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한때는 예술가 지망생이었다!
예술가들이 직접 말하는,
창의적인 삶을 택한 당신이 궁금해 하는 모든 것
매년 미술대학 졸업장을 받아들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졸업생 수는 7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은 그저 학생 신분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할 뿐, 그들 중에서 ‘예술가’라고 당당히 명함을 내밀만한 처지가 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아니, 과연 학교는 ‘예술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설령 타고난 재능을 갈고닦아 세상에 나왔다 해도 그들이 예술가로 ‘성공’하기까지는 수많은 장애물과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소수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미술시장의 속성상 성공하기 전에는 예술로만 생계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이내 포기하기 일쑤이다. 무엇보다도, 정답이 없는 예술이라는 세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을 잃기 쉽다. 예술가의 작업 방식, 예술가의 생활, 사회 제도와 예술가의 관계에 대해 아직 넓은 시각을 갖지 못한 예술가 지망생들은 자신의 세계를 내보이기도 전에 창작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거나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예술가 200인, 예술가의 삶을 말하다
한때는 예술가 지망생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성공해 베네치아비엔날레 같은 화려한 국제미술전에 초대되고,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국제 경매장에서 어마어마한 액수에 작품이 팔려나가고, 유수의 잡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하는 예술가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오르게 되었을까?
『아티스트를 위한 멘토링』은 레오나로도 다 빈치부터 데이미언 허스트까지 전 세대의 예술가들이 모여 빛을 주는 책이다. 따라서 “예술가의 창작 충동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예술가는 창작을 할 때 무슨 생각을 할까, 예술가는 대중의 취향에 영향을 받을까? 예술가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예술가로 살면서 생계는 어떻게 유지할까?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등, ‘알고 싶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질문들에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이 육성으로 답을 해준다.
이 책의 핵심이 되는 예술가의 삶과 예술에 관한 16개의 주제는 수많은 책과 미디어 자료 등에서 철저하게 조사한 것을 토대로 재구성되었다. 200명 이상의 화가.사진가.조각가.비디오 아티스트.큐레이터.미술사가.비평가 들의 인터뷰와 자전적 글에서 선별해낸 인용문을 실어 그들의 생각, 예술, 인생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그래서 예술가 지망생들에게 예술가가 되는 법을 완전하게 알려주기보다는, 예술가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예술가의 말, 용기와 위안을 주다
이 책은 16개의 큰 주제로 이루어져 있고 예술가와 그 주변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림 그리는 법’ 같은 실용적인 문제보다, 예술가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원천을 밝히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또, 하나의 주제에서 어떠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두고도 예술가들 사이에는 어떠한 시각 차이가 있는지를 관찰함으로써 독자의 창작 세계, 예술 세계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대답은 서로의 입장과 생각, 거쳐온 과정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상충되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왜냐하면 예술에도 인생에도 ‘정답’은 없기에. 대신 이 책의 독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의 생각 한 조각, 고민 한 조각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가 한 말에서 가슴에 품을 만한 희망의 불씨를 얻을 수도 있겠고, 또 다른 예술가가 한 말에서 앞으로 두고두고 숙고해야 할 고민거리를 얻을 수도 있겠다.
▶ 각 장의 내용
★ 어떻게 배울 것인가 | 미술을 가르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미국의 미술가 로버트 헨리가 말했듯이 “어떤 학생들은 그들이 다니는 학교를 사로잡지만 다른 이들은 학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예술가들이 어떤 자극을 받아 예술가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어릴 적부터 반짝이는 재능을 보였던 피카소에 관한 어머니의 증언, 아버지의 제도 책상 아래서 자랐다는 건축가 에로 사리넨의 이야기에서부터, 일단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에는 기술적인 숙련도를 키우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관한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만일 가르침이 영감에 찬 것이라면 그것은 내가 여기서 뜻하는 가르침과는 다른, 감염에 좀 더 가까운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독감을 옮길 수 있겠지만 언제 어떻게 옮겼는지는 거의 전혀 알 수 없다. 무아경에서, 혹은 영감에 차서 마니아를 가르치는 것은 전염되거나 질병을 퍼뜨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건 통제 불가능하다. ―제임스 엘킨스 (『그림과 눈물』의 저자)
그림 그리는 법을 배움으로써, 그리고 옛 거장처럼 그림을 그림으로써 시작하라. 그 다음엔 스스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이가 너를 존경할 것이다. ―살바도르 달리
예술가는 ‘안목’을 가지고 있지만 열다섯 살 때는 아니다. 그리고 작가가 그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게 되려면 얼마나 긴 나날들이 필요한가! 가장 위대한 화가들의 최상의 시각은 말년의 르누아르, 말년의 티치아노, 할스의 마지막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귀가 먼 베토벤이 들은 내면의 목소리를 생각해보라. 정신의 눈이 보여주는 시각은 육체의 눈이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조차 빛이 난다. ―앙드레 말로
★ 외부의 영향이 예술가를 만든다 | 다른 사람들의 예술을 보는 것은 예술가들의 전체 삶의 단계에 있어서 필수적인 일이다. 특정한 예술작품이 예술가 지망생이었던 시절에 끼친 감화, 기존의 예술가를 만나 생활하거나 교류하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독창성과 창의성이 그토록 중요한 이 세계에서조차 혼자서 모든 것을 이뤄낸 예술가는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누군가의 영향에 관해 이야기하고, 거기서 자신만의 것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갔는지에 관해 말한다.
나는 그 전시회에 터무니없을 만큼 흥분했고, 특히 고갱, 반 고흐, 마티스에 감명을 받았다. …… 나는 꽤 의도적으로 ‘현대’ 예술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 스튜어트 데이비스
독립성, 새로움, 독창성을 바라는 모든 예술가들의 욕망은 실은 혁신 그 자체를 바라는 욕망이다. 예술가가 모든 예술을 바꾸고자 하는 욕망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에게 애초에 영감을 불어넣어준 예술가들에 대한 애정을 벗어날 수 없으며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 혁신은 예술가에게 진보가 아닌 존재를 뜻한다. ―일레인 데 쿠닝
★ 스튜디오의 안과 밖 | 스튜디오를 갖는 것은 예술가들에겐 일종의 통과의례이다. 그것은 예술가가 자신의 직업에 진지하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스튜디오는 예술가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유를 가져다주는 공간이자 예술가와 고객이 만나는 사업 공간이기도 하다.
소풍을 다녀온 후 나는 나와 함께 며칠 지내자고 자연을 초대했다. 그때 내 광기가 시작되었다. 손에 붓을 들고 나는 내 스튜디오 안의 나무들 가운데서 개암을 찾았다. 나는 거기서 새들이 노래 부르고 나무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것을 들었다. 나는 격렬하게 흘러가는 시냇물과 수천 가지 하늘과 땅을 반사하고 있는 강을 보았다. 해는 내 스튜디오 안에서 뜨고 졌다.―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몽파르나스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그림들로 꽉 차 있었고, 대부분의 그림은 후원자, 컬렉터, 미술관 들에 빠르게 배달될 수 있도록 무겁고 정교하게 주조된 액자에 끼워져 준비된 상태로 세워져 있었다. ―존 밀너(19세기 후반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카롤뤼 뒤랑의 스튜디오에 관한 묘사)
★ 작업하는 예술가 | 영감에 사로잡힌 예술가는 어떻게 작업할까? 작업 중인 예술가의 버릇과 의식, 대중에 비해 괴벽스러울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하는 예술가의 실제 생활에 대한 경험담, 목격담을 담았다. 때로는 예술가들이 ‘회사원’들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낸다는, 신선한 이야기도 듣게 된다.
잭슨 폴록은 술을 마시고 재즈 음악을 듣지 않고서는 이 기묘한 물감 뿌리기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내게 말했다. 꼭 이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왜 술을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 매우 명쾌하게 얘기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막힌 벽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사무 노구치
나는 프로 작가로서 그림에 전념하고 있으며 예술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을 한다. …… 나는 스튜디오에 가야만 하고 내가 감정을 느끼든 그렇지 않든 간에 어쨌든 그려야 한다.
그리고 작업을 하는 예술가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얼마나 외로운지, 예술을 함으로써 그것과 맞바꾸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미켈란젤로가 고독을 사랑했다는 것을 두고 아무도 놀랄 필요는 없다. 그는 사람의 모든 것을 요구하는 예술에 헌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하는 사람들은 사교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고,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의 정신은 항상 몰두해 있기 때문이고, 뛰어난 사람은 걱정과 근심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고, 천재는 사고, 고독, 평안, 그리고 확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조르조 바사리
★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것인가 | 창의적인 착상과 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이 장에서는 예술가가 생계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했는지, 그러면서도 어떻게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낼 수 있었는지 들어본다. 안타깝게도, 많은 예술가들이 예술과 생계를 병행하는 일의 어려움에 관해 증언한다.
매일 먹을 빵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잃어버리는지! 가장 천한 일, 초라한 스튜디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들. 이 모든 것들이 의기소침을 낳고, 그 다음에 무력함, 분노, 폭력이 이어진다. ―폴 고갱
나는 예술 비즈니스맨 혹은 비즈니스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사업에 재능이 있는 것은 가장 멋진 종류의 예술이다. 히피 시대 동안 사람들은 비즈니스라는 것을 억눌렀다. 그들은 “돈은 나쁜 거야” “일하는 건 나쁜 거야”라고 말했지만, 돈을 버는 것과 일하는 것은 예술이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는 최고의 예술이다.―앤디 워홀
모든 “성공적인 예술가들은 사업가처럼 보인다”라는 말이 회자되곤 한다. 사실 그들은 날카롭고, 정치적으로 예민하며, 강한 사업가인데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다. 훌륭한 지성과 공정한 통찰력을 지닌 창조적 반항의 불꽃은 예술가 전체 무리에서는 거의 발견할 수 없는 자질이다.―클리퍼드 스틸
★ 테크닉 갈고닦기 | 예술가가 자신의 분야에서 정통하는 방법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할 도구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기술적인 숙달에 대한 예술가의 생각을 살펴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조르조 데 키리코, 살바도르 달리 같은 예술가들은 기초를 갈고닦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 반면, 피사로, 빈센트 반 고흐, 데이미언 허스트 같은 사람들은 기술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있다고 여긴다.
기술은 기초가 튼튼해야 하고 명확해야 하지만 동시에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공식에 빠져서는 안 되며 저절로 아이디어에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그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데에 딱 맞는 새로운 창안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디어는 가치 있을 것이며 그것을 표현하는 데 들인 노력이 아깝지 않을 것이고 삶에 대한 예술가의 이해를 나타내어 그가 그토록 말하고 싶어하던 것을 표현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로버트 헨리
오늘날의 회화가 퇴락한 한 가지 이유는 기술, 테크닉의 완전한 실종에 있다. 오늘날 모더니스트의 활동을 통해 볼 때, 기술과 테크닉이라는 단어는 거의 중요성을 갖지 않아서 언급하기조차 전혀 적당하지 않은 무언가로 치부된다.―조르조 데 키리코
예술은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긴 하지만 그저 손재주만으로 정제되지 않으며 좀 더 깊은 우너천, 인간의 영혼으로부터 솟아나온다. 반면 예술과 관련된 숙련도나 기술적 지식의 대부분은 내게 종교에서라면 독선이라 부를 만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빈센트 반 고흐
★ 취향의 문제 | 예술가의 취향은 때때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도 그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아비뇽의 처녀들」, <센세이션>전, 「라 노나 오라」같은 큰 논란을 일으켰던 작품이나 전시회를 두고 벌어졌던 예술가와 대중의 취향 차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들이 펼쳐진다.
이것이 위대한 그림이라면, 내가 생각하고 배워온 모든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동시에, 나는 이 그림들에서 호기심을 끄는 힘과 박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상반된 경험은 내겐 너무 벅찼고 나는 실제로 구역질이 났다. ―반 고흐의 전시회를 보고 난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반응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독하는 데 정부 보조금을 사용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브루클린 미술관의 관장이 이성을 되찾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관이라면 지역 공동체민의 가장 사적이고 마음 깊이 간직한 의견을 모독하는 짓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는, 우리는 미술관의 기금을 없애기 위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내 말은, 이것은 극악무도한 짓이라는 겁니다. ―1999년 크리스 오필리의 작품이 전시된 〈센세이션〉 전에 관한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시장의 말
나는 내 그림에 대해 변명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 그림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해석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사람들을 화나게 할지를 알 수는 없는 노릇이며 나는 더 이상 말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크리스 오필리
★ 예술가의 눈 | 시각예술은 결국 ‘눈’에 관련된 것이다.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일반인과 어떻게 다를까? 그것은 온전히 타고 나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훈련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예술가의 경험은 어떻게 작품으로 옮겨질 수 있을까?
모든 이미지는 보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사진조차도 그렇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이 사진은 기계적인 기록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진을 볼 때마다 우리는 아주 약간일지는 몰라도 사진가가 무한히 많은 가능한 다른 광경 중에서 바로 그 광경을 골랐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존 버거
위대한 예술가의 보는 방법이 평범한 사람과 아주 다르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의 보는 능력이 아주 이른 시기부터 그림들과 조각상들, 예술 세계에 의해 교육되었기 때문이다. ―앙드레 말로
다른 어떤 이가 내가 본 것을 그릴 수만 있다면 아주 멋질 텐데. 그러면 내가 영원히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될 테니 말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 창조적 행위 | 많은 예술가들은 창조적인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창조적인 영감을 배양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이야기한다. 눈앞에 있는 것 이상을 담아내는 데 주력하기 위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정신적·육체적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예술가들과 조각가들이 작업할 때면 일종의 자유로운 놀이 아이디어가 개입한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실험이다. 마치 놀이울 안의 아이들처럼 어쩌면 좀 순진하고 유치하게.―프랭크 게리
무엇을 그리겠다고 정하기보다는 나는 그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러면 그림이 내 붓 아래에서 스스로를 주장하거나 혹은 제안하기 시작한다. ―호안 미로
그림은 궁리해내는 것도 아니고 미리 결정되지도 않는다. 그림은 그려지는 동안에 사람의 생각이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변한다. 그리고 그림이 완성되더라도, 그것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여전히 계속해서 변한다. 그림은 생물처럼 삶을 살고, 날마다 우리 삶에 의해 우리에게 부과된 변화를 겪는다. 그림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을 통해서만 살기에 이는 매우 당연한 일이다. ―파블로 피카소
이 외에도 인상파.입체파 같은 운동이나 사회의 흐름에 속해 작업한 예술가와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를 선호한 예술가들을 다룬 「하나의 운동에 속하기」, 영감이 찾아온 순간이나 계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감은 언제 어떻게 찾아오는가」, 예술가들의 관심을 끈 이야기, 그들이 소통하고 싶어한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무엇을 주제로 작업할 것인가」, 서양미술에서 규준이 돼버린 ‘죽은 백인 남성들’이라는 장벽에 관한 여성 예술가들의 위치를 다룬 「죽은 백인 남성들, 그 높고 단단한 벽」,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스스로 답하는 「작품들」, 예술 그 자체는 창조자로부터 고립되어 보는 사람들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당신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왜 예술을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답을 들을 수 있는 「예술가가 된다는 것」 등이 이 책을 구성하고 있다.
책 끝에는 예술가들에 관한 간단한 인물소개를 싣고, 원서에 없던 관련 도판을 담아 예술가들의 말과 그들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