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무라카미 하루키 월드!
새롭게 단장한 하루키 소설집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반딧불이』 『빵가게 재습격』 『회전목마의 데드히트』가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단편집은 현재 일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노구치 유미코의 재기발랄한 표지로 단장했으며, 투명하고도 감성적인 하루키의 문체에 최대한 가깝게 번역문을 세심하게 다듬었다.
『반딧불이』에는 하루키의 가장 사랑받는 장편소설 『상실의 시대』의 모티프가 된 중편 「반딧불이」를 비롯해, 익숙한 일상과 환상이 묘하게 등을 맞댄 이야기 다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삶의 미스터리와 그 이면의 어둠을 작가 특유의 서늘한 시선으로 묘파한 작품들을 통해, 하루키 문학의 원류를 엿볼 수 있다.
『빵가게 재습격』에는 하루키의 대표 걸작 『태엽 감는 새』의 출발점이 된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을 비롯해,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상실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가 하루키 특유의 투명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와타나베 노보루’는 독자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는 하루키의 실험정신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집으로, 소설가이자 화자인 하루키가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의 회색빛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한 초상을 그린 이야기 여덟 편을 수록했다.
갈 곳 잃고 조용히 쌓여가는 이야기, 이야기들
실험적인 글쓰기를 통해 탄생한 하루키의 ‘천일야화’
레더호젠 | 택시를 탄 남자 | 풀사이드 | 지금은 죽은 왕녀를 위한 |
구토 1979 | 비를 피하다 | 야구장 | 헌팅나이프
「레더호젠」
독일에 혼자 여행을 다녀온 뒤, 갑자기 이혼을 선언하고 남편과 딸 앞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어머니. 대체 독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독일식 반바지인 ‘레더호젠’을 맞추기 위해 우연히 만난, 남편과 너무나 닮은 독일남자. 그리고 그의 모습을 통해 남편에 대한 증오를 깨닫게 된 한 여인의 에피소드는 스쳐가는 삶의 예리한 단면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택시를 탄 남자」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결국 큐레이터가 되고 만 한 여자. 어느 날 그녀는 별다른 예술적 재능이 없는 한 이민자 출신 화가에게서 한 장의 그림을 사들인다. 그림 속의 신비로운 남자를 보면서 상실감과 슬픔을 달래던 그녀는 어느 날 그리스 아테네 여행길의 택시 안에서 그림 속의 남자와 마주친다.
「풀사이드」
서른다섯 살의 생일을 맞은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인생은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 힘들이지 않아도 늘 성적은 좋았고, 직장에서도 인정받았으며, 아름다운 아내와 애인을 얻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서른다섯 살이 된 그 순간부터 남자는 자신의 인생이 이미 ‘반환점’을 돌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이제, 그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지금은 죽은 왕녀를 위한」
귀하게 자라서 그 결과 대책이 없을 정도로 버릇없는 예쁜 소녀가 있다. 그녀는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데 가히 천재적이다. ‘나’는 그런 그녀를 의식적으로 멀리하려 하지만, 어느 날 단체로 스키여행을 떠났다가 밤중에 그녀의 곁에서 눈을 뜬다. 자는 척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는 두 사람. 한참의 세월이 지난 후, ‘나’는 그녀의 남편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로부터 그녀가 충격적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구토1979」
오래된 레코드 수집가이자 친구의 애인이나 부인과 자는 것을 좋아하는 한 일러스트레이터.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구토가 ‘찾아온다’. 무엇을 먹든, 언제 먹든, 그는 모든 것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또한 그와 함께 때때로 알 수 없는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구토는 왜 시작되었는가? 과연 전화는 누구의 소행일까? 모든 것은 갑자기 시작되어 갑자기 끝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비를 피하다」
불행은 여름날 소낙비처럼 갑자기 찾아온다. 졸지에 직장과 애인을 동시에 잃은 한 여자가 밤나들이에 나서는 버릇을 들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남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섹스를 하는 어드벤처를 시작한다.
「야구장」
사모하는 동기 여학생을 좀더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 야구장 근처의 한적한 아파트에 방을 빌린 남학생. 고성능 망원렌즈로 그녀의 일상을 하나하나 지켜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파편화된 타인의 일상은 거꾸로 그의 정신에 기이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데……
「헌팅 나이프」
한적한 호텔에 아내와 함께 장기투숙하는 ‘나’는 어딘가 병을 앓고 있는 듯한 모자와 늘 식장에서 마주친다. 그들에게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어느 날 밤, 휠체어를 탄 아들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가문의 내력과 자신의 무력함에 대해 내비치던 그는 문득 ‘나’에게 한 자루의 헌팅 나이프를 건넨다.
▶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났다. 1968년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하여 전공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1982년 첫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신인문예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 『상실의 시대』를 발표, 일본에서만 약 430만 부가 팔리며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켰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2009년에는 『어둠의 저편』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1Q84』(1,2)가 출간되자마자 한일 양국의 서점가를 점령하며 또다시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그 외 『렉싱턴의 유령』 『도쿄 기담집』 『먼 북소리』 『슬픈 외국어』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외국문학에 배타적인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세계 40여 개 나라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받은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상’을,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며 문학성 성취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 작가 홈페이지 http://www.harukimurakami.com
▶ 옮긴이 권남희
일본문학 번역가. 텐도 아라타의 『애도하는 사람』, 다이라 아스코의 『멋진 하루』, 아사다 지로의 『산다화』,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발행일 | 2010년 9월 10일
▣ 판형 | 128×188 (양장)
▣ 값 | 10,000원
▣ 쪽수 | 216p
▣ ISBN | 978-89-546-1168-8
▣ 담당 | 김지연 황문정 박여영 (031_955_8860, 2659, 8868 /mimosa@munh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