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135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며 ‘요시모토 바나나 이후 가장 참신한 작가’라는 평과 함께 일본 문단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미우라 시온의 최신 소설집. 데뷔 초기인 2002년부터 2007년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면에 발표한 ‘연애소설’들을 모았다. 작가 특유의 쿨하고도 달곰쌉쌀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보석 같은 작품집이다.
러브 레터, 금기, 신앙, 삼각관계, 첫사랑, 동성친구……
열한 가지 키워드에 따라 펼쳐지는 지구상의 가지각색 러브 스토리
미우라 시온은 소녀적인 감수성과 재기발랄한 감각 사이에서 종종 시니컬한 문체가 빛을 발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다. 영화 『앤티크』의 원작 『서양골동양과자점』으로 유명한 요시나가 후미와의 대담에서 자신도 어린 시절 순정만화를 애독하며 자랐다고 밝힌 그녀는 단순한 만화적 상상력의 범위를 넘어 독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행간의 연출력, 사랑과 우정, 증오와 애정 등 딱히 어느 쪽이라 정의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묘사하는 데 특히 능하다. 그 때문인지 데뷔 후 연애소설 의뢰가 유독 많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그에 응해 매년 꾸준히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소설집 『그대는 폴라리스』. 앤솔러지나 잡지에 실렸을 당시 제각각 주어진 테마에 따라 씌어진 이 작품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단어에서 언뜻 떠올리기 어려운 유니크한 내용들과 관계도를 그리며 미우라 시온만의 세련되고 기발한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두 통의 편지 (테마-러브레터) :
매번 티격태격하면서도 학창 시절부터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오고 있는 두 남자 오카다와 데라지마. 미팅에서 만난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 데라지마는 오카다에게 찾아와 러브레터 쓰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오카다는 그런 그가 왠지 못마땅한데……
배신하지 않기 (테마-금기) :
갓 태어난 아들을 돌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오카무라는 아들에 대한 아내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알아차리고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관계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어머니에게 아들이란 어쩌면 남편보다 더 연인에 가까운 존재는 아닐까? 혈육과 인연은 무슨 관계일까?
우리가 한 일 (테마-왕도) :
친구의 결혼식을 앞두고 고등학교 시절의 연인 슌스케과 그와 저지른 범죄를 떠올리는 도모요.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모두 겪은 그녀는 그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해 결국 슌스케와 헤어졌다. 각자의 정의와 비밀, 그리고 상처에 관한 이야기.
밤에 넘치는 것 (테마-신앙) :
가톨릭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친구 중 유독 종교에 열정을 보이던 마리코라는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그의 남편이 마리코가 이상하다며 도움을 청하고 나는 한밤중에 마리코의 납치 소동에 휘말리고 만다.
뼛조각 (테마-보물) :
대학을 졸업하고 가업을 돕기 위해 본가로 내려온 도키코는 내심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던 대학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장례식에서 몰래 선생님의 뼈 한 조각을 가져온 도키코는 고독하고 폐쇄적인 자신의 세계에 함께하는 선생님의 존재를 깨닫는다.
페이퍼크래프트 (테마-삼각관계) :
남편이 어느 날 데리고 온 고등학교 후배 유지에게 기묘한 감정을 느끼는 나. 그와 우연찮은 만남을 이어가면서 정교하면서도 속은 텅 빈 페이퍼크래프트 같은 자신의 일상을 깨닫게 된다.
숲을 걷다 (테마-결혼과 가난) :
‘당신과 숲을 걷고 싶어요’라는 뜬금없는 말로 작업을 걸어와 사귀게 된 스테마쓰와 나. 동거하는 사이인데도 그의 정체와 직업은 수수께끼에 싸인 상태다. 어느 날 큰맘 먹고 스테마쓰의 뒤를 밟아보기로 한 나는 외딴 산 속으로 발길을 옮기는 그를 따라가게 되는데……
우아한 생활 (테마-공동작업) :
웰빙붐에 편승해 남편에게 요가며 무기농 식단을 권하는 나.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남편이 어느새 자신보다 더 열정적으로 웰빙 생활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결국 먼저 질려버린 나는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자고 애원하게 된다.
하루타의 일상 (테마-마지막 사랑) :
삼 년 전 봄날, 배가 고파서 땅바닥에 쭈그리고 있던 나를 주워서 집에 들여주고 하루타(春犬)라는 이름을 붙여준 아사코. 남은 생애 동안 순정을 바치기로 한 그녀에게 어느 날인가부터 요네쿠라라는 새 남자가 생겼다. 뜻하지 않은 훼방꾼에 대처하는 하루타의 자세는?
겨울의 일등성 (테마-나이차) :
자동차 안에서 곧잘 잠이 들 때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기억. 엄마 몰래 차에 타서 잠이 들었다가 낯선 남자와 함께 기묘한 드라이브를 하게 되었던 일이다. 유괴라고도 납치라고도 할 수 있을 그 사건은 당사자인 나에게는 맑고 차가운 겨울날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영원히 이어지는 편지의 첫 줄 (테마-첫사랑) :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두 통의 편지」에 등장한 오카다와 데라지마의 학창 시절 이야기. 학교 축제날 갑자기 체육창고에 갇혀버린 두 사람. 데라지마는 옆 학교 여학생과의 약속을 기억해내고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발버둥치지만, 오카다는 태연하기만 하다. 오카다의 꿍꿍이, 그리고 진심은 과연 무엇?
네 행복을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어. 언젠가 네가 결혼을 한다면 난 태연한 얼굴로 너희 집에 가겠지. 입으로는 축하한다고 말하고, 축하선물로 시계 따위를 건네고, 네 아내와도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너의 신혼생활에 저주의 못을 박을 거야. 헤어져라, 헤어져라, 헤어져라.
_「영원히 이어질 편지의 첫 줄」 중에서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나와 함께 숲을 걷고 싶다고 했지? 그게 무슨 뜻이었어?”
“아아 그거?”
스테마쓰는 덤불을 헤치며 늘 그렇듯 태평하게 대답했다.
“그건 아마존 인디언 말로 ‘당신과 섹스하고 싶다’는 뜻이야.
인디언들은 칸막이가 없는 집에서 살기 때문에 관계를 맺을 곳은 숲밖에 없거든.”
_「숲을 걷다」 중에서
비밀스러우면서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들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순정만화와 함께 청춘을 보낸 세대에게 강력 추천!
한 문장만 읽어도 미우라 시온이라고 알 수 있을 만큼 개성적이다.
작가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작품집.
_일본 아마존 독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