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설득력 있고
가장 강력했던 주장은 무엇이었습니까?
곰곰이 생각해보십시오.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당신의 생각을 바꾸고 실행에 옮기도록 당신을 설득한 사람을 만났던 순간을, 그들의 설득으로 당신의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던 순간을. 장담컨대 가장 설득력 있었던 주장을 접했던 장소가 회의실이라고 답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내 경우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런 사람은 단 한 명, 스티브 잡스밖에 없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만나다
때는 1997년. 회사를 구해야 할 사명을 안고 애플의 CEO로 귀환한 스티브 잡스는 광고대행사 두 곳에 미팅을 요청했다. 한 곳은 유명한 TBWA였고, 다른 한 곳은 우리 회사였다. 우리를 맞이한 두 명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잡스가 조금 늦을 것이라면서 회의실로 안내했다. 그리고 1시간 반 동안 우리는 끔찍한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보아야 했다. 우리는 파워포인트에 의해 아주 천천히 사살당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스티브 잡스가 들어왔다. 인사를 나눈 그는 프로젝터의 전원을 끈 뒤 화이트보드 앞으로 가서 마커를 집어들었다.
“지금 우리 회사의 상황은 정말로 안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몇 가지 단순한 일을 아주 잘 처리한다면 회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선 제가 하려는 일에 대해 먼저 말하겠습니다.”
화이트보드에 13개의 상자를 그렸다. 애플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었다. 그는 상자에 하나씩 빗금을 긋기 시작했다.
“지난 며칠 동안 저는 이걸 없애고, 이걸 죽이고, 이걸 치웠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남은 두 프로젝트는 우리가 G4와 아이맥(iMac)이라 부르는 제품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이 두 제품에 회사의 미래를 걸 생각입니다. 이게 제가 지금껏 해온 일이자 지금도 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럼 제가 여러분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잡스는 우리가 자신과 거래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대신 애플을 제시하고 있었다. 광고계에서 20년 남짓 일했지만 이보다 더 열정적이고 초점이 분명하며 영감을 주는 프레젠테이션은 본 적이 없었다.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빌 클린턴, 런던의 매춘부 헬렌, 조니 코크런의 공통점
이 책을 읽기 전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프레젠테이션이란 어떤 것인가? 연단 위에 올라가서 멋진 옷을 차려입고 파워포인트를 하는 것? 물론 그렇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좀더 즐기려면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프레젠터들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구체적인 형식만 다를 뿐이지 그들은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금방 찾을 수 있다. 그들이 팔려는 상품은 광고 캠페인, 새로 나온 펀드, 멋진 노랫말, 제철과일, 짝퉁 롤렉스시계, 심지어 자신들의 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책은 말과 언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고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어떻게 하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런던의 한 전화박스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자.
런던의 한 공중전화박스. 퀴퀴한 담배 냄새와 지린 오줌 냄새가 풍기고 박스 안에는 온통 매매춘 광고지로 뒤덮여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앞 유리창에서 많이 발견되는, 일명 ‘타트 카드(tart cards)’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한 사내가 타트 카드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그가 볼 때, 여자들의 인종이 각양각색이라는 점만 눈에 띌 뿐 타트 카드 속 여자들은 다 거기서 거기였다. 그러다 그곳에서 스카우트라도 하고 싶은 한 여자의 카드를 발견한다. 대부분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파멜라 앤더슨 이미지도 풍기지 않았고 ‘아찔한 금발 미녀’ ‘섹시하고 날씬한 21세 러시아 모델’ 같은 자극적인 문구도 없었다. 다만 웃고 있는 젊은 금발 여성은 자신을 단 세 문장으로만 소개하고 있었다.
1.이름: 헬렌 2.나이: 23세 3.실물 사진
그녀의 타트 카드는 다른 매춘부들의 타트 카드에 붙은 사진이나 광고 내용이 정말 사실인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저자는 이 타트 카드를 통해 ‘놀라움(surprise)’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똑같은 것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 것, 그것이 바로 ‘놀라움(surprise)’이다.
위대한 프레젠터는 짧은 시간동안 기적을 만들어낸다
: 당신 자체가 메시지이자 배우가 되어라
이 책의 저자 존 스틸은 21년 동안 광고계에서 일하면서 90%가 넘는 비즈니스 피치 성공률을 자랑하면서 나이키, 소니, 펩시, 삼성, 포르셰 등과 수백만 달러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세계 최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업에서 일하는 이 ‘피칭 코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프레젠테이션의 비결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앞의 타트 카드 예뿐만 아니라 빌 클린턴의 대통령 선거 방송 토론, O. J. 심슨의 무죄 판결 사건, 그가 퍼펙트 피치의 대표적 사례라 일컫는 2012년 런던하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메시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들려준다. 더 나아가 윈스턴 처칠과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 심지어는 자신의 아내에게 청혼했던 이야기까지 저자가 들려주는 사례들은 회의실에서 들었던 그 어떤 프레젠테이션보다도 훨씬 흥미진진하고 강렬하다.
위대한 프레젠터는 청중이 이미 아는 사실을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능력과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열린 마음으로 책의 내용들을 따라가다보면 프레젠테이션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그리고 인생에 대한 매우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 과학에 시로 맞서 승리하다. 조니 코크런
: 아내를 살해한 죄로 법정에 섰던 풋볼 선수 O. J. 심슨이 무죄판결을 받은 뒤 심슨의 변호인 측은 말했다. “검찰은 법의학 증거로 배심원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배심원들이 이해하지도 못할 과학 강의만을 잔뜩 늘어놓았다. 배심원을 지루하게 하는 순간, 그들의 마음을 잃은 것이다.” 심슨의 변호를 맡았던 조니 코크런은 최종 변론에서 피 묻은 장갑을 거론하며 배심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그 장갑은 검찰의 가장 중요한 물증입니다. 전 아내와 살해 현장과 격렬한 몸싸움과 피해자들의 피와 연결해주는 단서이지요. 하지만 너무 작아서 심슨의 손이 들어가지도 않는다면, 그 장갑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장갑이 맞지 않으면 무죄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코크런은 과학에 시로 맞섰고 결국 승리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말들은 무엇이 다른가?
: 더 오래 살아남고 뇌리에 꽂히는 말들은 단순하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나 감정이 가장 벅차오르는 순간에 대다수 사람들은 오히려 가장 간단히 말한다. “사랑해” “나도” “딸이야” “우리 헤어져” 『말 잘하는 방법에 대해』에서 페기 누넌은 이러한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이가 들고 생활이 복잡해지고 힘들어질수록 사람들은 더 단순한 말을 사용하게 된다. 이는 뇌세포가 죽어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들이 삶에 대해 보다 편안한 마음이 되고 요령을 터득하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핵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단히 복잡한 삶의 가장 깊은 곳에는 아주 단순한 것이 존재함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훌륭했으며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한 연설들 또한 마찬가지다. 위대한 연설은 항상 가장 단순하고 쉬운 단어로 작성되었다. 단순한 아이디어는 복잡한 아이디어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또한 더 빨리 뇌리에 꽂히며, 더 오래 살아남는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 “우리는 해변에서 싸워야 합니다.”(윈스턴 처칠의 의회 연설) “나는 베를린 사람입니다.”(존 F.케네디의 연설) “우리는 매일 많은 연어를 버립니다. 이것이 존 웨스트가 최고가 된 비결입니다.”(존 웨스트의 연어통조림 광고)
대부분의 프레젠터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무조건 많은 것을 담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청중들을 가르치려든다는 것. 그들은 이른바 프레젠테이션 범죄자들이다. 당장 자리를 뜨고 싶을 만큼 재미없는 말이나 아이디어만 내놓아서 개인은 물론 집단에 해를 끼친다. 자, 혹시 당신도 프레젠터 범죄자는 아닌가? 듣는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지루한 설교만 하지는 않는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방법으로 말해야 한다.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지 못한다면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프레젠터 범죄자가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 언제까지 그렇게 재미없는 말만 할 겁니까?
저자는 유니레버, 포르셰, 삼성, 지르텍 등과의 광고 계약을 따내기 위한 과정에서 생겼었던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고 생생한 필치로 써내려간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비즈니스 세계에서 매일같이 자행되는 ‘프레젠테이션 범죄’의 종류 및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기본 사항들을 여러 풍부한 사례를 통해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프레젠터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정보 수집? 파워포인트 작성? 아니다. 우선 청중의 심리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후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못한 정보를 분류하여 걸러진 정보를 단순하고 동기 부여가 가능한 아이디어로 바꾼다. 그런 다음에는 극작가가 대본을 쓰듯 충분한 드라마와 위트, 반전이 넘치는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하여 청중을 흠뻑 매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프레젠터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책은 프레젠테이션 팀을 만들고 리허설을 하고 매력적인 후속자료를 준비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인 피치 프로세스의 전 과정을 보여준다. 광고 전문가와 세일즈 전문가뿐 아니라 기업체 중역까지, 생산자 입장에서 소비자와 소통을 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추천사
형편없는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훌륭한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존 스틸은 설득의 기술이 뭔지를 아는 사람이다. 이 책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는 나쁜 습관을 낱낱이 파헤쳐 없애도록 도와준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파는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_셀리 라자러스 (오길비&매더 월드와이드 회장 겸 CEO)
무언가를 파는 일에 관계되어 있다면(요즘 그렇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다. 존 스틸은 지난 20년간 프레젠테이션 분야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사람이며, 『퍼펙트 피치』는 대가의 지혜가 녹아 있는 보석 같은 책이다. _데이비드 버클린 (캐럿 아메리카 CEO)
존 스틸이 프레젠테이션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던 사람으로서 그가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책을 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반갑다. 대중을 상대하고 설득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_사이먼 클리프트 (유니레버 최고마케팅책임자)
요즘의 비즈니스 세상에서 프레젠테이션은 우리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이제 스틸이 프레젠테이션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을 내놓았다. 나는 그가 또다른 바이블을 발표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_마이크 휴즈 (마틴 에이전시 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