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아기 시 그림책’은 널리 불리는 동요의 노랫말에 그림을 곁들여 0~3세의 아기가 처음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입니다. 앞서 출간된 『누가 누가 잠자나』 『구슬비』 『아기와 나비』 『옹달샘』 『얼마만큼 자랐나』 『꼬까신』 『반달』에 이어 윤석중 선생의 『기찻길 옆』이 예쁜 그림 옷을 입고 출간되었습니다.
가락이 느껴지는 친근한 노랫말과 아름다운 그림이 담긴 시 그림책으로 아이와 교감을 나눠 보세요. 반복적인 문장과 리듬, 운율이 살아 있는 시어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는 동시에 아기의 언어 발달,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성장의 힘을 믿는 마음이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에 담겼습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
기차 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 잔다
기찻길 옆 옥수수밭 옥수수는 잘도 큰다
칙 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
기차 소리 요란해도 옥수수는 잘도 큰다
기찻길 옆에 오막살이 한 채가 있습니다. 오막살이 안에 아가가 쌔근쌔근 잠자고 있어요. 그런데 기차가 “칙 폭 칙칙 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하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갑니다. 아가가 기차 소리에 놀라 잠을 깰 만도 하지만 아가는 쌔근쌔근 잘도 잡니다. 윤석중 시인은 ‘자라나는 것’의 힘을 믿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아가에게 잠은 곧 성장입니다. 궁핍한 오막살이 안에서도 아가는 잠을 자고 뽀얗게 피어나며 자랍니다. 기찻길 옆 옥수수 밭에 싹을 틔운 옥수수도 노랗게 영글어 갑니다. 자라나는 것의 힘은 과연 경이롭습니다.
홍정선 화가는 1연과 2연의 주조색을 달리하여 아가와 옥수수의 성장을 다른 빛깔로 보여 주었습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빨간 기차가 달려가는 모습은 아가의 눈길을 확 잡아끕니다. 언덕과 들판을 가로지르는 기차 바퀴의 율동에 맞춰 숲속 동물들과 곤충들이 뜀박질하고 날아다니는 정경은 풍부한 음악성과 회화성을 느끼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