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르발 남작의 성』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연희동의 독립책방 [유어마인드]의 주인장이자 아트북페어 을 운영하는 이로의 산문집 『어떤 돈가스 가게에 갔는데 말이죠』를 펴냅니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이나영과 함께한 이번 산문집은 제목에서 짐작을 할 수 있듯 "돈가스"에 관한 이야기를 주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가스"에 대해서만 말하는 책은 또 아닙니다. 직접 먹어보고 온 일본의 돈가스 가게 열 군데가 소개되고 있지만 특유의 감정적 호들갑으로 돈가스의 맛을 탐하게 하는 책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돈가스"에 관해 자세히 말해보는 어떤 시도 속에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 "돈가스"를 향한 현재진행형의 책이랄까요. 어쩌면 저자 이로의 이 말이 긴요한 힌트가 될 것도 같습니다. "돈가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어떤 말은 돈가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터입니다. 돈가스와 상관없는 생각마저 돈가스가 불러오죠." 그러니까 열 곳의 일본 돈가스 가게에서 먹고 듣고 우물거리며 생각한 표현들이요, 그걸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요, 그 진심에 대한 전심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합니다.
"한 얼굴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특유의 섬세하고 차분하며 어조로 묵묵히 시작 활동을 해온 한영옥 시인의 신작 시집을 펴낸다. 문학동네시인선 110번째 시집으로 펴내게 된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은 제목에서 유추가 되듯 행과 연 사이 이미 들어찼거나 곧 들어찰 슬픔의 전조로 눈물이 그렁그렁한 시들 천지다.
일러스트레이터 배현선의 그림 여행기
로맨틱, 메르헨틱, 판타스틱!
시적인 가사로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는 뮤지션이자, 누구도 살피지 않는 작은 마음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작가, 오지은. 그가 출간과 동시에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른 『익숙한 새벽 세시』 이후 3년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이번 오지은의 유럽 기차 여행은, "그냥 잘 쉬고, 그냥 신기해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겁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론리 플래닛의 앤서니 헤이우드가 꼽은 "유럽 최고의 기차 풍경 베스트 10" 중에서 선택한 4개의 노선을 포함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겨울 알프스를 보고 이탈리아의 초봄을 느낄 수 있는 기차 여행을 계획한다.
"단 한 권의 연애소설을 읽어야 한다면
난다의 걸어본다 열일곱번째 이야기는 수원 화성을 주제로 합니다. 김남일 작가가 제 고향이기도 한 그곳을 작심하고 둘러 걸은 촘촘한 기록물이지요.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라는 제목 속 "화성"은 수원을 둘러싼 성을 뜻합니다. "더 정확히는 동서남북 네 개의 성문과 그것들을 잇는 성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요. 정조의 효심이 탄생시킨 조선 후기 최대의 신도시 "수원 화성"을 김남일 작가의 보폭에 따라 걷다보면, 역시나 "걷기"는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임을 깨우치게됩니다.
어차피 나와 맞지 않는 세상, 그냥 나답게!
2016년 단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그야말로 (진부한 표현이지만) 혜성처럼 등장해 뛰어난 소설적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있는 "젊은 작가" 박상영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그는 등단작부터 "1990년대에 초기 김영하가 한국문학에 했던 역할을 21세기에 이 예비 작가에게 기대해도 좋겠다"(문학평론가 김형중),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공감과 매력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소설가 정용준), "어쩐지 세번째 작품도, 네번째 작품도 이미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쓸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소설가 윤고은)라는 평을 들으며 엄청난 작가적 역량을 지니고 있음을 짐작게 했다. 이후 특유의 리드미컬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사회적인 문제와 소재들을 두려움 없이 작품들에 녹여내며, 표제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로 2018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그 짐작이 사실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한국문학의 경계를 넓히고 깊이를 더해갈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의 목록 가장 앞쪽에 박상영의 이름과 그의 첫 소설집을 놓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함께 읽고 다시 써내려간,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마음을 살며시 어루만지는 서정이라는 다정하고 따뜻한 말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목소리,
"그리움은 네가 나보다 내 안에 더 많아질 때 진정 아름다워진다. 이 책은 그 아름다움을 닮으려 한 기록이다."
"여기가 아닌 곳으로.
"슬픔과 고통, 아쉬움과 비판, 자책과 연민, 성찰과 전망.
"시는 보이는 것을 잘 보게 하는 것이다. ´표면의 시학´은 이러한 생각에 부합한다."
작은 기척과 고요한 움직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