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스러운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유의 축제
短詩 속에 숨은 순간의 미학
맞닥뜨린 죽음 앞에서 피어오르는 금결의 시어!
신생과 재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아픈 몸짓
아음(牙音)의 빛깔로써, 혼신의 힘으로 자신의 쓰린 삶을 언어와 맞비비는 독특한 자기만의 화법
종교적 구원에 몰두하기 전, 상식을 뒤엎는 상상력과 이미지와 관능을 추구하고 죽음을 노래했던 젊은 날의 발자취.
80년대를 뒤엎었던 죽음과 어둠의 그늘, 고통스런 자기 결단을 담고 있는 시집.
시공의 경계를 손쉽게 허물어뜨리는 점성술사의 자유분방한 내면일기
박찬 시인의 네번째 시집 『먼지 속 이슬』이 출간되었다. 세번째 시집 『화염길』에서 검붉은 불길의 찬연함을 보여준 바 있는 박찬 시인은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빗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파아란 불길"과도 같은 한결 깊고 성숙해진 시세계를 펼쳐보인다.
『아내 일기』 『아이들의 풀잎노래』 등의 시집으로 생활 현장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시세계를 보여주었던 양정자 시인의 세번째 시집 『가장 쓸쓸한 일』이 출간되었다. 양정자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평이하고 단조로우면서도 친숙한 우리네 일상을 시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여 새롭게 눈뜨고 귀 열게 하고 있다.
과거와 현실을 넘나드는 우울하고도 활달한 몽상의 세계(첫 시집 『이서국으로 들어가다』)로 독특한 시적 상상력을 선보인 바 있던 서림 시인. 이번에 세번째 시집 『세상의 가시를 더듬다』를 상자했다.
무고한 삶을 사는 무구한 영혼, 순결한 삶을 사는 순수한 영혼의 독백, 이윤림의 첫 시집. 유고시집이 아닌 시집을 내고자 한 시인의 소망은 이루어진 것인가. 이윤림은 아프다. 많이 아프다... 이윤림은 자신의 아픔을 과장하지 않는다.
간결한 언어와 절제된 이미지 윤희상 시인의 첫 시집. 등단 10년 만의 첫 시집이다. 72편의 시들은 시인의 삶 속에서 오래도록 곰삭아 끌어올려진 듯, 단단하다. 형용사나 부사를 극도로 제한한 절제된 시어는 상처를 숨긴 시인의 깊은 시선과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긴 울림을 남긴다.
달, 바다, 밤, 사막의 이미지를 "말간 사기그릇"처럼 맑고 섬세한 언어로 그려낸 최갑수 시인의 첫 시집. 전편의 시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달과 바다, 밤 그리고 사막의 이미지이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이 어우러져 그려내는 서정적 풍경에는 막막한 젊음의 맑고 시린 고뇌와 치유할 길 없는 근원적 슬픔이 담겨 있다.
투명하고 순결한 시심으로 삶의 쓸쓸함을 노래해온 박남준 시인의 네번째 시집. 혼탁한 세상을 떠나 세상의 가장자리에 둥지를 틀고 나무, 풀, 꽃, 새 들과 교감하며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자 하는 시인이 작고 가벼운 것들 속에서 발견하는 눈물겨운 아름다움이 지나간 시간의 발자취가 남겨놓은 쓸쓸한 기억들과 등을 맞대며 청정한 시어로 형상화되어 있다.
따뜻함과 섬세함이 배어 있는 정영선의 첫 시집. 정영선의 시는 화려함보다는 담담함에 속한다. 그러나 그 담담함은 무미(無味)함과는 다르다. 사물에 대한 미세한 애정과 일상에의 사랑 때문에 그의 시는 담담하면서도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생(生)에 대한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를 섬세한 서정의 세계로 빼어나게 형상화한 박이도 시인의 새 시집. 그의 시편들을 채우고 있는 것은 사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경험의 원숙성이다. 그의 시에는 사람을 사로잡는 미적 황홀경이나 번쩍이는 재치, 피를 들끓게 하는 구호 등은 들어 있지 않다. 그는 은은하면서 저력 있는 목소리로 자연의 신비와 경이를 이야기하고, 세상사의 복잡 미묘함을 간명하게 정리한다. 이러한 태연함의 원동력은 오랫동안 시를 쓰면서 구축된 시세계의 단단한 힘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원숙한 경험에서 유래하는 듯하다.
은자처럼 조용하게, 맑고 서늘한 서정의 세계를 일궈온 김익두 시인의 두번째 시집. 언어를 극도로 절제하는 대신 언어의 여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시적 전략이 단단해 보인다.
가난하고 힘없는 소시민의 일상 속에서 염결한 삶의 진실을 포착해온 마종하 시인의 네번째 시집. 64편의 시들에는 그 동안 시인이 일관되게 추구해온 치열한 자기 반성, 왜곡된 현실에 대한 비판, 그리고 진정한 삶에 대한 모색이 친근하면서도 거침없는 어조로 표현되어 있다.
3년 만에 펴내는 강은교 시인의 신작 시집 『등불 하나가 걸어오네』는 더욱더 깊고 풍성해진 시의 비의성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비의성은 아주 친근한 일상의 세목과 함께 있다. 시인의 어조는 너무도 편안해서 마치 오래된 누이의 푸근한 덕담 같다. 얼핏 강은교 시어 특유의 비의성은 사라져버린 것 같다.