈을 써야 하지만 일할 수 있는 기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재무설계가 곧 인생설계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집 재무주치의>에서 강조하듯이, 꼭 써야 하는 곳에 먼저 소비하고 나머지 돈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지혜롭게 소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예산이다. 이런 과정으로 차곡차곡 가계부를 만들어 가다보면 어느새 합리적인 경제마인드로 현명한 소비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명이 늘어나 평균연령 100세 시대가 바로 눈앞에 있다. 조기 퇴직 후 40년 이상을 무료하고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다면, 자식들의 눈치를 보며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노년의 삶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우리집 재무주치의>의 100세 인생설계표를 펼쳐 놓고, 우리 가정의 재무설계부터 시작하자.
먼저 나의 나이와 가족의 나이를 선을 그어 나열한 후 내 인생의 필수 재무사건을 참고해 결혼, 출산, 주택마련, 자녀의 진학, 부부의 은퇴, 자녀의 결혼 등 인생에 있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그 위에 표시한다. 또 가족 해외여행, 동호회 활동, 자격증 따기, 봉사활동을 비롯한 내 인생의 꿈도 함께 그려본다. 이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부가 돈을 집중적으로 벌 수 있는 때가 언제인지, 소득이 불안정해지는 시기가 언제인지를 한 눈에 따져볼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매월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사항이 무엇인지, 한 해 동안 비정기적으로 발생한 지출이 무엇인지도 정기/비정기지출표를 통해 확인한 후 지출의 흐름을 조정한다. 또 현재 가입한 금융상품이나 보험상품도 우리 가족의 재무목표에 맞게 늘릴 것은 늘리고 줄일 것은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실천의 핵심은, 계정분류표를 참고하여 일일지출을 기록하는 것이다. 가끔은 귀찮아서 빼먹더라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월말과 분기말에는 그동안 틈틈이 작성한 지출일기를 보며 나의 소비생활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우리집 재무주치의> 소책자의 안내에 따라 ‘Plan - Do - See’의 피드백 과정을 거치다보면 한 해가 다르게 소비생활이 향상될 것이다. 재무건전성 평가표에서 ‘위험’이라는 결과를 받은 가정도 꾸준히 노력한다면 몇년 지나지 않아 건전한 부자로서의 모든 요건을 갖춘 ‘최우수’ 가정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매년 쌓인 부모의 가계부는 훌륭한 경제교과서이다. 한정된 자원을 선택 소비하는 습관, 계획하고 평가하는 가계부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중요한 부자습관을 물려줄 수 있다. 자녀에게도 어릴 적부터 부모의 가계부와 같이 용돈기입장을 쓰게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가계부와 용돈기입장으로 체계적인 경제생활이 이뤄지는 가정에서 무모한 행운에 기대 투기대열에 끼는 무지한 자녀는 자라지 않는 법이다.
아직도 주변에 가계부가 진부하고 궁상맞다는 오해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집 재무주치의>를 건네 보아라. 한 달만이라도 꼼꼼하게 써 보길 권한다. 한 달 뒤에 그들은 당신에게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할 것이다. <우리집 재무주치의>를 선물하는 것은 허황된 욕심을 가득 담은 복권 몇 장을 선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