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우리 옛 장터에서의 하루를 보여 주는 『구경거리 이야깃거리 넘치는 우리 옛 장날』은 주인공 꽃님이를 따라 장터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도록 구성된 한 편의 이야기 같은 지식그림책이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으며 전통 문화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전통문화 즐기기’ 시리즈의 새로운 후속권.
노래가 있고, 만남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우리 옛 장날
백 년 전 우리 장날의 친근하고 정감 어린 풍경 속으로!
손꼽아 기다리던 장날이 왔다. 꽃님이는 이른 아침부터 어머니를 따라나서며 콧노래를 부른다. 장터에 가까워질수록 재미난 소리들도 가까워진다. 장꾼들의 흥정 소리, 대장간의 망치 소리, 깽맥깽 풍물패의 사물 소리까지, 꽃님이는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과일전, 그릇 파는 양은전과 포목전을 돌아다니다 객주 앞에 멈춰 선 꽃님이는 엄청나게 쌓여 있는 물건들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객주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나서는 등짐장수 아저씨를 따라 이번에는 길가에 늘어서 있는 노점들 사이로 들어서고, 신 나는 장돌뱅이타령에 "얼쑤! 좋다!" 어른들의 추임새까지 꽃님이는 마냥 신이 난다.
"와-아" 소를 파는 쇠전 쪽에서 함성 소리와 풍악 소리가 들려온다. 씨름판에서 새로운 장사가 나왔나 보다. 다른 쪽에서는 탈춤이 시작된다. 큰 장이 있는 곳에는 고유하게 전해 오는 탈춤이 있다. 서울 한강변의 송파 산대놀이, 황해도 봉산탈춤, 경기도 양주의 별산대놀이도 모두 장터와 함께 유명해진 탈춤들이다. 공연이 끝나면 너나 할 것 없이 어울려 춤을 추며 뒤풀이를 한다. 장날은 이내 축제의 장이 된다.
장을 모두 보고 돌아가는 길, 꽃님이와 엄마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장터에는 언제나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건넛마을 친지들의 소식을 듣고, 안부를 전한다. 때로는 마을과 마을 사이의 혼담도 오가고, 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는 처녀 총각도 있었다. 뉘엿뉘엿 해가 서쪽으로 넘어갈 무렵, 오후 내내 분주했던 장터가 한산해지고, 꽃님이는 엄마와 함께 소달구지를 얻어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물건을 사고팔고, 한 판 씨름을 벌이고, 다 함께 어울려 ´얼씨구나 좋다´ 노래를 부르던 장날의 풍경은 그리 먼 옛날의 모습이 아니다. 불과 백 년 전 우리 장날의 친근하고 정감 어린 풍경 속으로, 꽃님이 따라 성큼 들어가 보자! 옛사람들의 풋풋한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시선의 그림과 풍성한 읽을거리의 재미
『구경거리 이야깃거리 넘치는 우리 옛 장날』는 무엇보다도 꽃님이 따라 장터 구석구석을 구경하게 하고 장터 풍경을 묘사해 주는 글이 하나의 흐름으로 읽혀 재미있다. 더불어 쪽마다 들어 있는 서브 정보의 글이 우리 옛 장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시장에 대해 궁금했던 정보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이 책 한 권을 통해 입체적이고 유익한 독서를 할 수 있다.
또한 따뜻한 시선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이 돋보이는 화가 강전희의 세밀한 그림은 마치 장날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자세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 따라 한 편의 이야기처럼 흐르는 『구경거리 이야깃거리 넘치는 우리 옛 장날』을 읽다 보면 그때 그 장터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이 든다.
*『구경거리 이야깃거리 넘치는 우리 옛 장날』을 더 재미있게 보는 팁!
그림 속에서 꽃님이를 찾아보는 재미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꽃님이를 찾아보자. 특히 원경으로 그린 그림에서 꽃님이를 찾았을 때의 기쁨은 두 배.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림 속에서 꽃님이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풍부한 서브 정보 골라 보는 재미
그림책 읽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꽃님이 이야기만 먼저 읽고, 좀 더 상세하고 풍성한 내용으로 들어 있는 서브 정보를 따로 골라 읽는 건 어떨까? 서브 정보들은 갖가지 알차고 유익한 정보들로 오밀조밀 가득하다. 요즘의 대형마트처럼 시골 장에서도 비슷한 물건끼리 모아 놓고 팔았다는 사실. 어느 장터에 가나 들을 수 있던 ´장돌뱅이타령´은 어떤 노래인지, 시골 장의 감초 같은 사당패는 어떤 공연을 했는지, 인기 절정 씨름판에서 천하장사가 나온 이야기, 송파산대놀이나 봉산탈춤처럼 장터와 함께 유명해진 탈춤 이야기, 언제부터 시장에서 돈이 쓰였는지를 알려주는 상평통보 이야기, 얼러치기, 덤, 떨이 등 물건값 정하는 흥정 얘기, 근, 접, 두름 등 다양한 셈 단위와 도량형, 먼 곳의 소식이 오가는 장터 이야기 등등 풍성한 장터 이야기가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재미나게 엮여 있다.
맨 뒤의 장터 사진 보는 재미
책 맨 뒤에는 백 년 전 우리 장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들어 있다. 그림으로 감상했던 장면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장터 구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라져 가는 전통 문화의 참모습과 우수성을 알리는 지식그림책
´전통 문화 즐기기´ 시리즈는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숨은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책들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집필을 한 청동말굽은 어린이를 위한 참된 양서를 만들자는 한뜻으로 오랜 기간 국내외 아동 도서를 연구해 온 기획팀이다. 아동 심리학, 문학, 교육, 미디어를 전공한 사람들의 모임인 청동말굽은 미디어와 어린이의 특성, 그리고 어린이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책을 구성하였으며, 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자 서울대 국사학과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영우 명예 교수가 적극 동참하여 감수하였다.
-작가 소개-
글쓴이 청동말굽 : 아동학을 전공한 김민화, 김경화를 중심으로 문학, 미디어, 교육, 아동 심리학 등 서로 다른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좋은 책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뭉친 기획팀이다. 청동말굽을 달고 하늘을 날아오르던 옛 신화의 주인공같이, 책을 사랑하는 어린이들이 꿈과 지혜의 말굽을 달고 날아올라 마음껏 세상을 구경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기획하고 글을 쓴 책으로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 『나이살이』『지킴이』『세상을 보는 눈, 지도』『대동놀이』『바다 전쟁 이야기』『바람소리 물소리 자연을 닮은 우리 악기』 등이 있다.
그린이 강전희 : 부산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따뜻한 시선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이 돋보이는 화가이다. 골목 산책을 좋아하고,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옛것이 살아온 흔적을 찾는 일에 특별한 재미를 느낀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으로 『한이네 동네 이야기』와 『어느 곰인형 이야기』가 있으며 『춘악이』 『우유 귀신 딱지 귀신』『울지 마, 별이 뜨잖니』와 『탐구한다는 것』『종의 기원』 등에 그림을 그렸다.
감수 한영우 : 한국사연구회 회장, 서울대학교 규장각 관장과 인문대 학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한림대학교 특임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명예 교수, 이화여대 석좌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왕조의 설계자 정도전』『조선전기 사학사 연구』『조선후기 사학사 연구』『조선시대 신분사 연구』『다시 찾는 우리 역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