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손은 영원히 날 잊지 않을 손. 내 것이면서 당신의 네번째 손입니다.”
기발한 유머와 기지 넘치는 풍자, 인생을 향한 깊은 통찰.
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 존 어빙이 그리는 사랑과 구원에 대한 찬가!
현대의 찰스 디킨스라 불리는 존 어빙은 천부적인 스토리텔링 능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작가로 평가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두루 받아왔다. 『네번째 손』은 어빙이 2001년에 발표한 열번째 소설로, 스스로를 “이야기를 짓는 목수”라 칭하는 그의 스토리 구성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어빙은 이 책에서 그로테스크한 사건에 기발한 유머와 풍자, 예기치 못한 슬픔을 더해 극적이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 내재해 있는 기묘함에 대한 존 어빙의 엄중한 명상록”이라는 평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새로운 손과 함께 찾아온 삶의 변화.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사랑의 힘……
패트릭 월링퍼드는 잘생기고 능력 있는 뉴욕의 방송기자로,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며 방종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여러 여자를 만나고 결혼을 해보아도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삶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늘 똑같은 생활을 반복할 뿐이다. 대학원을 다닐 때 사귀던 논문 지도교수는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놓는’ 그의 유약함을 경멸했고, 그의 전처는 그를 ‘바람둥이’ ‘만년 소년’이라 평했다. 그러나 기자로서 패트릭은 사건의 본질을 파고들려 노력하는 좋은 기자이다. 다만 그가 일하는 24시간 국제뉴스 전문 채널이 극단적인 사건사고만을 다루는 방송사라는 것이 문제다. 사건의 맥락을 강조하는 패트릭에게 편집장은 늘 흥미 위주의 보도만 주문할 뿐이다.
그 사건이 벌어졌을 때 패트릭은 인도에 있었다. 인도의 한 서커스단에서 곡예를 펼치던 여성 곡예사가 25미터 상공에서 남편의 품으로 떨어져 남편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고, 패트릭은 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인도에 간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생방송 도중 서커스단의 사자에게 왼손을 잃고, 그 장면이 전 세계에 방송되는 바람에 ‘사자사나이’ ‘재앙맨’이라 불리며 달갑지 않은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한편 수부외과 전문의 자작 박사는 아내와 이혼하고 거식증에 라크로스 스틱으로 새똥을 치우는 이상한 취미까지 가지고 있다. 괴팍한 성격 탓에 주위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지만 한 달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하는 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는 자상한 아빠다. 수부이식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그는 세계 최초로 수부이식수술을 성공시키기 위해 손 기증자와 수혜자를 찾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는데, 어느 날 그 사이트에 남편의 손을 패트릭 월링퍼드에게 기증하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
기증희망자의 아내는 위스콘신에 사는 도리스 클로센. 그녀와 남편 오토 클로센은 행복하고 사이좋은 부부이지만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이 근심거리이다. 슈퍼볼 경기가 열리던 밤, 술에 취한 오토 클로센은 어이없는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고, 도리스는 남편의 손을 패트릭에게 이식하기 위해 자작 박사를 찾아온다. 하지만 도리스는 이식에 두 가지 단서 조항을 거는데, 바로 수술 전에 패트릭을 따로 만나야 하고, 수술 후에는 손에 대한 접견권을 달라는 것이다. 패트릭은 이 단서 조항을 받아들여 수술 전 자작 박사의 사무실에서 도리스 클로센을 만난다. 그날 도리스는 패트릭에게 접근해 오토의 아이로 키울 패트릭의 아이를 갖는 데 성공한다.
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패트릭은 도리스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패트릭은 도리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도리스가 관심 있는 것은 패트릭이 가지고 있는 오토의 왼손과 아기 오토일 뿐이다. 일 년 후 패트릭은 도리스가 더는 그의 손조차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순간, 왼손은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결국 패트릭은 왼손을 다시 떼어낸다. 하지만 왼손을 떼어낸 후에도 도리스를 향한 패트릭의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간다.
본질을 보지 않는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개인, 그들을 향한 통렬한 일침
『네번째 손』이라는 책의 제목은 패트릭의 없어진 왼손을 가리키는 말이다.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두 개의 손과 오토 클로센에게 이식받은 세번째 손, 그리고 실재하진 않지만 도리스를 느낄 수 있는 네번째 손이 바로 그것이다. 존 어빙은 패트릭이 도리스의 마음과 네번째 손을 얻는 과정을 성적인 유머와 세상을 향한 풍자를 섞어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탐색해온 상실과 고뇌, 그리고 구원으로서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되풀이한다.
특히 이 책에서 어빙은 끊임없이 ‘맥락의 부재’를 강조한다. 방송사의 데스크는 사건 이면의 맥락은 무시한 채 선정적인 보도만을 독촉하고, 앞뒤 맥락이 잘려나간 뉴스에서 ‘삶은 농담이며 죽음은 최후의 개그’처럼 취급된다. 맥락이 실종된 것은 비단 언론에서뿐만이 아니다. 취재를 하며 늘 사건의 이면과 본질을 강조하는 패트릭 역시 그 자신의 삶에서는 방향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패트릭은 방탕했던 지난 삶을 정리하고 도리스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새로운 삶을 눈앞에 둔 순간 과거의 우유부단하고 방종한 삶의 방식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길을 잃고 헤매는 세상과 개인에 대한 일침이 이 소설의 전부는 아니다. 패트릭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빙은 이 책에서 새로운 영역을 일구어낸다. 삶에 찾아온 두번째 기회와 그 기회를 받아들여 스스로를 변화시키려는 인간의 의지를 날카롭게 통찰한 것이다. 결국 이 책은 변화를 모색하는 한 인간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인간의 의지가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존 어빙의 탐구이자 소망이다. 그리고 불완전한 인간이 사랑을 통해 어떻게 성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러브스토리이다.
▶ 추천사
어빙의 소설은 숨이 막힐 정도로 재미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라고 독자를 채근하는 그의 방식은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유머로 비판하던 디킨스를 연상케 한다. 사건을 만들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존 어빙을 따라갈 사람은 없다. _가디언
강렬하면서 대단히 흥미로운 스토리. 이 책은 우리 인생에 내재해 있는 기묘함에 대한 존 어빙의 엄중한 명상록이다. _언컷
이 책에서 어빙은 그로테스크한 사건을 유머와 성적 방종, 예측하지 못한 슬픔이 가득한 극적인 이야기로 전환시킴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뛰어넘었다. 속도감 있게 읽히는 이 소설은 어빙의 기존 팬을 만족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팬을 만들어낼 것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성과 관련한 번뜩이는 기지와 농담, 그리고 비주류 언론이 현대의 미디어에 던지는 직설적인 풍자와 조롱. _선데이 텔레그래프
다른 어빙의 작품들처럼 『네번째 손』 또한 이 사회에 대한 어빙의 예리한 시선을 담고 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장담컨대 올해 가장 재미있는 소설이다. _시카고 선타임스
B급 코미디를 가장한 구원적 사랑에 대한 찬가. 읽다보면 작가에게 속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도 전혀 화나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작품. _가디언
어빙의 작법은 눈을 굴려 눈덩이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소설을 시작할 때 그는 몇 가지 상징을 만들고, 그것들을 이미 축적해둔 자신의 테마들과 함께 굴리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그렇게 해서 어빙은 이 책을 통해 고뇌와 상실, 낙태와 신체훼손, 섹스와 아이 문제, 정치와 역사 문제, 예지력 등의 주제를 모두 탐색하고 있다. _옵서버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이자, 이상하고도 예측 불가능한 성장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 어빙의 소설에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존재한다. _워싱턴 포스트 북월드
성(性)에 대한 익살과 저널리즘에 대한 풍자, 그리고 부드러운 사랑 이야기가 잘 버무려진 소설이다. 월링퍼드는 이식된 왼손 이상의 것, 바로 그의 영혼을 얻게 되었다. _USA 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