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예술가들이 새내기 예술가들에게 전하는
예술가가 되는 법, 예술가로 사는 법
1929년 독일, 카푸스라는 젊은이가 한 권의 책을 출판한다. 바로 대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이 ‘젊은 시인’에게 보낸 편지들 중 10점을 모은 것이었다. 1902년 열아홉 살의 학생 카푸스는 입대를 앞두고 릴케에게 자신이 쓴 시를 보내며 비평을 해줄 것을, 그리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 조언해줄 것을 청한다. 그리고 릴케는 답장을 보내온다. 이렇게 시작된 서신 왕래는 1908년까지 이어졌다. 출간 이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문학도들뿐 아니라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어왔다.
릴케의 서신은 바로 이 책, 『젊은 예술가에게』가 탄생하는 데에도 단초를 제공해주었다. 미국의 예술잡지 『아트온페이퍼』는 2005년 여름 특집으로 ‘젊은 예술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기획을 준비한다. 막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한 젊은 예술가가 흐릿한 앞날과 미술계에 대한 회의로 고민하다가 자신이 존경하는 예술가들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가상의) 젊은 예술가가 보낸 편지는 무시당하지 않았고, 이에 고무된 젊은 예술가는 계속해서 다른 예술가들에게도 편지를 쓰고, 답장을 받는다. 애초에는 11명의 예술가들이 편지를 보내왔는데, 이 특집이 좋은 반응을 얻자 『아트온페이퍼』는 12명을 추가하여 단행본으로 펴내기로 한다. 포켓사이즈로 조용히 출판된 이 책은 출판되고 나서 “포켓사이즈 북 시장의 컬트 히트”가 되었다.
쟁쟁한 예술가들, 새내기 예술가에게 편지를 쓰다!
이 책에 소중한 편지를 보내온 예술가들은 지난 몇십 년간 영향력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이다. 천안문 사태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와 언어 소통을 주제로 작업해오고 있는 중국 작가 쉬 빙, 비디오.퍼포먼스 아트의 개척자이자 1960~70년대 가장 중요한 여성 작가 중 한 사람인 조앤 조너스, 열일곱 살에 앤디 워홀을 만나 그의 작업실 ‘팩토리’에서 워홀과 그를 둘러싼 예술인들의 사진을 찍었고 스물네 살의 나이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생존 사진가로서는 두 번째로 개인전을 가진 스티븐 쇼어, 미국을 대표하는 개념주의 미술가이자 53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평생의 업적을 기려 황금사자상을 받은 존 발데사리, 고무로 만들어진 고릴라 가면을 쓰고 익명으로 활동하며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를 고발하는 작업을 하는 행동주의 여성 미술가 집단 게릴라 걸스, 199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중국 대표작가로 선정된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작가로서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막식의 불꽃놀이 구성과 특수효과 총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은 차이 궈창, 개념미술의 중심인물인 로런스 와이너, 플럭서스 운동의 중심인물이자 전설적인 록 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과의 결혼으로도 유명한 요코 오노(그녀는 53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과 , 1세대 개념미술가이자 퍼포먼스.설치 예술가로서 철학자이기도 한 에이드리언 파이퍼 등이 그들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고민하고 궁금해하는 모든 것!
젊은 예술가가 이 예술가들에게 보낸 편지는 책에 실려 있지 않다. 대신 젊은 예술가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예술가들이 젊은 예술가에게 보낸 답장을 통해 원래 편지의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다. 젊은 예술가는 막 미술대학을 졸업해 생계를 이으면서 작업을 계속해나가고자 애쓰고 있다. 주위의 예술가 친구들 중에서는 이미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젊은 예술가’에게도 그런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혹시 “상업적 야심에 유혹되거나 오염”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그리하여 젊은 예술가는 이미 그런 고민의 나날들을 거쳤을 예술가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어떻게 하면 생활과 예술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미술계 안에서 활동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내면의 고결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를.
질문을 받은 예술가들은 젊은 예술가에게 때로는 격려와 조언을, 때로는 호된 질책을 주어 젊은 예술가가 앞날을 위해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사실 이런 고민과 질문은 수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마음에 품을 법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이 편지를 예술가들이 자신을 수신인으로 보낸 것으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번역자 또한 ‘자신을 수신인으로’ 여긴 독자이자 ‘젊은 예술가’라는 점이다. 옮긴이 또한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번역과 학원 강의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한편 개인전도 가진 젊은 예술가이다. 옮긴이는 후기에서 이렇게 쓴다. “나는 이 책을 발견하고는 몹시 흥분했습니다. 그것은 이 책이 나와 같은 여러 젊은 작가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 우리 젊은 예술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저 약간의 격려와 응원일 뿐입니다. 이 책이 거친 현실의 어디에선가 고독하고도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을, 나와 묵묵히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 ‘젊은 예술가’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성공한 예술가들의 한마디!
케리 제임스 마셜 |
“미술학교들은 일종의 마약 소굴 같은 곳입니다. …… 어지럽고 몽롱한 토론과 비평의 안개 속에서 보잘것없는 성취들은 확대됩니다. 당신은 당신이 만드는 것 혹은 하는 일들이 단지 당신이 …… 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은 괜찮지 않습니다!”
쉬 빙 |
“당신의 작업을 살아남게 하고 싶다면, 사회가 당신에게 보답하기 전에 사회와 무엇을 교환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나는 당신이 어디에 살든지 간에 그곳의 문제와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있는 곳에 예술이 있습니다.”
이본 라이너 |
“가능한 한 ‘프로페셔널리즘’을 미뤄두세요. 실험하고 모험하고 놀고 빈둥거리면서 실패도 해보는 기회와 시간을 가지세요.”
조앤 조너스 |
“예술가가 되려면 당신은 예술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의 작업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안식처를 찾아야 합니다.”
스티븐 쇼어 |
“당신이 쓴 편지의 어투에서 느껴지건대, 당신은 당신의 도덕적 딜레마를 작업에 몰두하지 않는 핑계로 이용하고 있고, 당신의 취약점을 이용해서 나의 비판을 빗겨가려는 것 같군요. 집어치워요!”
토머스 노즈카우스키 |
“‘예술의 세계’에서 ‘세계’라는 부분에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비록 우리가 있는 척하길 좋아하긴 하지만.”
지미 더럼 |
“나에게 묻지 말고 자기 자신한테 물어보십시오. ‘어떻게 하면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랑 말할 수 있을까?’
존 매크라켄 |
“예술가가 되는 것은, 잠재적으로 그리고 실제로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 중 하나입니다.”
요코 오노 |
“예술가가 되어주어서 고맙습니다. 당신의 결정으로 인해 이로움을 얻는 아주 많은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추천의 글∽
이 책을 사랑하기 위해 예술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예술가는 반드시 이 책을 가져야 한다. _『더 스트레인저』
미술학교에 다니는 누구나, 혹은 예술가가 되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필수적으로 읽어야 한다. _아마존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