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커리어 비전은 무엇입니까?
유학, 커리어 컨설턴트 안홍석의 미래 전략 가이드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해외에서 경력을 쌓은 글로벌 인재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인재란 무엇일까. 저자는 글로벌 인재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조건이 마음에 든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의향과 능력이 있는 자.” 여기서 조건이란 회사의 명성과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개인의 비전이 포함된 개념이다. 소위 앞서나가는 젊은이들은 보다 높고 넓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젊은이들의 관심은 이미 디자인, 에너지, 의료, 환경, 엔터테인먼트 등의 영역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커리어 패스도 세분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재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탄생할 때 한국은 진전한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보았을 때 유학이나 국제자격증,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틀에 박힌 이력서로 국내 취업에만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국내의 라이벌 기업 동일 직군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유학 가서 졸업장만 따오면 기업에서 인재로 여기던 시대는 이미 10년도 더 지났다. 국내에 복귀한 후 유수의 다국적 기업에서 경력을 쌓지 않는 이상, 힘이 들더라도 해외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임을 증명하는 최고의 졸업장이 될 수 있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학연수나 조기 유학 생활을 거치면서 외국 생활에 대한 동경이 강해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학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달려드는 사람들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것처럼, 현지 취업도 섣불리 달려들 일은 아니다. 현지에서 돈을 ‘써본’ 경험만 있는 이들이 돈을 받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피고용자 입장으로 바뀌는 정반대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대충 일하는 직장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취업에 성공한 한국인들은 대체로 잘 버티는 편이지만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접근하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비전과 환상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해외 취업에 유리할까? 현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이나 경력을 갖추었는데 해당 인력 시장의 인력이 부족하다면 취업 확률은 당연히 높아진다. 더불어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직군이나 직무에서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좋다. 또한 제2외국어를 잘하거나 숫자와 리서치에 강한 사람도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적극성을 가진 사람이 현지 취업에 매우 유리하다. 고용자들 입장에서 원하는 구직자의 자질은 ‘열정’과 ‘적극적인 태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해외 취업을 위해서는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선입견과 고정 관념을 깨고 다가오는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실력이나 인종 차별로 인해 취업이 어렵다는 생각도 버리자. 자격지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지금은 고생하더라도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저버리면 안 된다. 구체적인 플랜이 없는 막연한 희망은 ‘평가 절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국내 기업들도 예전처럼 무조건 해외 인력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열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어학연수, 가지 마라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감안할 때 향후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 능력은 충분조건이 아닌 절대필요조건이다. 영어 뿐 아니라 제2외국어를 모두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최소한 영어 의사소통만큼은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학연수는 꼭 가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답은 ‘NO’이다.
최근 후보자들의 이력서에서 어학연수 경력을 발견하는 것은 냇가에서 조약돌을 찾는 것만큼 쉽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어학연수를 고려하는 이유는 돈만 내면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학연수는 취업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목적 없는 어학연수보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위한 외국 대학의 석사 과정이나 현지 인턴십 등의 취업을 권한다.
영어가 늘려면 단순히 영어 환경에 노출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긴장되거나 도전적인 분위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어학연수를 가면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들끼리 영어를 쓰고, 심지어 숙제를 안 해가도 되니 쉽게 매너리즘에 빠진다.
그러나 석사 과정에서는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숙제를 해야 하고 발표도 해야 하므로 영어에 대한 동기 부여가 커지고 고급 영어도 익힐 수 있다. 또한 현지에서 취업을 한 후에는 실수를 하면 안 되므로 클라이언트의 단어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듣게 된다. 답변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영어가 많이 늘게 된다.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영어를 잘 해야 하는 이유는 취업을 잘 하기 위해서 혹은 실무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잊으면 곤란하다.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짜리 경력을 만들기 위해 부모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어학연수라면 가지 않는 것이 낫다.
명확한 비전, 성공적인 커리어
경력이 쌓일수록 학력보다는 업무 능력이 중요해지며 학력에서 밀린다고 해도 만회의 기회는 많다. 그렇다면 회사에서는 어떤 자질을 높게 평가할까? 그리고 학창시절 그것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유학이든 인턴십이든 커리어를 계발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커리어를 망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이들도 많다. 이것은 주변의 평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오직 취업을 위한 스펙 만들기에만 시간을 투자한다. 회사가 나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대기업 취업을 원한다. 취직한 지 몇 년이 지나서야 회의를 느끼며 탈출구를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스펙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어학연수나 다녀올까 하는 위험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비전이 뚜렷하다면 원칙 이외의 것들에 흔들리지 않게 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경험을 쌓고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혹은 어떤 시련을 겪었는지를 찾아보는 데 투자하는 시간은 전혀 아까운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행동’을 통한 학습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여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단순히 어떤 분야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 후 그 장점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관련 공모전에 참여하는 등의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지원자를 거부하는 회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학벌이 낮아서 안 돼’ ‘나는 영어를 못해서 해외 취업이 안 돼’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로 인해 스스로가 가진 잠재력을 묶어놓기도 하고 아예 사장시키기도 한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범위를 한정짓지 말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해야 한다. 인생에서 올라갈 수 있는 범위를 정해놓으면 그 이상 올라갈 수 없다. 냉혹한 현실에서 자신만의 꿈과 노력으로 인생을 설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