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서점대상 Best 5 ★★
“운동선수의 군살 없는 몸처럼 한 점 낭비가 없는 올곧은 청춘 스포츠 소설.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세차게 뛰는 심장고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_마쓰다 데쓰오
고등학교 권투부를 무대로 소년들의 진한 우정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복스!』는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햐쿠타 나오키의 소설로, 일본에서 출간된 이래 여러 서점들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이듬해 2009년에는 『고백』 『애도하는 사람』『노보우의 성』 등과 함께 경합해 일본 서점직원들이 선정하는 서점대상 베스트 5에 꼽혔다. 뿐만 아니라 일본 TBS 방송 프로그램 〈왕의 브런치〉에서 매년 말 선정하는 브런치북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제30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운동선수의 군살 없는 몸처럼 한 점 낭비가 없는 올곧은 청춘 스포츠 소설”(마쓰다 데쓰오)이라는 평가에서 짐작하듯, 『복스!』는 짜릿한 쾌감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스포츠 소설의 미덕과, 권투를 통해 한 인간으로 건강하게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무언가에 집중하고 열정을 바치는 정신을 일깨우는 청춘소설의 면모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땀방울이 튀는 사각 링 위의 승부, 거친 숨소리와 환호성까지 고스란히 지면에 옮겨놓은 듯한 소설의 다이내믹함은 자연스레 영화화로 이어졌다. 2010년 이치하라 하야토, 코라 겐코, 카시이 유우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았으며, 201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얻었다.
데뷔작 『영원의 제로』로 문고본 판매순위 1위에 오르면서 일본에서 이미 대중성을 인정받은 햐쿠타 나오키는 이 소설에서 상대를 쓰러뜨려야만 하는 비정하고 잔인한 아마추어 권투의 세계에 뛰어든 소년들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펼쳐 보인다. 웃음과 눈물의 감동,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까지 전하는 소설은 노력이 재능을 넘어설 수 있을까, 열정의 원천은 무엇일까 하는 어려운 질문들도 함께 던지고 있다.
복스, 신호가 떨어지면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시작된다!
고교 권투부를 무대로 펼쳐지는 우정과 갈등, 좌절과 영광의 스토리
에비스 고교 1학년 특별진학반의 모범생 기타루.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또래 아이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해온 그에게는 너무나 부러운 친구가 있다. 활달하고 까불거리며 운동이라면 뭐든 잘해 학교에서도 인기스타인 가부라야. 체육반 권투부 소속으로 이미 아마추어 이상의 실력을 갖춘 천재적인 복서이기도 하다. 기타루는 늘 자신만만하고 강해 보이는 가부라야가 부럽긴 하지만 선뜻 권투를 시작할 엄두는 내지 못한다. 전국 고등학교 종합체육대회 인터하이의 오사카 지역 예선에 출전하는 가부라야를 응원하기 위해 기타루는 영어교사인 요코와 함께 시합장을 찾는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시합에 압도된 그는 좀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얻어맞아도 겁내지 않고 기관차처럼 쉴새없이 펀치를 퍼붓는 선수들의 용기와 힘, 투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가부라야는 인터하이 예선에서 우승해 전국대회 출전을 확정지었고, 기타루의 눈에 자신이 넘볼 수 없는 세계에 속한 친구가 더욱 빛나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기타루에게 잊을 수 없는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다. 같은 반 여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중학교 시절부터 괴롭힘을 당해온 불량 패거리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것. 저항 한 번 못하고 당하기만 한 자신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기타루는 마침내 권투부의 문을 두드린다. 체력도 약하고 운동신경도 없어 보이는 기타루를 영 마뜩잖아하던 사와키 감독도 잽이면 잽, 훅이면 훅, 미련하리만치 가르쳐준 한 가지 펀치를 몸에 익을 때까지 연습하는 그를 보고 조금씩 마음이 움직인다.
새벽 로드워크부터 시작해 정해진 권투부 훈련 외에도 자율훈련에 매달리며 펀치 하나에도 혼신의 힘을 싣는 기타루. 그의 목표는 시합에 나가는 것도, 링 위에서 누군가를 때려눕히고 승자가 되는 것도 아닌, 오로지 하나 두려움을 이기고 강해지는 것이다. 무섭도록 성장한 기타루는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고 신인대회 우승을 거머쥔다. 그리고 마침내, 링 위에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가부라야와 마주하게 된다……
링 위에서는 늘 혼자다,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기타루와 가부라야, 개성 강한 이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소설에 입체감을 더한다. 권투는 전혀 모르지만 권투부 고문을 맡게 된 다카즈 요코는 어느새 부원들과 하나가 되어 그들의 피 말리는 승부에 함께 애태우고 아낌없이 응원을 보내며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게 된다. 대학 시절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권투선수였으며 부상 후유증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사와키 감독은 가드의 중요성을 귀에 못 박히도록 강조할 뿐 권투 지도에는 별 열성을 보이지 않다가 기타루의 성장과 함께 적극적인 지도자로 변해간다. 구김살 없고 솔직한 우등생 마루노는 가부라야에 대한 동경과 사랑을 서슴없이 표현하는 한편, 권투부의 매니저를 자청해 온갖 잡무를 척척 처리하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사카 넘버원이 될 거라던 가부라야가 잠시 권투부를 떠나 방황의 시간을 보낼 때조차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주었고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권투부원들의 정신적 지주, 가부라야의 수호천사로 그들과 함께한다. 어른스럽게 부원들을 이끌어가는 두 명의 주장 미나미노와 이다 그리고 이데, 노구치 등도 빛나는 조연의 역할을 해낸다. 그들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권투를 시작했고 각자의 목표를 위해 링 위에서 싸우지만, 함께 훈련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소설에서 단연 압권은 권투시합 장면들의 묘사이다.
링 위에서는 늘 혼자이며,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 것을 아는 선수들은 “복스!” 신호와 함께 종료 공이 울릴 때까지 힘과 인내와 투지를 겨룬다. 춤추듯 경쾌한 풋워크로 상대를 따돌리며 변화무쌍한 펀치를 구사하는 권투 천재 가부라야와 매번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단단한 반석처럼 좀체 흔들리지 않고 연승 기록을 세워가는 몬스터 이나무라의 불꽃 튀는 스파링 대결, 우직하리만큼 연습에 매진해 무섭게 따라붙는 노력파에 무시무시한 도끼 같은 비장의 펀치까지 가지게 된 기타루와, 그의 오랜 우상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가부라야의 운명적 대결, 괴물 같은 선수로 성장한 기타루와 이나무라의 불을 뿜는 난타전, 누구 하나 쓰러질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가부라야와 이나무라의 시합……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로 좌절한 패자, 영광을 차지한 승자와 함께 울고 웃게 만든다.
▶ 이 책에 쏟아진 일본 독자들의 찬사
_작가의 다이내믹한 필력이 보통이 아니다. 무엇보다 권투를 통해 인간적으로 강하게 성장해가는 십대 남자의 청춘소설.
_노력이 재능을 넘어설 수 있을까, 재능은 무엇일까, 열정의 원천은 무엇일까. 이런 어려운 질문들에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
_내 안의 어디에 이런 뜨거운 피가 아직 흐르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동했다. 지친 샐러리맨에게도 강력 추천!
_흥분했습니다! 소년들의 청춘, 특히 주인공 가부라야와 기타루의 우정!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뭔가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는 마음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입니다.
▶ 본문에서
지금 자신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강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권투를 얼마나 잘하게 되느냐 하는 문제와는 좀 달랐다.
기타루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겁쟁이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아마 타고난 성격일 테고, 성격을 바꾼다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자신에게는 가부라야 같은 전투본능이 없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그런 본능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죽어라고 연습해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하게 되면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도 그 방법뿐이라면 그렇게 할 수밖에.
(378~379쪽)
마지막 라운드의 공이 울렸다.
(……)
이나무라는 탱크처럼 계속 밀고 들어왔다. 기타루는 잽을 거듭 날렸다. 하지만 이나무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를 좁히며 묵직한 오른쪽 주먹을 기타루의 몸통에 꽂아넣었다. 절로 가드가 내려갔다. 그 순간 다시 오른쪽 주먹이 얼굴에 날아왔다. 기타루는 비틀거리다가 이번에는 왼손 훅을 얻어맞았다. 주심이 시합을 중지시켰다. 스탠딩다운을 빼앗긴 것이다.
주심이 카운트를 시작했다.
(……)
이렇게 질 수는 없지!
(611~613쪽)
▶ 햐쿠타 나오키
1956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도시샤 대학을 중퇴했다. 1988년 첫 방송된 이래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탐정! 나이트 스쿠프〉의 구성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영원의 제로』로 데뷔했다. 일본 전투기 제로전의 조종사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기억의 퍼즐을 맞춰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애를 전한 이 소설은 문고본 판매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고교 권투부를 무대로 소년들의 뜨거운 우정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복스!』는 2008년 6월 출간된 이래 여러 서점들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운동선수의 군살 없는 몸처럼 한 점의 낭비가 없는, 올곧은 청춘 스포츠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7회 브런치북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제30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 후보로 선정되었으며, 2009년에는 일본 서점직원들이 선정하는 서점대상 5위에 올랐다. 2010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그밖의 작품으로 『성야의 선물』 『바람 속의 마리아』 『몬스터』 『링』 『그림자』 『빛나는 밤』 『닻을 올려라』가 있다.
▶ 옮긴이 권일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사에서 기자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전업번역자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낙원』 『미로관의 살인』 『암흑관의 살인』 『노보우의 성』 『얼굴에 흩날리는 비』 『다크』 『내가 죽인 소녀』 『호숫가 살인사건』 『게임의 이름은 유괴』 『레몬』 『환야』 『편지』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나이팅게일의 침묵』 『아직 필름이 남아 있을 때』 『살육에 이르는 병』 『황금을 안고 튀어라』 『이름 없는 독』 『환야』 『GOTH』 등이 있다.
▣ 담당 | 황문정 (031_955_2659/mimosa@munh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