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땅 그린란드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
당신의 왜곡된 상식을 바로잡는 그린란드 소개서
EBS 다큐멘터리 <그린란드의 여름 이야기(3부작)>에 조연출로 참가했던 저자는 50여일 간 그린란드 전역을 취재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진 북극의 이미지가 얼마나 왜곡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돌아온 후 8개월 간의 자료조사와 집필을 통해 국내 최초의 그린란드 소개서를 완성한 저자는 이 책에서 방송에서 못다 한 그린란드의 생태, 역사, 정치, 문화 그리고 이뉴이트들의 생생한 삶을 들려준다.
“사람들은 하나 밖에 모른다. 매번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다 녹는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그린란드 기후연구소는 말한다. 빙하가 녹는 만큼 내륙의 빙벽은 더욱 두터워지고 매년 높아진다고….”
이 책은 미지의 땅 그린란드에 대한 국내 최초의 종합보고서이다. 저자는 EBS의 다큐멘터리 <그린란드의 여름 이야기>의 조연출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50여일 간 그린란드를 취재하고 돌아와 이 책을 썼다. 그녀가 보았던 그린란드가 에스키모가 북금곰과 더불어 사는 그저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우리 머릿속의 그린란드였다면 굳이 책으로까지 쓰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가본 그린란드는 달랐다. 3백년 동안 덴마크의 식민지로 살아온 그린란드는 이미 일인당 국민소득 2만 불에 코펜하겐이 싸다고 느껴질 정도의 높은 물가를 자랑하고 있었다. 덴마크와의 혼혈이 많이 진행되어 순수 혈통의 이뉴이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급격한 도시화에 적응하고 무너진 그들의 삶은 가족의 해체와 각종 성병 및 젊은이들의 일탈 등 여러 문제들을 한가득 안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그린란드가 현재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한 이슈 공간이라는 점이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그린란드는 유럽,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전세계의 큼직한 대륙에 둘러싸여 있다. 어느 나라든 이 놀라운 자연유산과 지하자원을 가진 그린란드를 탐내지 않는 나라가 없다. 현재 그린란드는 외교·국방·사법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해서 세계의 관심을 온몸에 받으며 자급자족의 삶을 위해 모색중이다.
하지만 그린란드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시간대가 4개로 구분될 만큼 광활한 대지이지만 인구는 고작 5만7천 여명에 불과하다. 여름에는 밤이 없고 겨울에는 낮이 없는 삶은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농사를 짓는다고는 하지만 전체 대륙의 80%가 얼음에 덮여 있어 자급자족이 힘들다. 한 때 전세계 사람들이 먹는 대구가 모두 그린란드산이었을 정도로 대구 어업이 매우 발달했었으나 해류의 변동으로 대구 떼가 멀리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이런 제한조건들을 능가할 만큼 그린란드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피오르드 얼음빙벽을 포함하여 카메라를 갖다 대기만 하면 작품이 되어버리는 아름다운 자연이 첫 번째이고, 지구를 구원해줄 수도 있을만큼 풍부한 땅 밑의 자원은 그린란드를 무한한 가능성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 현재 그린란드는 점점 따뜻해지는 기후의 주기 안에 위치해 있어 각종 농사와 양봉, 빙하에서 떨어지는 물의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소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시험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런 것들은 앞으로 그린란드를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린란드 지구의 중심을 걷다>는 이러한 그린란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결코 여행자의 낭만적 시선을 가미시키지 않았다. 이 땅을 최초로 발견한 수백년 전의 일부터, 기독교인들이 건너와 교회를 짓고 마을을 이루어살다가 소빙하기 때 멸망한 일, 냉전시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미군의 기지건설, 미국 핵잠수함 침몰 사건으로 인한 방사선 유출을 둘러싼 논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담론과 이에 대한 그린란드 현지의 반응, 그린란드 인들의 전통적인 바다표범·일각고래 사냥과 그것의 가공 및 유통과정, 그들의 일상과 파편화된 삶의 풍경, 일본에서 건너와 이곳에 정착한 바다쇠오리 사냥꾼의 정착모습에서 느껴지는 이중적인 감정, 그린란드의 놀라운 모기·파리 떼들의 실체, 이뉴이트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사냥개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풍부한 취재, 밤이 없는 그린란드 낮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명인의 불편 등이 자세히 소개된다.
특히 그린란드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들을 확실한 근거자료를 가지고 설명해주고 있어 도움이 된다. 지구온난화 문제, 북극곰 문제 등이 그러한 경우다. 제2부 그린란드의 역사도 만만치 않은 분량으로 상세하게 그린란드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그린란드 관련 여행정보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